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프로야구 세리머니 논란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6.07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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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 물벼락에 야구계 날벼락

[일요시사=사회팀] 프로야구 선수 임찬규의 물벼락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해당 선수와 구단에 대한 팬들의 비난은 물론이고, 파문은 야구계와 방송사로까지 옮겨 붙은 모양새다. 물벼락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 국내 프로야구 인기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야구계가 소위 '물벼락 사건' 여파로 뒤숭숭하다. 지난달 26일 한 프로야구 선수의 돌출행동이 그 시작이었다.

프로야구구단 LG트윈스 소속 투수 임찬규는 이른바 '무개념 세리머니'로 팬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사건은 이렇다.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트윈스 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LG트윈스는 승리했고 경기가 끝난 후 방송을 생중계한 KBSN은 결승 타점을 올린 정의윤 선수를 인터뷰했다. 인터뷰어는 정인영 아나운서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터졌다. 인터뷰 도중 임찬규가 정인영을 겨냥해 물벼락을 날린 것. 이날 임찬규는 미리 준비한 소형 양동이에 물을 받는 등 '물폭탄'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리고 이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는 임찬규의 행동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무례했다'는 것이었다.

야구계 발칵


기싸움 팽팽

하지만 임찬규는 논란 직후 거짓 해명으로 또 한 번 빈축을 샀다. 정인영이 있는지도 몰랐고 겨냥하지도 않았다는 것. 그러나 임찬규의 해명은 현장에서 찍힌 동영상을 통해 거짓임이 드러났다. 방송 스태프들의 만류에도 웃으면서 정인영에게 물벼락을 날린 임찬규의 모습이 찍힌 것이었다.

닉네임 그레*는 "임찬규는 사건에 대해 해명한답시고 '양동이가 무거워 조준을 못했다'고 했는데 바가지처럼 생긴 가벼운 양동이를 들고는 조준을 못했다고? 그것도 야구선수가? 이건 인성, 개념 둘 다 없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어 닉네임 야야야***는 "이럴 거면 야구 그만두고 물장사하는 게 어떻겠느냐"면서 "어린 친구가 어디 나쁜 것만 배워서 거짓말하는 게 실망스럽다"고 거들었다.

또 닉네임 지옥**은 "스태프들이 하지 말아 달라고 수신호까지 보냈는데 무시했다"면서 "그냥 '경솔하게 행동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으면 됐을 걸 계속 거짓말해서 반감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임찬규의 '물벼락 세리머니'를 놓고 방송을 중계한 KBSN 측과 선수협(프로야구선수협회) 측이 입장 차이를 보였기 때문. 피해 아나운서를 감싼 KBSN 측과 가해 선수를 감싼 선수협 측이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사건 당일 김성태 KBSN PD는 자신의 트위터(현재 탈퇴)를 통해 "야구선수들, 인성교육이 진짜 필요하다"면서 "축하는 당신들끼리 하든지. 너네 야구하는데 누가 방해하면 기분 좋냐?"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한성윤 KBSN 기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구인들 영어실력은 못 배워서 그렇다 치고, MLB나 일본 야구에 무지한 건 무관심이라 하고, 비야구인들이 놀랄 정도로 야구 자체를 모르는 것은 그냥 넘어가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찾아라"면서 "여자 아나운서가 만만하지? 검찰 취재 중 그랬으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자 선수협이 반박했다.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세리머니를 이유로 해당 선수에 대해 인신공격과 인격적 모독을 비롯해 전체 야구선수들과 야구인들을 매도하고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

또 선수협은 "야구선수들을 못 배우고 형편없는 사람들로 모욕한 한성윤 기자에 대해 소속 방송사에 공식적인 징계와 앞으로 야구계에서 퇴출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수위를 높였다.

임찬규, 아나운서 얼굴에 물 끼얹어 논란
"무개념…도 넘었다" 성난 팬들 '부글부글'
방송사vs선수협 일촉즉발

파문이 수습되기는커녕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에 닉네임 요망한**은 "나도 야구팬이지만 이번만큼은 선수협의 대응이 야구인들을 더 욕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임찬규가 정인영에게 물벼락을 날려 KBSN 측으로부터 정식으로 자제 요청을 받았음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된 것에 대한 사과가 없었다는 설명.

더불어 요망한**은 "사과를 한다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반성의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라 방송사를 협박하는 태도를 취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닉네임 블랙*도 "방귀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면서 "똑같은 논리면 방송계를 모욕한 임찬규도 퇴출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닉네임 오** 역시 "선수협의 적반하장 갑(甲)질이 가관"이라면서 "한성윤 기자가 올린 원문을 읽어보면 맥락상 '모든 야구인'이 아닌 '물의를 일으키는 야구인'으로 해석하는 게 자연스러운데 이건 남양유업도 아니고 방송사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웃기다"고 글을 올렸다.

반면 선수협을 옹호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닉네임 청*은 "야구선수를 싸잡아서 무식하다고 했는데 선수들을 보호해야 할 선수협이 가만있는 게 더 이상하다"면서 "야구팬으로서 굉장히 기분 나쁘다"고 반응했다.

또 닉네임 5년후에****는 "공부 잘한 먹물들이라고 야구에 목숨 거는 선수들을 영어실력 같은 걸로 무시해도 되냐"면서 "SNS에서 이 정도면 기자들끼리는 얼마나 뒷담화를 해댈지 눈에 선하다"고 적었다.


덧붙여 닉네임 빨간***은 "영어 많이 배운 고급인력들은 한국 말고 류현진 있는 미국 가서 메이저리그나 취재하면 되겠네"라고 비꼬았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해 닉네임 J*는 "선수협과 KBSN 모두 중요한 걸 빠뜨리고 있다"며 "최우선에 둬야할 건 당연히 팬들과 시청자에 대한 사과가 아닌가"라고 일침을 놨다.

닉네임 대니**도 "야구선수가 없으면 방송사가 없는 것처럼 프로야구도 방송사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기에 결국은 동반자"라면서 "서로 기싸움보다는 팬들과 시청자를 먼저 배려하길 바란다"고 의견을 남겼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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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