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재계 인맥 대해부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11.23 14: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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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잡은 회장님…돈줄 잡은 후보님

[일요시사=경제1팀] 재계와 정치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올 대선에서도 ‘경제 살리기’가 화두가 되면서 ‘빅3’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과 인연이 있는 재계인물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기업인이 대선후보 핫라인을 잡고 있을까. 각 후보의 탄탄한 우군이 되고 있는 재계인맥을 살펴봤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후보들의 행보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과 관련한 후보의 말 한마디가 향후 5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역시 마찬가지다. 유명 재계인사의 지지는 승패의 당락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지난 대선에서도 유력 후보들의 캠프에는 많은 재계 인사들이 포진해 경제정책을 논의하는 등 후보와 동고동락했다.

박근혜
한화·삼성과 인연

3명의 후보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재계와 인연이 가장 많다. 출신학교(장충초-서강대)를 중심으로 재계와 맥이 닿아 있다. 박 후보 캠프에 합류한 기업인들 중에도 유난히 학벌이 눈에 띈다.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와 김병기 애플민트홀딩스 대표,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 등 벤처업계 인사들이 모두 서강대 출신이다. 특히 김경수 대표는 박 후보와 같은 과인 전자공학과출신으로 한때 박 후보의 씽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로도 활동했다.

벤처뿐 아니라 대기업 출신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도 박 후보의 서강대 후배로 대표적인 친박 인사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회장은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현재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으며 박 후보를 보좌하고 있다.


박근혜, 김호연·벤처업계인사들과 서강대 동문

현재 서강대총동문회장으로 박 후보와 서강대를 이어주는 키맨으로 통한다. 김 전 회장과의 인맥은 다시 한화그룹으로 이어진다. 김 전 회장의 형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박 후보와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삼성그룹도 박 후보와 인연이 있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박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로 지난 7월 대선 경선 때는 박 후보 캠프에서 정책위원을 맡았다. 그는 5년 전 대선에서도 박 후보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바 있다.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도 박 후보와 같은 서강대 출신이다. 이효율 풀무원 식품 사장, 오규식 LG패션 사장 등도 박 후보와 같은 시기에 서강대를 다녔다.

허용수 GS 전무도 박 후보와 연이 닿아 있다. 허 전무의 장모는 고 육영수 여사와 자매인 육인순씨의 딸 홍지자씨다.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 맡은 뒤 많은 화제를 낳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가방브랜드 MCM을 지금의 명성에 올려 논 장본인이다. 박 후보와 특별한 인연은 없었지만 박 후보가 수차례 만나며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성공한 여성 CEO를 전면에 내세워 여성 및 기업인의 표심을 잡겠다는 박 후보의 의도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고 김수근 대성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딸이어서 향후 대성 쪽과 박 후보와의 인연이 이어질 지도 지켜볼 만하다.


문재인
건설업계와 맥 닿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측이 지난달 발표한 ‘일자리혁명위원회’ 구성 명단에는 기업인 출신 7명이 포함돼있다. 먼저 대기업 출신으로는 김진 전 두산베어스 부회장이 있다.

부산 출신의 김 전 부회장은 1978년 오비맥주에 입사해 두산그룹 홍보실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09년 두산베어스 프로야구단 구단주를 맡아 2년 뒤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관료출신 기업인인 박봉규 전 대성에너지 사장을 포함해 장영승 전 나눔기술 대표, 정수환 앱디스코 대표, 김영두 동우애니메이션 대표이사 등도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했다.

문 후보는 경남고와 경희대를 매개로도 재계 인사들과 인연이 닿아 있다. 우상룡 GS건설 해외사업총괄 사장은 문 후보와 경남고 동기동창이다. GS그룹을 이끄는 허창수 회장은 문 후보의 경남고 4년 선배다. 문 후보는 그러나 동창회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아 이들과의 연결고리는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GS 허창수·서희건설 이봉관 학맥 인연 

또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건설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경희대 출신 대표이사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문 후보와 경희대 동문으로 이 대학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서희건설은 한때 ‘문재인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에도 인연이 있다. 경남고 학맥으로는 박준 농심 사장, 경희대 출신으로는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과 김정완 매일유업 사장 등이 있다. 금융계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문 후보와 경남고 동기다.

14∼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종웅 대학석유협회 회장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문 후보와 고교 동문, 최신원 SKC 회장은 대학 동문이다. 이밖에 문 후보가 과거 대표 변호사로 재직하던 법무법인 부산이 바른손의 법률고문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아프리카TV로 유명한 나우콤의 문용식 전 대표는 현재 문 후보의 시민캠프 인터넷소통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 위원장을 비롯해 이용익 신흥캐피탈 대표와 김을재 금양통신 대표 등은 법정최고한도인 1000만원을 당내 경선을 위한 문 후보 후원금으로 내놓으면서 적극적으로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IT CEO들과 친분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재계와의 인맥은 ‘포스코와 브이소사이어티’로 요약된다. 안 후보는 국내 정보 보안업체의 효시격인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벤처업계의 스타 CEO(최고경영자)로 이름을 날렸다.

안 후보는 대기업·벤처기업인 간 친목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 일원이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는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이를 계기로 재계에 인맥이 넓다.

먼저 안 후보의 캠프에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측근 조용경 전 포스코엔지어리링 상임고문과 신철호 포스닥 대표가 눈에 띈다. 안 후보는 조 상임고문과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내며 알게 됐고 신 대표와는 지난 2006년 안철수연구소와 전자투표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이소사이어티 활동을 중심으로 한 인맥도 넓다. 지난 2000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해 만든 이 모임은 현재 벤처 거품이 꺼져 활동이 주춤해졌지만 회원들 간 관계는 여전히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포스코 조용경 영입·V소사이어티 친분

최 회장 외에 대표 멤버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수료한 안 후보는 학맥으로도 재계와 인연이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차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 GS칼텍스 전무,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웅 하버퍼시픽캐피탈 대표가 스탠퍼드대 출신이다.

서울대 의대 인맥도 있다.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은 안 후보와 함께 병원개업이나 의사를 본업으로 하지 않고 다른 직업을 선택한 서울대 의대 동문들의 모임인 ‘경의지회’ 멤버다.

이 외에도 안 후보는 IT업계 출신 CEO들과도 돈독한 인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재웅 다음 창업주는 안 후보와 종종 모임을 가지면서 대선에 대한 의견을 나눈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대규 휴맥스 대표와 이홍선 전 나래이동통신 사장도 안 후보와 가까운 IT업계 지인이다.

재계인맥 경쟁
관전 포인트

이런 대선후보들의 경제계 인연으로 볼 때, 재계 인맥은 ‘경제 살리기’가 화두가 된 이번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2007년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에는 대기업 출신의 젊은 실세들이 많았다.

캠프에 속속 합류…경제정책 브레인 활동
“줄만 잘 타면 5년 편하다”줄서기도 감지

당시 삼성그룹 출신의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삼성그룹 출신의 지승림씨가 미디어홍보분과 간사를 맡았다. 또 삼성전자 사장 출신의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이 후보를 지지했고, 고려대 교우회장이며 재계 마당발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도 재계의 탄탄한 우군이 돼 줬다. 이 후보는 이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를 굳혔고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총성 없는 전쟁. 18대 대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념이 퇴색하고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화두로 삼은 가운데 대권 후보 뿐 아니라 재계 인맥들의 경쟁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지 주목된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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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