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리쌍 건물임대 논란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5.31 15: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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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의 횡포? 을의 생떼?

[일요시사=사회팀] 힙합 듀오 '리쌍'이 지옥과 천당을 오가고 있다. 서울 신사동의 한 건물을 소유한 그들은 건물 임차인과 계약 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소위 '갑의 횡포'로까지 비화됐던 이번 사건은 결국 리쌍의 판정승으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최근 전성기를 맞은 힙합 듀오 리쌍이 이른바 '갑의 횡포'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21일 한 사업주가 리쌍과 관련한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이날 해당 글이 게재된 토지정의시민연대 등에 따르면 리쌍 소유 건물 1층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A씨는 건물주인 리쌍으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즉 건물주인 리쌍이 임차인인 A씨를 내쫓았다는 설명이었다.

또 A씨는 리쌍 측과 만나 대화를 시도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리쌍으로부터 계약이 만료됐다는 내용증명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A씨의 주장대로라면 리쌍이 임차인을 내쫓기 위해 대화를 회피하고 있는 셈이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번화가에 위치한 이 건물은 지난해 5월 리쌍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리쌍에게 불만을 토로한 A씨는 이보다 앞선 2010년께 해당 건물에 입주했다. A씨는 계약 당시 전 건물주가 5년 동안 장사하게 해주겠다고 자신과 약속했음을 강조했다. 또 건물주가 바뀌어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돼 최소 5년간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줄로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가 운영하던 가게의 보증금은 3억원 이상이었고, 이는 보호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A씨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게를 위해 투자했던 인테리어 비용 등이 포함된 권리금은 회수하지 못한 채 건물을 통으로 비워줘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었다.


그러나 법적으로 건물주 리쌍의 조치는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더불어 리쌍이 SNS를 통해 해명 글을 올리면서 여론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멤버 길은 자신의 트위터(@GillMeo)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며 글을 띄웠다.

"당장 나가라"

해당 글에 따르면 길과 개리는 지난해 5월 서울 신사동에 60평짜리 건물을 구입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바로 그 건물이었다. 건물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한 임차인이 길의 집에 찾아왔다. 그리고 길의 어머니를 만나 "건물에서 절대 나갈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임차인이 바로 A씨였다.

이후 협상에 나선 리쌍은 대리인을 통해 "A씨와 연장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A씨는 건물을 비워주는 대가로 보증금을 제외한 3억원이란 돈을 요구하면서 리쌍을 압박했다. 이에 리쌍이 "그건 좀 무리가 아니겠냐"고 말하자 임차인은 "플랜카드라도 걸어야 겠네요"라며 리쌍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자 리쌍은 임차인의 감정적인 대응을 우려, 직접적인 대화를 회피했다는 얘기였다.

결국 리쌍은 대리인을 통한 여러 번의 조정이 무위로 돌아가자 지난해 12월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6월까지 건물을 비워주는 대가로 1억1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화해 권고를 내렸다. 하지만 A씨는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이 확대되자 리쌍의 또 다른 멤버 개리는 자신의 트위터(@kanggary58)를 통해 "정신적 충격이 너무 크다. 힘들게 하지 말고 차라리 죽여라"라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이 바닥 어차피 다 그런거잖아. 쓴맛 단맛 다 겪은 얼굴 팔린 광대 놈이 갈 데가 어딨겠노. 기면기고 아니면 아닌 것이지"라고 멘션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개리는 자신의 프로필을 수정하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프로필에 "대충 쓴 글 한 줄에 어느 누군가의 마음속에는 내가 개XX가 되었다"라며 "20년 동안 양보만 했는데 살아온 날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고 쓰디쓴 속내를 밝혔다.


"일방적 계약해지" 폭로에 "합의" 반박
임차인과 진흙탕 법정 다툼…뒷말 무성

해당 프로필은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다수 네티즌은 리쌍의 억울함에 대체로 공감한다는 분위기다.

먼저 닉네임 핑키**는 "을을 빙자한 임차인보다는 리쌍을 믿는다"라며 리쌍에게 힘을 보탰다.

이어 닉네임 부릉**은 "양측 주장을 들어 보니 (임차인이) 리쌍이 연예인임을 악용하는 게 확실하다"며 리쌍을 응원했다.

또 닉네임 밀크*는 "상대가 연예인이라 도리어 임차인이 배짱을 부리는 것 같다"며 "확인도 안 되는 전 주인과의 구두계약을 왜 새로운 건물주가 책임지냐"고 반문했다.

닉네임 부산**도 "그냥 1억1000만원 준다고 할 때 임차인이 나가야 한다"며 "악덕 건물주 만나면 그냥 쫓겨날 텐데 시설비니 권리금이니 그거 다 찾으려고 하면 울화병만 도진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A씨는 리쌍 측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자신이 먼저 3억원을 요구한 적도 없으며, 리쌍의 이미지를 깎아내릴 의도도 없었다는 것. 더불어 A씨는 "리쌍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돌아온 것은 소송장이었다"며 섭섭함을 표현했다. 이어 A씨는 "지금 있는 곳에서 장사를 더 하고 싶을 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A씨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닉네임 큐*는 "임차인의 욕심이 과하네"라며 "법대로 하면 보증금만 주고 내보내면 되는데 도의상 1억원이나 주겠다고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고 A씨를 비난했다.

닉네임 서울**도 "이런 언론플레이로 결국 피해를 보는 건 리쌍"이라며 "만약 A씨가 정당했다면 조용히 법이나 법을 만드는 국회에 호소를 했어야지 이런 언론플레이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연예인은 봉?

반면 닉네임 영어는**은 "문제가 된 건 결국 권리금"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장사가 잘 되는 곳이었기에 권리금도 비쌌을 테고, 그렇게 무리해서 들어갔는데 건물주가 바뀌고 2년도 안 돼서 재계약을 안 할 테니 나가 달라하는 것도 문제"라며 "상인 입장에서 통곡 나는 일은 맞다"고 지적했다.

닉네임 이**는 "리쌍 입장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임차인 입장에서도 본인 투자 금액의 절반이 날아간다고 하면 열불 나는 건 마찬가지"라며 "제일 나쁜 건 아마도 지킬 수 없는 구두 약속을 한 이전 건물주가 아닐까"라고 의견을 나타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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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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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