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주역 릴레이 인터뷰>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6.17 14: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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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군대 만드는 것이 꿈"

[일요시사=정치팀] 지난 6일 북한이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다. 특히 북한은 회담 장소와 일시에 대해서도 "남측이 편리한대로 하라"며 파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훈풍을 예상했던 남북관계는 다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12일 개최예정이던 남북 당국 간 회담이 결국 무산된 것이다. 과연 북한의 속내는 무엇일까? 얽히고설킨 남북관계를 풀어낼 해법은 없을까? <일요시사>가 기무사령관 출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봤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의 꿈은 "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모든 군인들이 군 생활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대남위협이 극에 달한 요즘 전투력과 직결되는 군의 사기는 무척 중요한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송 의원이 지난 4월 대표발의한 군 경력의 인정을 의무화하는 '제대군인 지원법'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군의 사기 진작만으로는 벌써 세 달 가까이 멈춰서 있는 개성공단과 점점 꼬여만 가는 남북관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무사령관 출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송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송 의원과의 일문일답.


- 군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왔다. 정치는 낯선 분야일텐데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제가 정치인이 될 거라고는 저 스스로도 생각 못했다.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왔고, 군에서 제 나름대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막상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군을 지켜보니 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후배 장교들에게 조언도 해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군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안보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온 저의 경력을 눈여겨 봐온 새누리당에서 국방분야를 대표하는 비례대표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와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 기무사령관 출신이다. 지난 총선에서 "군 정보기관장의 공천은 유례가 없는 일로 정치와 군사의 야합이 우려 된다"는 논란도 있었다.
▲ 평생을 야전 군인으로 살아왔다. 기무사령관으로 재직한 기간은 단 2년뿐이다. 그동안 야전에서의 군 생활을 통해 안보분야에 대한 다양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단 2년의 기무사령관 경력을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 국회에 등원한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의정활동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 적정 국방 예산 확보에 대한 노력이다. 매년 국방예산이 국회에서 삭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문제점을 국방위, 대정부질문 등 기회가 되는대로 지속적으로 지적했으며 대선 과정에서도 국방예산 확보의 공약화를 적극 건의했다. 그 결과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적정 국방예산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금년부터는 정부 재정증가율 이상으로 국방예산이 증가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이외에도 사병들의 생활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병월급 인상, 내무반 개선 사업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 아쉬웠던 점 역시 국방 예산 문제다. 지난 2013 예산 및 추경예산 심의과정을 지켜보면 국방비가 여전히 삭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고 있는 점은 무척 아쉽다. 말로는 여야 없이 안보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하지만 실제 북한의 위협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양상으로 바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방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지 못하는 점은 매우 아쉬운 사안이다.

- 지난 4월 군 경력 인정을 의무화하는 '제대군인 지원법'을 발의해 많은 남성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남녀차별이라는 논란도 있는데.
▲ 오히려 남녀 평등권의 회복이다. 현재 군 복무기간은 21개월이지만 입대준비 기간 및 전역 후 적응 기간까지 합치면 군 복무자는 무려 3년 가까이 사회진출이 늦어지게 된다. 이러한 군 전역자들을 지원하는 이번 법안을 남녀차별이라고 보는 시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동안 징병제로 인해 군 복무를 당연한 의무로만 받아들이고 군 전역자 지원에는 소극적이었던 관행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업무와 관련된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군대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호봉을 인정해줘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오히려 군 전역자가 취업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 그런 기업들은 많지 않으리라 본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는 군 전역자에 대한 지원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다. 국가를 위해 많은 희생을 한 군 전역자들에게 이 정도의 지원책을 펼치는 것도 문제 삼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이외에도 지금까지 발의하신 법안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 병사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병영생활 전문상담관 확대, 조기 전역하는 군인들에 대한 지원을 위한 군 경력의 국가자격증화, 병역명문가 지원 등에 대한 법안들은 이미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되거나 혹은 시행을 앞두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외에도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바로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 분야로 그동안 제대군인을 채용한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통한 취업 지원(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군복무 자녀에 대한 소득공제를 통한 가계부담 경감(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북 대화제의 경계하되 부정적으로만 봐선 안돼"
"군 전역자 지원 문제 삼는 것은 미성숙 사회"

- 국방위 소속 의원이다. 상임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북한이 핵을 명시화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추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약속한 킬체인 및 KAMD 구축 등 방위력 개선 사업을 위한 예산편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향후 수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F-X 등 무기 구매사업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해나가야 한다. 이외에도 당장 6월 임시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군인지위향상법, 지뢰관련법 등이 여야 원만한 합의를 통해 통과되길 바란다.

- 지난 6일 북한이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대화를 제의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북한의 화전양면전술이라며 경계하는 군사전문가들도 있다.
▲ 북한이 드디어 대화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과거 경험으로 비춰볼 때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이 정말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하거나, 연평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를 해야만 한다.

- 북한이 대화제의는 했지만 가장 중요한 비핵화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또 북한은 지난 5월 헌법을 개정하면서 전문에 핵 보유국임을 명기해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대내외에 천명하기도 했다. 사실상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인데, 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는가?
▲ 북한이 이제와서 핵을 포기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우리가 중점을 둬야 할 것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완성시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소형화 기술을 완성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아직 소형화 기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북핵에 대응해 킬체인 및 KAMD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 우리나라의 핵무장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히 새누리당 내에서 핵 무장 주장이 자주 나오고 있다.
▲ 핵 무장 주장은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감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나라가 핵무장을 하기 위해서는 NPT 탈퇴 및 한반도비핵화선언 파기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국제사회의 비판과 경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다. 무역과 수출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같은 국제적 압박을 견디기는 힘들 것이다. 

- 북한의 이번 대화제의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통한 것인지 또는 중국의 압박 때문인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느 쪽의 영향이 더 컸다고 보는가?
▲ 물론 양쪽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굳이 한 가지를 꼽자면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압박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본다. 북한은 중국이 뒤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최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냉랭한 태도를 보인 것에 북한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역시 그동안 대남협박을 대북지원으로 무마하던 나쁜 관행을 끊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새누리당의 초선의원이다. 언론에서 새누리당의 초선의원들을 '박근혜 대통령의 친위대다' '존재감이 없다'며 자주 비판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국회에 입성한 모든 분들은 다 나름대로 능력과 자질을 겸비한 분들이다. 정치 경력이 짧다보니 활동의 폭도 좁을 수밖에 없지만 다들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사사건건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제 정부는 주요 정책을 집행하고 2014년 예산 편성을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향후 이에 대한 평가와 문제점에 대해서는 단호하고도 엄격한 잣대로 지적하겠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제가 가진 안보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활용해 튼튼한 국방 태세를 갖추는데 일조 하겠다. 또 후배 군인들이 즐겁고 자랑스럽게 군 생활을 할 수 있는 병영 풍토와 문화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 이를 통해 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모든 군인들이 군 생활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송영근 의원 프로필>

▲ 국방부장관 군사보좌관
▲ 육군 제1보병사단 사단장
▲ 육군 제3사관학교 교장
▲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 유엔군사령부 군정위 수석대표
▲ 국군 기무사령관
▲ 제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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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