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아역스타 안티 논란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6.18 09: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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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뭔 죄?…정신나간 악플러

[일요시사=사회팀] 방송가에 불어 닥친 키즈 열풍.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자리한다. 최근 있었던 '윤후 안티' 논란은 우리 어른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겼다.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스포트라이트는 결국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독이다.



한창 사랑받고 자라야 할 어린 아이들이 악성댓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른 나이에 스타덤에 오른 8살 꼬마 윤후와 '리틀 싸이' 황민우가 그 주인공이다.

8살 꼬마에 화살

지난 10일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스타 윤후를 표적으로 한 안티카페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윤후 안티카페는 지난 4월 온라인에 개설된 비공개 카페. 현재는 폐쇄됐지만 얼마 전까지 약 200여명의 회원들이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후 싫어하는 모임이지만 서로 대화하고 노는 카페입니다"라는 글이 해당 카페의 성격을 소개하고 있었다.

윤후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은 "8살 된 꼬마가 받게 될 상처를 생각해야 한다"며 즉각 안티카페 폐쇄 운동에 나섰다. 그러나 한 번 입소문을 탄 파문은 오히려 더 커지는 형국이었다. 해당 카페의 존재가 알려진 후 일부 네티즌들은 제2, 제3의 윤후 안티카페를 개설하며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윤후의 아버지이자 그룹 바이브 멤버 윤민수 측이 입을 열었다. "몇몇 사람들이 8살 아이를 상대로 안티카페를 만들었다는 것이 당황스럽긴 하지만 아직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은 없고 자제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윤민수 측의 입장은 곧 복수 언론에 의해 기사화됐다. 그리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윤후의 안티카페가 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먼저 닉네임 다크**는 "우리 윤후가 이런 안티카페를 못 보게 해 달라"며 "어찌 보면 인기의 방증이겠지만 정말 미친**들이네요"라고 성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닉네임 ks*는 "8살 아이한테 상처 주는 행동은 하지 말라"며 안티카페 회원들을 맹비난했다.

또 닉네임 쩡*은 "이번 일로 윤후가 방송에서 하차한다고 할까봐 두렵다"면서 "우린 후 없이 하루도 못 사는데 정말 어이없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밖에 닉네임 구미*는 "천사 같은 우리 윤후가 뭘 어쨌다고 안티카페냐"면서 "안티카페 개설자나 회원 모두가 정말 사회악"이라며 일갈했고, 닉네임 cjdgkt*****는 "열등의식에 쌓여 있는 미친 **들아. 그렇게 할 일이 없는가"라며 "힘없는 자들한테만 저러지. 아이한테까지 이러는 걸 보니 참 비굴하고 찌질해보인다"고 의견을 남겼다.

'리틀 싸이' 황민우 악성댓글에 시달려 
'아빠 어디가' 윤후 비방 안티카페 생겨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난 여론에 윤후 안티카페는 각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성난 네티즌들의 항의글로 온라인이 도배됐고, 마침내 안티카페 개설자가 카페 폐쇄를 약속했다. "윤후와 그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한 번 들끓은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닉네임 SEPHI****는 "저런 카페를 개설한 버러지는 잡아야 되지 않냐"며 카페 개설자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러자 닉네임 ysw**는 "개설자에게 아동학대법을 적용해야 한다"며 "아이를 상대로 공공의 장소에서 언어폭력을 가했으니 제대로 색출해서 처벌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닉네임 권혁* 역시 "타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은 구속수사까지 가능하다"면서 "아이들이 있는 아빠로서 악플러들의 행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격양된 분위기는 '윤후 구제운동'으로 번졌다. 윤후 안티카페를 검색어에서 내리기 위해 '윤후 사랑해' '윤후 천사' 등의 키워드가 등장한 것.

네티즌들은 자발적으로 '윤후 사랑해'라는 키워드를 검색창에 입력했고, 곧 검색어 순위에는 '윤후 사랑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처럼 많은 네티즌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윤후 안티카페는 온라인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논란거리가 아님에도 언론과 대중의 지나친 관심으로 사건이 확대됐다는 시각이다.

닉네임 젤리**는 해당 안티카페를 직접 캡처한 자료들을 근거로 "윤후 안티카페는 전체 회원수가 약 200명밖에 안 되고 그마저도 카페 운영자를 욕하려고 가입한 사람들이 태반인데 마치 대단한 안티카페라도 있는 양 언론이 호도하는 게 웃기다"고 지적했다.

닉네임 진격의***도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한 카페에 올린 게시물에서 "어떤 사람이든 다른 사람을 겨냥해 안티카페를 만든 행위 자체를 질타해야지 '우리 윤후만은 안 돼'라는 식의 분위기는 곤란하다"면서 "그럼 애초에 연예인 2세들이 TV에 나오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일침을 날렸다.

누구든 TV에 노출되면 필연적으로 크고 작은 논란에 시달리기 마련인데 이를 고려하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리틀 싸이'라는 애칭으로 활동 중인 황민우는 TV에 노출된 후 끊임없는 악성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출연, ‘리틀 싸이’라는 별명을 얻은 황민우는 소속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연예인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황민우의 어머니가 베트남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황민우는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호감 캐릭터로 등극했다. 더불어 부모에 의한 혹사 논란까지 불거지며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기야 황민우의 부친은 한 언론을 통해 "민우가 댓글을 읽다가 울더라"면서 "연예인으로 데뷔시키지 말걸 그랬다"며 후회 어린 심경을 밝혔다. 현재 '황민우 악성댓글' 사건은 경찰에 정식 수사가 의뢰된 상태다.

부모가 문제?


이처럼 아이를 상대로 한 연이은 안티 논란에 닉네임 도**는 "어린 아이한테까지 악플을 다는 건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부모는 아이를 무작정 연예계로 내보낼 게 아니라 아이답게 키워야 할 것 아니냐"며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주문했다.

또 파워블로거 네모다락방은 "아이들이 방송에 나올 수 있었던 건 본인의 결정이 아니라 부모나 주위 권유로 시작된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밀어 누구는 보호받아야 하고 누구는 상처 줘도 된다는 이중잣대가 있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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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