<19대국회 주역 릴레이인터뷰>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08 16: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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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도 복지다, 낙후된 지역사업 챙기기가 목표"

[일요시사=정치팀] 우리나라는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다. 당연히국가가 시행하는 부동산정책, SOC(사회간접자본)사업 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는 언제나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임위다. <일요시사>가 국토위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석호 의원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의 간사를 맡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지역구인 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은 전국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힌다.

강 의원의 지역구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구 중 하나지만 지금까지 철도와 고속도로 등의 기반시설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19대 국회 개원 이후 강 의원이 국토위 배정을 강력하게 원했던 이유도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지역사업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매주 넓은 지역구를 누비며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청취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강 의원의 바람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다음은 강 의원과의 일문일답.

- 처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사업가로서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던 중 지난 1991년 포항시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이어 경북도의원에 당선됐고 국회의원까지 하게 됐다.

- 그동안의 의정활동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 우리 지역구는 지금까지 철도·고속도로 등이 하나도 없는 지역이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은 물론이고 그 이전 정권까지도 저의 선거구인 동해안과 경북북부지역은 차별을 많이 받았다. 다행히 이명박정부 들어 주민들이 원하는 상주~안동~영덕을 잇는 동서4축 고속도로, 봉화~울진을 잇는 국도 36호선 확포장공사, 포항~영덕~울진~삼척을 잇는 동해중부선 철도, 국립백두대간고산수목원, 국립청소년수련원 등 지역 핵심 사업들이 추진 중이니 저로서는 자부심을 느끼지만 아직 끝나지 않아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 도로·철도 등 지역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우리 지역이 차별 받고 있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 좀 서운하다. 또 다른 하나는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국회의원들이 더 분발해야 하겠지만 국가와 국민을 향해 진정성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분들도 많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 일각에선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사업타당성도 따져보지 않고 자기 지역구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 제가 국토위에 배정되고 싶었던 이유는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지역사업을 챙기기 위해서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나무랄 수도 있지만 소외된 지역발전을 위해 한 푼이라도 더 챙기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 국토위 소속 의원들 모두가 그런 마음이 강한 것 같다. 또 사업타당성만 따져 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경제성만 따지면 유동인구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농어촌지역은 신규사업을 하나도 할 수 없다.

- 새누리당은 지난 4·1부동산대책에 대해 큰 기대를 나타냈지만 현재까지는 효과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4ㆍ1대책이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기대보다 효과가 부진한 점은 사실이다. 첫 번째는 이유는 대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률의 개정이 지연되었고, 두 번째로 주택시장 정상화 조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의 근거법인 주택법개정안과 소득세법 개정안이 지금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4ㆍ1대책의 46개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령개정, 지침ㆍ규칙ㆍ계획 수정, 행정협의ㆍ사업시행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현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를 위한 소득세법, 분양가 상한제 폐지·주택바우처제도 도입·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을 위한 주택법, 행복주택 도입을 위한 보금자리 특별법 등 5건의 법률개정안이 6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것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지 못한 것 같다.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 논란 "야당 주장은 모순"
부동산활성화 위해 안전 소홀하다는 것은 오해

- 수직증축과 관련된 주택법 개정안의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불과 작년 말까지만 해도 국토부 기본 입장은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반대해 왔는데.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안전문제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가?
▲ 국회에서 당초 심의할 때에는 수직증축의 경우는 구체적인 안전성 검증방법에 대한 정부와 업계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평증축과 별도증축 방식의 리모델링만 허용하기로 했다. 최근 4ㆍ1대책의 일환으로 수직증축을 허용한 것은 그동안의 '안전성 문제'를 고려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아니라 더욱 증가한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마포구의 '밤섬쌍용예가클래식'이나 영등포구 당산동의 '평화아파트' 등 수직증축사례가 나타나면서 엄격한 안전검증체제의 구축을 전제로 수직증축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직증축에 필요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14층 이하의 경우는 2개 층, 15층 이상은 3개 층으로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으며, 각각 두 차례의 안전진단 및 안전성검토를 받도록 했다. 또한 신축당시의 구조도면이 없는 경우에도 입주민들이나 관련 시민단체는 엑스레이 기법 등을 활용해 도면을 복원할 수 있어 수직증축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안전진단 수검이 불가할 뿐만 아니라 없는 설계도의 완벽한 복원에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불허 방침을 천명한 것은 그만큼 '안전성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도 논란이다. 민주당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여러 채 임대하는 과정에서 투기가 조장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인데.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란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자가 주택을 매입한 후 단기간 내에 다시 팔 경우에 고율(최대 6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결국 빈번한 주택거래를 방지하려는 것인데, 4.1대책과 같이 주택시장 촉진을 통해 주택시장 정상화를 도모하는 측면에서 보면 이 제도는 기본 취지와 배치됨으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야당의 주장처럼 다주택자가 여러 채의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 과정에서 투기가 조장될 수 있다는 논리는 현 주택시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며 논리적으로도 모순된다. 과거에 다주택자가 여러 채의 주택을 매입한 이유는 매입한 주택의 매도를 통해 거래차익을 얻으려는 것이었으나, 주택가격이나 임대료 수입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채의 주택을 매입할 실익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 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이 지역구다. 지역구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과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
▲ 제가 요즘 자주 쓰는 용어가 "SOC도 복지다"이다. 저의 지역구는 전형적인 농어촌지역으로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친환경농수산물 생산·관광·문화·에너지 등 새로운 지역기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노력하고 있지만 도로·철도 등 기반사업이 대단히 부족하다. 다행히 이명박정부 5년간 도로·철도 등 사업이 계획되고 추진되어 오고 있으나 박근혜정부 들어와 복지예산 증액으로 SOC사업 예산이 축소될 조짐이 보여 걱정이다. 국도 36호선의 봉화~울진구간의 4차로 확장, 봉화군의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의 차질 없는 공사 진행, 동서 4축 고속도로에서 영양군으로 이어지는 도로 확장, 동해안과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동서4축 고속도로의 계획대로 진행 등이 꾸준히 진행해야할 현안들이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 현재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직과 국토교통부·산업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의 정책을 당·정간 조정하는 새누리당 제4정책조정위원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정책입안에 있어 다양한 국민의 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역할에 충실하겠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강석호 의원 프로필>

▲ (전)삼일그룹 부회장
▲ (전)포항시의회 부의장
▲ 포항시태권도협회 회장
▲ (전)경북도의회 의원
▲ 대한사이클연맹 부회장
▲ 새누리당 제4정책조정위원장
▲ 제18·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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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