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대선주자 빅3 캠프 풍수지리 엿보니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11.07 09:51:15
  • 댓글 0개

18대 대통령 품은 천하의 정치명당은?

[일요시사=기획특집팀] 대통령을 품은 천하의 명당. 핵심 참모조직인 ‘선거캠프’라고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여야 대선주자들은 대선 캠프의 건물과 터를 결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터 좋은’ 건물을 차지하기 위한 주자 간 경쟁도 치열하다. 길지(吉地)를 잡기 위해 수 천만원에 달하는 월 임대료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후보가 18대 대통령을 배출하는 ‘명당’을 꿰차고 앉았을까. 대선을 40여일 남짓 앞두고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와 함께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선거캠프를 살펴봤다.

지난달 30일 기자와 함께 여의도 내 대선주자들의 캠프를 둘러 본 양만열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본디 여의도(汝矣島)는 “너나가져라”는 한문 속성이 말해주듯 몇 십 년 전만해도 모래벌판과 말목장이 있는 농지였다. 경기도 고양시에 편입되어 한양(서울)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땅 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자석의 ‘극과 극’ 
대치점인 여의도

그러나 양 교수는 “이곳은 겉은 모래이거나 쓸모없는 땅이었을지 모르나 땅 속은 모두 단단한 암반으로 되어있다. 건너편 인왕의 줄기인 서강의 수중행룡과 한남 정맥의 힘을 받은 관악산의 엄청난 쾌기가 맞닿은 곳”이라며 “한반도 중심에서의 기운이 가장 세서 한 줄기에서 나온 자석의 극과극 대치점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사람이 가정을 이루고 살 수 있는 땅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여 대소를 론하고 활동하는 장소가 됐다”고 전했다.

실제 1980년대 정치 1번지는 여의도가 아닌 종로였다. 청와대가 자리한 데다 전두환·노태우 등의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자유당 당사가 종로구 관훈동에 있었다. 

처음으로 종로가 아닌 여의도를 본거지로 택했던 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그는 3당 합당 이듬해인 1991년 관훈동에 있던 당사를 국회의사당 건너편에 있는 극동 VIP 빌딩으로 옮기고 1992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후 많은 정치인들이 여의도에 속속 둥지를 틀면서 본격적인 ‘여의도 시대’가 열렸다. 올망졸망 모여 있는 여의도 빌딩 중 이왕이면 왕의 기운을 뿜어내는 명당자리를 차지하려는 눈치싸움도 치열했다. 

이 때문인지 이번 18대 대선의 빅3 후보 중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선거캠프 모두 여의도에 위치해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선거캠프는 유일하게 종로구 공평동에 있다. 

 

<박근혜>

최고의 전성기 끝나 아쉬워

먼저 박 후보는 여의도 대하빌딩 2층에 자리를 잡았다. 공교롭게 이 건물은 1997년 대선 당시 대권을 거머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캠프가 위치했던 곳이자,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외곽 지원조직이 입주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인지 선거 때마다 캠프 1순위로 손꼽힌다. 새누리당 당사인 한양빌딩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박] 대하빌딩-산천대축과 순작용…제왕자리 기대

양 교수는 “박 후보의 선거캠프는 순복음 교회와 국회의사당의 예각에 위치하여 양쪽의 상반된 기운과 땅 밑의 강한 기운을 받고 정방형으로 지어진 넓고 풍만한 건물”이라며 “여의도의 모든 건물은 입수와 용미를 제외하고 모두 평양지여서 건물의 좌향과 땅 속 혈의 유행을 봐야 하는데 대하빌딩과 한양빌딩은 모두 이 기운과 맞는 건물이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하빌딩의 경우 2004년 이전에는 풍수학적으로 엄청난 쾌기가 형성된 건물이라고 한다. 빌딩의 좌향이 7운(1984∼2004년)에 체괘까지 겸하여 부와 명예가 쌍전하는 최고의 전성기 였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지금은 8운인 신좌인향으로 7운과 같은 쾌기는 아니”라면서도 “박 후보의 쾌기인 풍택중부((風澤中孚)와 건물의 향인 산화분(山火賁) 쾌기가 잘 맞아 떨어져 2012년의 산천대축과 순작용을 하므로 제왕으로서의 기대가 되는 터”라고 평했다.  

 

<문재인>

풍수 자문 받았나 의심들 정도로 좋아

문 후보의 선거캠프는 여의도 증권거래소 인근의 동화빌딩 5층에 차려졌다. 국회와 가까운 서여의도(여의도공원 서쪽) 일대가 아닌 금융 중심지인 동여의도에 터를 잡은 것이 조금은 색다르다. 

양 교수는 진단에 앞서 “문 후보는 ‘민주캠프’가 위치한 영등포 민주당사와 ‘선거캠프’가 있는 여의도 동화빌딩을 모두 봐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민주캠프의 풍수학적 해석이다. 양 교수는 “영등포 영신로 166번지에 있는 민주캠프는 백두대간이 남진하다 속리산에서 분맥, 북서진 하여 안성 칠장산을 지나는 한남정맥을 이루어 문수봉-군포의 수리산-부평 계양산-김포 문수산으로 행룡한다”며 “의왕 백운산에서 분맥하여 관악산에서 개장하여 안양천을 끼고 오른쪽으로 동작과 노량진으로 다시 신길 쪽으로 행룡하여 노량진 위쪽 양화포구 밑에 영등포구를 형성하여 그 여기로 여의도까지 형성한 관악의 줄기이며 서울의 측 조산 역할의 땅”이라고 평했다.

[문] 동화빌딩-최상운 작동…권력과 궁합 잘 맞아

민주캠프는 여의도와 마찬가지로 평지 행룡하여 유좌묘향(酉坐卯向) 하였는데 최고의 길지는 아니더라도 썩 괜찮은 당사로 보여진다고 한다. 

건물의 좌향 역시 문 후보의 쾌기와 잘 맞다고 한다. 정고왕향으로 좌선수 우선룡하고 셋강의 역수를 받아 부와 재물이 쌓이며 7운(1984∼2004년)때보다는 왕하지 않으나 8운인 지금의 쾌기도 매우 좋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건물의 향이 산택손(山澤損)으로 문 후보의 산천대축(山天大畜)과 이상적으로 잘 맞는다고 한다.

양 교수는 “여의도에 있는 선거전용 캠프도 해좌사향(亥坐巳向)으로 지금의 운으로는 최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또 문 후보와 같은 쾌기로 되어있어 풍수적인 자문을 받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며 “여의도는 원래 동작 신길에서 오는 용과 당산역 쪽에서 오는 용이 합하여 삼각주를 이루는데 수산건(水山蹇) 입수에 화택규(火澤규) 소사인데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거북이 아니라 관악의 연주봉을 향해 물로 올라오는 거북의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운과 7운에 승왕하는데 지금의 8운에도 여기가 남아 문 후보의 대선가도에 순풍이 예상된다고 한다. 

 

<안철수>

세 후보 중 확실한 용 위에 

두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여의도를 벗어난 종로에 선거캠프를 차렸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새정치’를 강조해온 안 후보가 ‘탈여의도’로 차별화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공평동 공평빌딩에 둥지를 튼 캠프는 규모면에서도 남다르다. 5층에는 민원·상담실이 6층에는 출입이 통제된 실무진 사무실이 있다. 최근에는 4층과 9층을 추가 임대해 기자실과 정책실로 사용하고 있다. 캠프 주변을 둘러본 양 교수는 안 후보의 캠프가 “경복궁과 거의 같은 풍수적 입지”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많은 풍수가들의 서울 경복궁터의 좌향 및 위치 설정의 잘잘못을 따지지만 그것의 유무를 떠나 서울의 큰 국은 소미원(하늘의 별자리 구역으로 자미원, 천시원, 태미원, 소미원으로 나뉜 천상열차 분야지도 참고)국으로 천하의 명당은 아니라도 왕조의 중심인 길지로서 조선 500년의 반석을 충분히 대변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악이 주산이 된 경복궁은 내당수 청계천이 서출동래하고 동출서래하는 거대한 한강에 역수로 작용하여 서울 장안의 쾌기를 한 층 더해준다고 한다. 이는 또 풍수의 격에 꼭 맞도록 되어있어 자연의 짜임새가 놀라울 정도라고 한다. 

[안] 공평빌딩-경복궁과 흡사…명당 터 기운 받아

양 교수는 “공평동 선거캠프는 서울(경복궁)의 내청룡의 순으로 청와대 앞을 돌아 동십자각을 지나 한국일보-조계사를 거쳐 인사동-서울의 중심인 보신각에 이르는 도중 인사동에 자리하여 용진혈적한 곳인데 세 후보 중 확실한 용 위를 선택했다 할 수 있다”며 “종로구청 앞길에서 인사동길과 우정국로 사거리에 위치하여 임룡입수(壬龍入首)하여 병(丙)소사하고 있다. 지형상 1, 2층은 갑좌경향(甲坐庚向)을 하고 있으나 실제 병좌임향(丙坐壬向)하여 지리 형국의 역(逆)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라고 짚었다. 

종로타워빌딩의 영향도 있지만 청계천 명당수의 납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조금 아쉽다고 한다. 


그러나 양 교수는 “대각선 스카이렉스빌딩과 센터마크 호텔이 충하지 않고 정하게 동반하고 있어 정책실로 쓰이고 있는 6층과 9층의 쾌기는 양호하다”며 “서울 명당 터의 기운을 받고 있는 유일한 후보의 사무실”이라고 평했다.  

이어 양 교수는 “건물의 좌향과 납기처의 쾌기는 안 후보의 기운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앞에서 논했던 집터와 선영 터의 겸중을 논한다면 기존 종합적인 풍수적 고찰은 가히 제왕의 쾌기로서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세 후보의 캠프를 모두 둘러본 양 교수는 끝으로 “안 후보는 서울의 주산인 북악의 기운을 받는 곳에, 문 후보는 서울의 조산인 관악산의 기운을 받는 곳에 박 후보는 이 두 후보의 중간 대치점에 캠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배치”라며 “후보모두 대길지의 캠프를 두고 선전하고 있다는 것 모두 성공을 바라지만 하늘의 선택은 결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많은 예언가들이 설왕설래 하고 있으나 밝히지는 못할 뿐 답은 이미 나와 있다는 것이다. 

2012년 12월 19일, 과연 주사위의 선택은 어디를 향할까.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풍수지리학 대가 양만열 교수는?>

종합학파를 이끌고 있는 양만열 교수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서 풍수지리학을 가리키며 풍수지리학 교육 강사와 전문 풍수지리사를 배출시키고 있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미래 예측학 박사 과정이 개설되어 미래 예측학 석·박사를 수여할 수 있는 인가를 받은 곳으로 학계서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양 교수는 청운풍수지리학회 학술원장으로서 약수동 집무실에선 현공대괘와 비성·건곤국보감여 등 첨단 풍수학을 연구하고 후학도를 지도하고 있으며 집필활동을 왕성히 하고 있다. <☎010-9891-8891>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