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학세권’ 옥석을 가려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학세권’의 영향력이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자녀가 있는 대한민국 모든 부모의 관심사는 당연 교육이다. 학군에 따라 집을 선택하는 것은 문화가 됐을 만큼 큰 의미를 갖는다.

같은 ‘학세권’이라고 해도 좀 더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구나 동 단위의 광역 학군이 가격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단지와 학교 간 물리적 거리와 통학 동선의 안전성에 따라 집값이 엇갈리는 ‘마이크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로
양극화

특히 초등학교를 단지 안에 두거나 반경 500m 이내에 위치한 단지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높은 선호를 유지하며 가격 격차를 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강동구 강일동 ‘강일리버파크 6단지’ 전용 84㎡는 13억원(13층)에 거래됐다. 반면, ‘강일리버파크 1단지’ 전용 84㎡는 11억2000만원(10층)에 거래돼 약 8000만원의 격차를 나타냈다.

두 곳은 같은 강일리버파크 단지로 입주 시기와 면적이 유사하지만, 단지 배치에 따른 초등학교 접근성에서 차이가 난다. 6단지는 강일초가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해 있지만, 1단지는 통학 거리가 도보 10분을 넘어가고 큰 대로를 건너야 한다는 점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3040세대가 주택 시장의 주력 수요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맞벌이 가구 증가로 자녀의 ‘안전한 도보 통학’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며, 이에 대한 지불 의사가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모든 부모 관심사 ‘교육’
‘리얼 학세권’ 단지 각광

학세권은 단순한 교육 여건을 넘어 돌봄 부담을 줄이고,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생활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매매는 물론 전세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방어력을 보인다. 분양 시장에서도 학세권에 대한 선호 현상은 확인된다.

한 부동산 분석업체에 따르면 2025년도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 상위 5개 단지 모두가 초등학교를 반경 500m 또는 5분 이내에 둔 ‘도보 통학권’에 위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입지와 상품성이 비슷한 단지라도 학교까지 이동 소요 시간이 5분이냐 15분이냐에 따라 체감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며 “초등학교를 안전하게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리얼 학세권 단지는 시장 변동기에도 가격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경기·인천 리얼 학세권 단지.

▲시흥거모 대방 엘리움 더 루체= 경기도 시흥 거모지구 첫 번째 민간분양 아파트인 ‘시흥거모 대방 엘리움 더 루체’가 입주까지 계약금 5% 정액제로 초기 부담을 낮춰 분양 중이다. 현재도 1차 계약금 100만원에 동호 지정 계약이 가능하다. 시흥거모 공공주택지구 내S-2BL, B-2BL일원에 1·2단지, 총 682세대로 조성된다. 첫 번째 민간분양 아파트라는 점과 공공택지 분양가 상한제 단지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전 세대 100% 4베이 판상형 구조의 맞통풍 설계로 채광과 환기가 우수하다. 타사 대비 넓은 5.5m(122타입 기준) 광폭 거실 특화 설계로 여유로운 주거 생활이 가능하다. 122타입 기준, 방 5개로 실사용 면적을 극대화하였으며, 와이드형 주방(옵션 선택 시), 통합 팬트리 공간 등 고객의 니즈에 맞는 특화 설계를 반영했다.

유리 난간 창호를 적용하여 탁 트인 전망과 개방감은 물론 시흥거모지구 랜드마크 단지로서 가치를 확보했다. 고급 대형 아트월, 주방 벽 및 상판 엔지니어드스톤, 13인치 월패드, 시스템 가구, 벤치형 신발장, 전동 빨래건조대 등 고급 마감재를 한시적 무상 옵션으로 제공한다. 단지 내에는 실내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북카페 등이 적용된 커뮤니티 시설도 계획돼 있다. 세대당 약 1.86 대 1(1단지 기준)의 넉넉한 주차 대수로 늦은 시간 이중 주차 스트레스 없이 주차가 가능하다.

지하철 4호선과 수인분당선을 이용할 수 있는 신길온천역이 인접해 위치하고 있다. 서해선, 신안산선(예정)을 이용할 수 있는 시흥시청역과 초지역을 통해 다양한 수도권 광역철도망을 이용함으로써 서울 주요 도심으로의 높은 접근성을 갖췄다. 시흥 배곧서울대병원(29년 개원 예정), 시흥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트레이더스안산점, 롯데백화점안산점 등 주변 생활 편의시설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안전한
도보 통학

단지 인근 도일초등학교가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어린 자녀들의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시흥거모지구 내 계획 예정인 중학교(거모1중)와도 도보 5분 거리 입지에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다. 단지 바로 앞에 수변 공원(예정)과 산들공원 등이 위치해 탁 트인 조망과 일상에 휴식을 더할 수 있는 쾌적한 정주 여건도 품고 있다.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 경기도 오산시의 내삼미2구역 내 지구 첫 분양단지인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가 무순위 청약을 진행 중이다. 지하 2층~지상 29층, 10개동 규모로 구성되며, 전용 59~127㎡ 총 1275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단지는 남동·남서향 판상형 위주의 설계로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며, 넓은 동 간 거리를 확보해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와 일조량, 조망권을 극대화했다. 가구당 1.5대의 넉넉한 주차 공간도 갖췄다. 주택형별로 드레스룸, 팬트리, 알파룸, 베타룸 등 수납공간도 제공해 공간 효율성도 높였다.

자이만의 특화 커뮤니티인 ‘클럽 자이안’도 눈길을 끈다. 클럽 자이안에는 GDR이 적용된 골프연습장과 피트니스 센터, 필라테스, GX룸 등 다양한 운동시설과 사우나, 작은 도서관, 독서실, 게스트하우스 등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입주민의 풍성한 여가 생활을 위한 교보문고 북 큐레이션 서비스가 도입되며, 유명 브랜드 감성을 담은 카페테리아도 마련된다. 이 외에도 라운지를 갖춘 티하우스와 특화 조경을 갖춘 단지 내 대규모 공원도 조성된다.

단지 바로 앞으로 초등학교가 신설될 계획으로 안전한 통학이 가능한 ‘초품아’ 입지를 확보했다. 단지 남측과 북측으로는 근린공원도 조성돼 쾌적한 녹지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구역 내 복합용지에는 학원·음식점·마트를 비롯한 생활형 상업시설 등도 들어설 것으로 보여 향후 편리한 생활환경이 갖춰질 예정이다.

5분이냐
15분이냐

롯데백화점 동탄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동탄점,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등 주요 편의시설과 동탄 학원가에 접근할 수 있다. 이마트 오산점, 롯데마트 오산점, CGV 오산중앙점 등 오산시 내 생활 편의시설도 근거리에서 이용 가능하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과 평택캠퍼스,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LG디지털파크, 동탄테크노밸리, 동탄일반산업단지, 오산가장일반산업단지 등 주요 산업단지가 인접해 있어 출퇴근 접근성도 확보된다.

내삼미2구역 지구단위계획구역은 오산시 내삼미동 일대 24만 134㎡에 걸친 도시개발사업지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북오산IC가 인접해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쉽고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 이용도 편리한 교통 환경을 갖췄다. 여기에 동탄신도시와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입지적 장점을 갖춰 개발이 마무리되면 오산의 신흥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GS건설이 A1블록에서 분양 중인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를 비롯해 향후 공급 계획에 있는 A2블록 1517가구를 합쳐 공동주택 총 2792가구가 들어서 미니신도시급 자이 브랜드 타운이 조성될 전망이다. 초등학교·근린공원·복합시설 등 주거 필수 인프라도 갖춰질 계획이다.

▲포레나더샵 인천시청역= ㈜한화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 1140-1번지에 ‘포레나더샵 인천시청역’을 분양한다. 올해 처음으로 공급되는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이자, 대형 건설사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브랜드 아파트다.

단지는 상인천초등학교 주변 간석동 311-1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총 24개 동, 전용면적 39~84㎡ 총 2568가구 중 73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일반분양 면적별 공급은 △49㎡ 46가구 △59㎡A 383가구 △59㎡B 306가구로 구성된다.

대금 납부 비율을 계약금 5%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60%, 잔금 35%로 책정해 수분양자의 자금 부담을 줄였다. 단지가 들어서는 인천시는 비규제 지역으로 취득·양도세 관련 규제가 없고 실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는다.

입지·상품성 비슷한 단지
학교까지 거리가 체감 가치

인천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인천시청역과 1호선 간석오거리역이 도보권인 역세권 단지로, 경인로를 통해 수도권 제1·2순환고속도로 및 제2경인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인천시청역은 향후 GTX-B노선 개통이 예정돼 있다.

단지 바로 앞 상인천초교를 품은 ‘초품아’ 입지에 반경 1㎞ 내 상인천중, 신명여고, 인제고 등 다수의 학교와 구월동 학원가가 밀집한 원스톱 학세권을 형성하고 있다.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가천대길병원 등 대형 쇼핑·의료시설과 인천시청 등 주요 행정기관도 가깝다.

▲영종국제도시 신일 비아프 크레스트= ㈜신일은 인천 영종구 영종하늘도시 A19BL(1단지)과 A20BL(2단지)에서 ‘영종국제도시 신일 비아프 크레스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1층, 전체 11개동, 총 960가구(1단지 444가구·2단지 516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전용 84㎡와 114㎡의 타입으로 구성된다.

대지면적의 약 43%를 조경으로 구성한 공원형 아파트로 설계됐다. 석가산과 수경시설을 도입하고, 블록별로 바닥분수와 웰컴 수경 공간을 배치해 차별화된 외부 공간을 조성했다. 주민운동시설, 휴게 공간, 어린이·유아 놀이터도 균형 있게 배치해 실사용 중심의 조경 설계를 구현했다. 세대 위치에 따라 인천대교·오션뷰·씨사이드파크의 트리플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앞 초등학교는 2024년 7월 중앙투자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고 2029년 3월 개교가 예정됨으로서 ‘초품아’ 입지를 갖췄다. 인천하늘고·과학고·국제고 등 명문 학군으로의 원활한 접근성으로 초·중·고로 이어지는 교육 인프라도 탄탄하게 마련돼있다. 약 177만㎡(53만평) 규모의 씨사이드파크와 맞닿은 공세권 입지에 더해, 인근에는 우체국·영종구청(계획)·경찰서(계획) 등이 들어서는 행정타운 조성도 예정돼 있다.

단지 인근 씨사이드파크에는 캠핑장, 레일바이크, 해안 산책로, 바다전망대 등 다양한 여가시설이 조성돼 있어 주거와 힐링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주차 공간은 세대당 1.5대로 넉넉하게 확보했고, 확장형 주차면도 법정 기준 30%를 크게 웃도는 50~53% 수준으로 계획했다.

너도나도
‘초품아’

영종과 청라를 잇는 청라하늘대교가 올해 1월5일 정식 개통되면서, 영종은 더 이상 ‘공항 섬 도시’가 아닌 서울과 직결된 생활권으로 재편되고 있다. 교통 접근성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자, 운서역 일대를 중심으로 한 직주근접 주거지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청라하늘대교는 영종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4.68㎞, 왕복 6차로 규모의 해상 교량이다.

청라하늘대교의 개통은 수도권 서부권의 물류, 관광, 주거 생활권을 통합하는 가장 큰 교통 호재다. 개통과 함께 영종에서 청라까지 이동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됐고, 이를 통해 여의도·마곡 등 서울 서부권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분양 조건에서도 실수요자의 부담을 낮췄다. 계약금 10%에서 계약금 중 5%만 납부하도록 조건을 조정했다. 계약금 5% 가운데 1차 계약금으로는 1000만원만 납부하면 된다. 통상 분양 계약 시 분양가의 10~2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일시에 마련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소액으로 계약이 가능하도록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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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