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미스코리아 관례 논란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6.17 08: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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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미인과 출신 지역 '뭔 관계?'

[일요시사=사회팀] 최근 열린 미스코리아 대회를 두고 때아닌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배우 출신 참가자인 '미스 서울 진' 곽가현 때문이다. 관례처럼 여겨졌던 미스 서울 진은 '미스코리아 진'이라는 공식이 깨져 그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3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미스 서울 진'을 차지했던 곽가현이 무관에 그치는 이변이 연출됐다.

탤런트 출신이라?

곽가현은 '미스 서울 진'에 뽑힌 후 줄곧 언론의 조명을 받아왔다. 배우 출신 후보라는 특이한 이력 때문. 곽가현은 올해 초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마의>에서 중전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곽가현의 방송 활동은 <마의> 전에도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07년 가수 '토이'의 6집 앨범 수록곡 '프랑지파니'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그는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 <돌아온 일지매> <밥줘> 등에서도 열연했다.

배우로서 조금씩 입지를 다지고 있던 곽가현은 얼마 전 미스코리아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미스 서울 진'에 뽑히며 저력을 드러냈다. 당시 곽가현은 KBS2TV 드라마 <화평공주 체중감량사>에 출연하고 있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배우로서 얼굴을 알린 인물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오는 건 공평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미스코리아 대회에 연예인이 출전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없다"라는 것. 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곽가현은 다른 경쟁자들과 함께 본선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곽가현은 어떤 상도 받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특혜는커녕 곽가현에게 더욱 엄정한 평가가 매겨졌던 것.

그러나 곽가현의 무관은 역대 '미스코리아 진' 대부분이 '서울 진'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뜻밖의 결과를 놓고 온라인에서는 뜻밖의 댓글(?)들이 눈길을 끌었다.

'서울진' 곽가현 무관 배경 두고 설왕설래
과거 배우 경력 발목 잡았나…의견 분분

먼저 닉네임 ehfh****는 "곽가현의 무관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스코리아 오현경도 대회에 나왔을 당시에는 신인 탤런트였다"며 "배우 경력이 이번 무관의 큰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남겼다.

닉네임 wkdr***은 "애초에 곽가현을 서울 진으로 꼽은 것부터 무리가 있었다"며 "90년대 이후로는 특출하게 예쁜 후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적었다.

또 닉네임 도시*는 "솔직히 난 연예인이 출연한 게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나이도 좀 있는 걸로 알고 있고… 매력에서 다른 젊은 후보들에 비해 부족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닉네임 김정* 역시 "공정성 논란은 심사에 문제가 있을 때를 말하는 것"이라며 "그 사람이 연예인인지 아닌지는 공정성과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미스코리아 자격과 관련한 댓글도 이어졌다. 닉네임 미래**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미인을 뽑는 것과 출신 지역이랑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일부 언론보도를 겨냥했다.

닉네임 yello***도 "'서울 진'이라고 꼭 상을 줘야 하는 관행을 마치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같아서 웃기다"며 "수상도 못한 사람인데 기사는 엄청 많고…. 이건 다 기획사의 힘 아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닉네임 파란해****도 "연예인 하다가 미스코리아가 되거나 미스코리아 돼서 연예인이 되거나 다 비슷해 보이는데 뭘 논란이라고 다들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며 "괜한 발목을 잡은 게 아니라 심사가 공정했으니 연예인 출신도 미스코리아가 안 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닉네임 cklim****은 "평범한 얼굴에 (곽가현이) 서울 진으로 뽑힌 게 이례적이지 서울 진이 (미스코리아) 무관인 게 이례적이라는 우월감은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이냐"며 "예쁜 사람은 서울에 널리고 널렸다"고 불쾌해했다. 

하지만 닉네임 f*는 "곽가현이 미스코리아가 된 유예빈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데 배우라는 타이틀 때문에 피해를 본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여론에 휘둘려 공정하지 못한 심사를 할 바에야 대회를 중단해라"고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닉네임 mic**는 "지난번 인터넷에 기사가 나올 때부터 이미 예측했던 결과"라며 "세상에 어떤 심사위원이 구설에 휘말리고 싶겠나. 미스코리아 뽑아주면 극성스런 네티즌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고…참 안 됐다”고 동정론을 폈다. 
 
공정성과는 무관

닉네임 의지때려***는 이번 무관이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스코리아가 얼굴을 안 보는 거면 몰라도 솔직히 얼굴을 보는 상황에서 곽가현이 미스코리아가 됐다면 더 욕을 많이 먹었을 것"이라며 "성형을 했든 안 했든 이번 진(유예빈)이 외모적으로는 더 낫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닉네임 zow***는 "유명인이 미스코리아 대회를 나온 의도 자체가 좀 노골적이지 않냐"면서 "과연 미스코리아 본연의 목적인 '미의 사절단'으로서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 참가한 미녀가 얼마나 되겠냐"고 꼬집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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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