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탱탱한 봄의 유혹

봄 맞이 ‘환상 여행’ 가볼까

바람을 불어넣은 공처럼, 눈돌리는 곳마다 그야말로 ‘탱탱한’ 봄이다. 활짝 피어났던 벚꽃이 하나 둘 지면서 떠들썩한 봄꽃 놀이도 끝나간다. 봄꽃이 다 지고나면 유유자적 충만한 자연을 완상(玩賞)하는 여행이 제격이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는 볼거리뿐만 아니라 놀거리도 있어야 하고, 먹을거리에 입도 즐거워야 한다. 치솟는 기름값에다 부담스러운 숙박비. 한번 길을 떠나면 적어도 후회는 없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모처럼의 가족여행에도, 목적지를 결정하고 일정을 짜야하는 가장들은 의무감에 시달린다. 그렇다면 지자체들이 정성껏 마련한 봄 축제를 찾아가보면 어떨까. 몰려든 인파들로 북적이긴 하지만, 제철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다양한 체험거리들도 즐비하다. 관광지의 야박한 인심도 이때만큼은 후해지는 법이다.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봄축제를 열어 살랑살랑 봄 바람에 들썩거리는 도회지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볼 만한 각 지자체의 봄 축제를 찾아봤다.



마산 진동 불꽃낙화&미더덕 축제
봄철 마산을 대표하는 축제인 진동 불꽃낙화 축제와 미더덕축제가 오는 4월18일과 19일 양일간 진동 광암항에서 열린다. 웰빙존(항암효과를 가진 건강식품), 낙화존(환상적인 불꽃낙화), 자연존(아름다운 봄바다) 등 3가지 테마로 마련, 미더덕 주산지인 마산진동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게 된다.
행사 첫째 날인 18일은 진동 풍물 한마당 길놀이를 시작으로 미더덕 가요제, 사랑나눔 깜짝경매, 해변음악회, 만선풍어제, 개막식, 불꽃낙화 점화, 축하콘서트가 각각 개최된다. 둘째 날인 19일은 미더덕요리 경연대회, 진동난장 2009, 미더덕 아지매 선발대회, 내고장 가수열전, 국제민속공연, 불꽃낙하 점화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이밖에 전시행사로 어등작품, 모래조각 등이 열리고 판매행사장에는 미더덕 음식관, 수산물 판매장이 운영된다. 또 특별행사로는 미더덕 회무침 나눔행사, 깜짝 경매 등이, 체험행사로 미더덕 아지매 체험, 낙화숯 만들기 등이 열리게 된다.
배승수 시정홍보과장은 “행사기간 동안 매일 저녁에 불꽃 낙화가 열리며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하고 맛있는 미더덕과 오만둥이가 함께 조화를 이루어 볼거리와 먹거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가 될 것이다”라며 “또 다양한 볼거리와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되어 있어 시민, 가족 등이 함께하여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통영 벚꽃축제
경남 통영의 미륵도 봉수골 벚꽃축제가 4월4일과 5일 용화사 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3회째를 맞는 봉숫골 벚꽃축제는 해평열녀 사당에서 고유제를 시작으로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이틀 동안 펼쳐진다.
개막 첫날 식전행사로 통영하모니의 7080 통기타와 청소년수련관 동아리의 비보이 댄스 공연에 이어 식후공연으로 ‘퍼니밴드’의 웃음꽃 피는 소리와 뮤지컬 <넌센스>가 특설무대에 올려진다. 마지막 날에는 통영지역 전통 공연으로 사물놀이와 줄타기, 통영오광대 탈춤, 모듬북 공연이 열리며, 충렬여중의 아이리스 청소년그룹사운드 공연으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참여행사로는 통제영공방 체험활동과 타투, 캐릭터인형 기념촬영, 삐에로마술, 노랑나비 소원쓰기, 어린이 합기도시범, 문화가 탐방 등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또 읍면동주민자치위 대항 윷놀이대회와 가족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통영의 큰 얼굴 도서전시, 사랑의 엽서쓰기, 공예체험활동 등도 열려 지역축제의 의미를 더하게 된다.
이부우 봉숫골벚꽃축제위원회 위원장은 “주민들이 지역특성을 문화상품화하기 위해 매년 성황리에 개최하고 있다”며 “올해는 상춘객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마산 진동 불꽃낙화&미더덕 축제…웰빙존?낙화존?자연존 ‘3가지 테마’
통영 벚꽃축제…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 풍성
고창 청보리밭 축제…청보리밭 배경으로 추억과 애틋한 향수 느낄 수 있어
포항 문학축제…시민의 문화적 소양 넓히기 위해 포항지역에서 매년 열려

양산 유채꽃축제

경남 양산시는 지역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 양산천에서 오는 4월10일부터 19일까지 유채꽃축제를 연다.
시는 고려제강부터 호포대교까지의 양산천 양쪽에 29만7000여㎡에 조성한 유채꽃단지를 생태환경 조성산업과 연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유채꽃축제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제1회 평생학습축제와 기업사랑 시민문화축전과 연계해 열리는 이 축제는 1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무료 시식회와 쌀, 버섯, 매실가공품 등 우수 농축산물 전시, 토우 제작, 곤충생태학습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시 관계자는 “이 축제에서는 다양한 평생학습프로그램 및 기업제품 전시판매행사도 체험할 수 있다”며 “유채꽃동산과 빛의 거리 조성, 인기 연예인 초청공연 등의 행사가 이어지는 이 축제에 15만명 이상의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
전북 고창군은 제6회 청보리밭축제를 오는 4월18일부터 한 달간 공음면 학원농장 일대 100만㎡의 청보리밭에서 ‘새생명의 꿈, 초록의 함성’을 주제로 연다.
축제는 짙푸른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추억과 애틋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보리밭 샛길 걷기와 보리피리불기, 시골길 자전거타기, 전통도예 및 민속놀이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통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고창농악 및 판소리와 국악공연도 마련되며, 작은 콘서트도 열린다. 시골장터와 농특산품 판매장에서는 봄나물에 고추장을 넣어 비빈 보리밥과 보리개떡, 보리뻥튀기, 복분자와인 등을 맛볼 수 있으며 농특산물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축제장 인근에서는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유적지와 선운산 도립공원 동백숲, 고창읍성 등 볼거리와 지역 특산품인 복분자술과 풍천장어 등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다.

유달산 꽃축제
유달산과 북항 회 센터 일원에서는 4월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희망나눔, 봄꽃으로 초대’라는 테마로 유달산 꽃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관광객들이 유달산 봄경치를 느낄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비중 있게 편성했으며 축제 콘셉트에 어울리는 꽃 장식대회를 개최하는 등 본 행사 13종, 체험/부대행사 24종, 특별기획행사 3종 등 모두 40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 참여형 축제로 새롭고 풍성하게 구성했다. 축제 전야제 행사로는 목포의 대표적 젊음의 거리로 자리 잡은 로데오 광장에서 관현악단의 봄노래 및 대중가요 연주회로 브라스 앙상블 ‘SPRING TO COME’이 선보일 계획이며 비보이의 멋진 댄스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둘째 날인 4일에는 유달산 꽃그림 사생대회, 꽃길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20여 화원에서 참여하여 디스플레이 하게 꽃장식 대회가 화려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펼쳐지는 ‘로데오 거리 브랜드 런칭쇼’에서는 화려한 패션쇼를 즐길 수가 있으며, 북항 회 축제와 연계하여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남도의 싱싱한 횟감들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축제 마지막 날인 5일에는 유달산 백일장, 열린 음악회, 대동놀이 화합한마당으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포항 문학축제
철의 도시 포항에서는 대표적 문학축제인 ‘쇳물백일장’이 4월4일 포항시 남구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포스코가 후원하고 포항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쇳물백일장은 시민들의 문화적 소양을 넓히기 위해 포항지역에서 매년 열리는 문학행사로 지역의 학생, 시민 등 2000명 이상이 참가한다. 대회는 초·중·고·대학과 일반별로 시·산문 부문으로 나눠 실시되며 시상은 4월18일 포스코 본사에서 가질 예정이다. 포항문인협회는 쇳물백일장이 다양한 계층이 참가해 철강도시 포항의 지역 정서를 대변하고 시민 화합 차원에서 매년 개최하면서 지역의 대표적인 문학행사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22회째를 맞는 쇳물백일장이 시민의 문학적 소양을 넓히고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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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이 가장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외환 혐의’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핵심이다. 일부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특검은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게 윤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게 ‘V(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확보한 군 장교 녹취록의 일부 내용이다. 조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조 특검팀은 이 녹취록 외에도 외환 혐의 입증이 가능한 다수의 물적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다. 잃어버린 무인기 조 특검팀은 지난해 10월과 12월 소형 정찰 드론 2대가 사라졌다는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 보고서를 확보했다. 조 특검팀이 확보한 국방부 감사관실 보고서는 지난달 말 작성됐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지난해 10월15일과 12월19일 각각 백령도와 속초 대대에서 소형 정찰 드론 기체 2대를 잃어버려 찾지 못했다며 그 사유를 ‘원인 미상’이라고 기록한 게 핵심이다. 드론 소실 시점은 같은 해 10월 북한 외무성이 한국 무인기가 삐라(대북 전단)를 살포했다고 발표한 시기(10월 3·9·10일)와 11월 초 북한 함경남도 차호 잠수함 기지로 드론을 보냈다는 군 내부 제보 시점과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은 “차호 잠수함 기지까지 (드론을) 간신히 보낼 수 있었다”며 “매뉴얼 제원상 (최대 항속거리가) 500㎞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군 현역 장교 증언을 확보했다. 보고서에서 국방부 산하 국립과학연구소가 드론사에 무상 증여한 소형 정찰 드론 중 고장나거나 소실된 것은 총 8대다. 이 중 2대는 2023년 10월 ‘원인 미상 엔진 정지’ ‘공기 속도 센서 결함’ 등으로 고장 사유가 기록돼있다. 지난해 1월과 6월, 10월 무인기 파손 역시 구체적인 사유가 적혀있다. 11월7일 난기류와 강풍 때문에 추락한 드론은 속초·양양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월15일, 12월19일 잃어버린 드론은 회수하지 못했고 사유 역시 ‘원인 미상’ 처리됐다. 군수품관리법에 따라 무인기가 소실되면 그 이유 등을 정확히 기록해 국방부에 신고해야 한다. 특검팀은 드론 2기 소실 경위와 사후 조사가 부실한 이유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국방부 감사관실은 평양·연천 등에서 발견된 드론과 동일 기종을 지난 1월22일 전수조사했다. 백령도는 북한이 지난해 10월19일 평양에서 ‘추락한 드론’의 동체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륙 지점이라고 발표한 곳이다. 윤 “평양에 무인기 보내라” 지시 의혹 특검 “V가 북 반응 좋아해” 녹취 확보 국방부는 드론사 예하 김포·백령도·연천·속초 가운데 백령도 대대는 방문 조사를 하지 않고 유선 조사만 했다고 한다. 장부에 기록된 내용과 재고 상황이 정확한지 현장에서 실물을 확인한 다른 부대와 달리 백령도는 보고받은 사진을 바탕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드론사 관계자를 소환해 ‘북풍 몰이’ 목적으로 평양 등에 드론을 보냈는지 여부와 소실 배경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앞서 ‘평양 드론 침투’ 의혹과 관련 “김용대 사령관이 V(윤 전 대통령) 지시다. 국방부와 합참 모르게 해야 된다(고 했다)” “삐라(전단) 살포도 해야 하고, 불안감 조성을 위해 일부러 (드론을) 노출할 필요가 있었다”는 내용의 현역 장교 녹취록을 확보했다. 녹취록엔 당시 북한의 위협적 반응에 “VIP와 장관이 박수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녹취록에는 “(무인기를) 의도적으로 (북한에) 노출할 생각이 있었지만 떨어뜨릴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무인기가 개조되면서) 기체 불안정성 때문에 추락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품고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비행 자체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체 성능 자체가 안 되어서 손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했다. 군 측은 지금까지 평양 드론 침투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또 군은 작전에 사용된 드론 추락을 염려하기도 했다. 본래 설계와 다르게 자체 개조됐기 때문이라는 게 부 의원실의 판단이다. 외환 혐의 규명 필요 부 의원실이 지난 5월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북 전단 무인기 비교 분석’ 자료는, 북한에 떨어진 무인기와 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에 납품한 무인기와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충격 방지를 위한 ‘랜딩폼’ 부품이 빠지고 전단 살포를 위한 전단통이 개조돼 붙어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애초 전단 살포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무인기 구조를 변경하면서 기체가 불안정해져, 전단 살포 시 추락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무인기는 소음이 너무 커서 군사작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환 혐의는 지금까지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조사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지난 1일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 정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드론사 간부들이 줄소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팀은 드론 평양 침투 외에도 외환 행위 고소·고발 사건과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충돌을 야기하려고 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결국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통해 꼬리가 잡힌 ‘북풍 공작’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경찰이 노 전 사령관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수첩에는 비상계엄 당시 ‘수거(체포)’해야 할 명단이 적혔고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 시키는 방안” 등이 담겼다. 또 수첩에는 북한과의 접촉 방법도 “비공식 방법, 무엇을 내어줄 것인가, 접촉 시 보안 대책은?”이라고 구체적으로 적혔다.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원점 타격’으로 전쟁 상황을 연출해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0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김용현 전 장관이 ‘북한 오물 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 합동참모본부 지통실(지휘통제실)에 직접 내려가서 지휘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급박한 계획 변경 비상계엄 선포 뒤 노 전 사령관이 지휘하는 수사2단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직원 조사 임무를 맡기로 했던 김봉규 정보사 대령도 지난해 11월2일 경기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노씨가 “비상계엄 관련해서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고 “언론에 특별한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말,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게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 하루 전날을 콕 집어 조기 귀국을 종용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두 인물의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계엄 9일 전이던 지난해 11월24일 일요일,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때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자신이 곧 해외 출장을 간다는 사실을 알렸다. 문 전 사령관은 같은 해 11월25일부터 29일까지 대만 출장이 예정돼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노 전 사령관이 흥분하면서 화를 냈다. 그는 문 전 사령관에게 “이 중요한 시기에 무슨 해외 출장을 가느냐”며 “출장을 당장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문 전 사령관은 황당해하며 “이미 약속된 일”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노 전 사령관은 “늦어도 수요일 밤까지는 귀국하라”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수요일 밤’은 11월27일이다. 하루 뒤인 28일은 북한이 33번째 오물 풍선을 부양한 날이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실제 귀국 비행기표를 11월27일 수요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기상 악화 등의 변수가 생기며 이날 귀국하지 못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북한 오물 풍선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무렵, 정보사 대령들에게 ‘오물 풍선 원점 타격’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도 확인된다. 김 대령은 검찰 조사에서 “노상원 전 사령관도 오물 풍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며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내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해야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방첩사, 비상계엄 당일까지 위기감 고조 합참, 북 원점 타격·대응 김 지시 거부 지난해 11월 초, 노 전 사령관은 김 대령과 문 전 사령관을 안산 상록수역으로 불러 앞서 지시한 인원 선발이 다 됐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이때도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리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하고 지원 세력을 타격할 수 있어서 너희가 임무 수행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이 같은 계획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의 32번째 오물 풍선 부양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17일 지상작전사령부에 “오물 풍선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시 경고 사격을 하고, 북한이 화기 도발을 하면 지체 없이 원점을 타격하도록 대응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수처는 박모 방첩사 대령의 진술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재학 방첩사 대령의 검찰 진술에도 “상황이 위중하니 부대에 위치해 있으라”는 얘기를 사령부로부터 들었다. 그는 “그전까지 북한 오물 풍선이 30여회 정도 떴는데, 그날따라 이상했다. 오물 풍선이 국지전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 사령관이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지난달 군사 재판에서 북한 오물 풍선 대응과 연결된 ‘국지전 시나리오’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3일 법원에 출석해 “그때 상황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12월 1~2일쯤 사령관 되는 군인들이 가장 걱정한 건 북한 쓰레기 풍선이었다”며 “방첩사령관으로서 쓰레기 풍선에서 삐라가 떨어지는데 그걸 수거해 분석하는 게 방첩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군들은 북한 오물 풍선 때문에 뭔 일 터지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이 태반이었고, 걱정스러워서 (장군들과) 통화를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합참은 김 전 장관이 내린 경고 사격 지시에 소극적인 입장이었고, 오히려 다른 방식을 김 전 장관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내부의 이 같은 기류는 합참에 파견된 박 대령을 통해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됐다. 국지전 도발했다 반면 여 전 사령관은 북한 오물 풍선 대응 지침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방첩사 내부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12·3 내란 사태 당일에는 “적 오물 풍선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라며 주요 간부들에게 준비 태세 확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