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전주 소재의 한 신입 여중생이 입학식 당일 2학년 선배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지어 선배들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 사건 이후 피해 학생은 집 밖을 나가기 어려워할 정도로 불안 증세마저 보이고 있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 A씨는 지난 19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이는 현재 상담 과정에서도 입을 열지 못할 정도로 위축돼있고, 주말에도 집 밖을 나가기 힘들어한다”며 “지켜보는 제 마음도 찢어질 듯 아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접수된 고소장엔 지난 3일 입학식 날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피해 학생 2명의 무릎 등을 발로 차고, 당시 상황을 촬영한 뒤 “신고하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자녀 B양의 진술을 토대로, 일부 선배들이 현장에 있던 다른 1학년 학생들을 내보냈으며 문을 잠근 뒤 상황을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일요시사>에 제보한 영상엔 화장실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 2명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일은 당일엔 드러나지 않았다가 사흘 뒤, 학교 측이 다른 사안으로 학생들 설명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B양은 그간 급식실과 화장실에 가지 못한 채 교실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사건 인지 직후 분리 조치를 취했으며, 해당 관할 교육지원청 조사관은 관련 진술서를 확보해 간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사안을 알게 된 A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폭행 영상이 SNS를 통해 유포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형사 고소 결과에 따라 민사소송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며 “아이가 신체적 상해는 물론 정신적 피해로도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건의 발단은 앞서 지난달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B양은 중학교 입학 전 일면식도 없던 선배로부터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았다. 반말로 말을 걸고 예고 없이 단체 채팅방에 초대하는 행동에 위협을 느껴 같은 학교 3학년 지인에게 도움을 구하기도 했다.
B양은 소극적으로만 반응했으나 연락은 계속됐다. 끝내 해당 선배의 “사과하고 좋게 끝내자”는 말과 함께 대화는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입학식 날 폭행으로 이어졌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문제는 B양의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A씨에 따르면 분리 이틀 뒤에도 B양은 급식실에서 해당 선배와 맞닥뜨렸다. 이후 한동안 집 밖을 나가지 못하다가 지난 15일 주말 외출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선배 2명과도 다시 마주하게 됐다.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지만 이들로부터 “왜 신고했느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A씨는 “최근 사건과 관련해 학생 2명이 사과 편지를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SNS 등에서 보이는 태도를 보면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마음 같아선 그 학생들이 전학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도 해당 학생들이 전학 가지 않고 학교에 남는다면 더는 이곳을 다니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며 “SNS에 영상이 퍼져 인근 학교 학생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 한동안 아이가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해당 사연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게재했다. 사연을 접한 회원들은 “세상이 녹록지 않다는 걸 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왜 이런 일은 피해자가 다 감당해야 하나” “상해 진단서 등 증거를 준비하고 변호사 상담도 받아보라” “저지른 잘못에 합당한 처벌을 받길” “맘이 얼마나 아프실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행 제도상 중학교는 의무교육 대상이기 때문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리더라도, 퇴학 처분은 사실상 어렵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만 14세 미만인 경우,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해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다만 소년보호 절차에 따른 보호처분 가능성은 남아있다.
일각에선 피해 가족이 오히려 전학이나 거주지 이전을 고민해야 하는 구조를 손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A씨는 “타 지역으로 이사하는 건 직장을 옮겨야 하는 문제 등이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또 피해를 받은 우리 가족이 왜 터전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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