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왜 1에서 11, 111인가?

이재명정부, 말 달라졌지만 대응 방식은 반복

정치는 늘 새출발을 말한다. 새 정부, 새 여당, 새 국정 기조라는 언어는 정권 교체기의 필수 문장처럼 반복된다. 출범 초기의 메시지는 강하다. 과거와의 단절과 전 정부와 다른 방식, 국민 체감 중심의 국정 운영이 약속된다. 새로운 권력은 언제나 “이번은 다르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낸다.

6개월 전 출범한 이재명정부와 여당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국민이 체감하는 장면은 묘하게도 낯설지 않다. 언어는 달라졌지만, 위기를 다루는 방식은 전 정부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움의 선언 뒤에서 반복되는 대응 구조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정권교체
필수 문장

이 낯익음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가 실패하는 가장 전형적인 방식, 즉 같은 대응을 반복하며 누적되는 불신의 구조에서 비롯된다. 이를 설명하는 데 수학의 개념 하나가 유용하다. 바로 ‘레퓨닛 수(repunit)’다.

반복은 작게 시작…‘1’로 보이는 정치의 착시= 수학에서 레퓨닛 수는 숫자 1이 반복되어 만들어지는 수다. 1, 11, 111, 1111처럼 구조는 단순하다. 그러나 자릿수가 늘어날수록 그 크기와 의미는 무척 달라진다. 반복은 눈에 띄지 않게 시작되지만, 누적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만든다.

정치의 반복도 마찬가지다. 정부 출범 이후 몇 차례의 인사 논란과 정책 혼선은 각각만 놓고 보면 관리 가능한 사건처럼 보였다. 특정 인사의 도덕성 논란, 검증 과정의 허점, 정책 발표 이후 드러난 준비 부족은 과거 어느 정부에서나 보여주던 장면이다.


문제는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사건을 다루는 방식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첫 번째 ‘1’은 늘 작아 보인다. 그러나 같은 방식이 다시 등장하는 순간, 숫자는 이미 11로 커지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정치는 개별 사건이 아니라 반복된 태도로 평가되기 시작한다.

“절차 문제없다”의 정치, 합법과 설득의 엇갈림= 윤석열정부에서 가장 자주 반복된 설명 중 하나는 “법과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는 문장이었다. 합법성은 강조됐지만, 왜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정치적 설명은 뒤로 밀렸다. 법률 언어가 설득을 대신했다. 그 결과 정치는 판단의 주체가 아니라 판결문을 읽는 화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 어느덧 6개월
국민 체감 장면 묘하게도…

이정부와 여당 역시 6개월 동안 인사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비판이 제기될 때 “절차는 지켰다”는 해명을 먼저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설명은 빠르지만, 설득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같은 문장이 반복될수록 국민은 합법성보다 설명의 부재를 먼저 체감한다.

합법은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는 합법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절차를 반복해서 방패로 사용할수록 정치는 스스로 신뢰를 갉아먹는 구조에 들어간다. 레퓨닛 수처럼 ‘1’은 늘어나고, 설득은 줄어든다. 결국 남는 것은 ‘문제없다’는 말의 반복과, 납득되지 않는 결과뿐이다.

사법 독립과 정치 책임 사이의 공백= 윤정부는 법적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사법부의 독립적 판단’을 앞세워 정치적 책임과 거리를 두는 방식을 반복해 왔다. 원칙 그 자체는 민주주의의 기본이지만, 이 설명이 누적되면서 국민이 체감한 것은 독립성의 존중이 아니라 책임이 설명 뒤로 밀려났다는 인식이었다.

이정부와 여당은 다른 방향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 사법부의 판단과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강화하며, 이는 윤정부식 ‘거리 두기’와는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정치가 책임져야 할 문제를 사법의 영역으로 이동시킨다는 점에서는 닮았다.


사법부를 존중한다는 말이 반복되든, 사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든 핵심은 같다. 정치가 직접 책임져야 할 판단을 사법의 판단으로 돌리는 순간 정치적 책임은 흐려지고, 그 흐름이 반복될수록 국민이 체감하는 것은 책임이 작동하지 않는 정치와, 함께 이어지는 불신이다.

다른 방향서
비슷한 맥락

속도의 정치, 시행령과 다수 의석의 닮은꼴= 국정 운영의 속도에서도 대칭 구조는 분명하다. 윤정부는 시행령과 행정 권한을 통해 속도를 확보하려 했고, 이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국회 다수를 바탕으로 입법 속도를 강조했다. 그래서 많은 국민은 ‘윤석열식 시행령 정치’와 ‘이재명식 다수 의석 정치’가 별 차이 없다고 느낀다.

수단은 다르지만, 설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느끼는 체감은 동일하다. “밀어붙인다”는 인식이다. 이는 정책의 옳고 그름과는 별개의 문제다. 정치는 결과 이전에 과정으로 평가받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과정이 생략되면 설득은 사라지고, 설득이 없는 정책은 언제나 강행으로 읽힌다.

속도는 국정 동력이 될 수 있지만, 반복될 경우 민주주의의 마찰음을 키운다. 속도만 남고 설명이 사라질 때, 정치는 또 하나의 레퓨닛 자릿수를 추가한다. 그 숫자가 커질수록 처음으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정치적 비용도 함께 커진다.

비판 대응 방식의 반복, 공세와 저항의 프레임= 윤정부는 비판을 종종 정치 공세로 단순화했다. 이정부 역시 비판을 개혁 저항으로 일괄 규정했다. 정권만 달라졌을 뿐, 구조는 그대로 반복됐다. 토론은 사라지고, 프레임만 남았다. 비판은 반론이 아니라 배제의 대상이 됐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비판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바뀌지 않았다는 인식이 이 지점에서 굳어진다.

비판은 민주주의의 장애물이 아니라 안전장치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적대화될 경우, 정치는 스스로 귀를 닫는다. 설명은 줄어들고, 동원만 남는다. 이때 권력은 설득을 멈추고 충성의 크기를 재기 시작한다. 민주주의는 토론이 사라진 자리에서 가장 빠르게 메말라간다.

설득 멈추고
충성 크기 재

이 장면이 반복될수록 국민은 더 이상 사안의 내용을 보지 않는다. “또 이 방식이구나”라는 판단이 먼저 작동한다. 레퓨닛 수가 커지는 지점이다. 사실의 옳고 그름보다 대응의 익숙함이 기억에 남는다. 정치가 신뢰를 잃는 방식은 언제나 이렇다.

정권 바뀌어도 반복되는 이유, 과거 정부의 데자뷔= 이런 장면은 비단 이정부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과거 정부 역시 논란 앞에서 절차를 강조하고, 사법부 탓으로 돌리고, 속도와 명분을 앞세운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정권의 색깔과 무관하게, 위기를 관리하는 방식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이번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반복됐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응의 언어와 태도는 다시 익숙한 궤도로 돌아왔다. 해명은 많아지고, 메시지는 정교해졌지만, 책임이 작동하는 장면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정권은 교체됐지만, 정치의 습관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 반복은 개인의 성향이나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이 위기를 대할 때 선택하는 가장 쉬운 경로가 반복적으로 선택된 결과다. 그래서 국민이 느끼는 피로는 특정 정부를 넘어 정치 전체로 향한다. 레퓨닛 수처럼 같은 숫자가 자리를 옮겨가며 커져온 이유다.


맥락은 많았지만, 책임은 분산= 지난 6개월 동안 이정부와 민주당이 마주한 현안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것은 책임의 분산이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는 종종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그 차이는 갈등처럼 비쳤다. 그 결과 판단의 주체는 둘로 갈라진 듯 보였다. 정부는 제도를, 여당은 정치적 부담을 말했고, 책임은 공중에 떴다.

매번 말 다르지만
대응 방식은 반복

윤정부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책임을 구조 속에 흩어놨다. 맥락은 풍부했지만, 책임이 작동하는 장면은 희미했다. 반복될수록 국민은 맥락보다 결단의 부재를 본다. 정치는 설명의 총량이 아니라 책임의 순간으로 기억되고 평가된다. 그 순간이 반복적으로 보이지 않을 때, 숫자는 다시 늘어난다.

설명은 쌓이지만 신뢰는 축적되지 않는다. 결국 정치는 말이 아니라 결단의 부재로 기억된다.

분노보다 위험한 것, 정치적 피로의 누적= 이 반복의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분노가 아니다. 피로다. 같은 방식의 해명과 같은 결론을 여러 번 경험한 국민은 점차 반응하지 않게 된다. 비판은 줄어들지만, 신뢰도 함께 줄어든다. 정치는 그 침묵을 안정으로 착각하는 순간 가장 깊은 위기에 들어선다.

이는 여론조사 수치보다 더 위험한 신호다. 민주주의는 지지율로만 유지되지 않는다. 기대가 사라질 때, 정치의 기반도 함께 약해진다. 정치는 지지를 잃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기대를 잃은 순간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하기 어려운 불신으로 굳어진다.


레퓨닛 수는 조용히 커진다. 불신도 마찬가지다. 눈에 띄는 폭발 없이 숫자만 늘어난다. 그래서 위험은 늦게 감지되고, 문제는 커진 뒤에야 인식된다. 정치가 체감하는 위기는 대부분 국민이 이미 지나온 뒤에 도착한다. 지금 이정부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반복 끊지 못하는 정치의 한계= 필자는 이 지점에서 묻는다. 왜 정권은 바뀌어도 반복은 끊기지 않는가? 왜 새로운 설명은 나오지만, 대응 방식은 달라지지 않는가? 왜 사과와 해명은 반복되지만, 구조적 수정은 뒤따르지 않는가? 정치는 왜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숫자를 다시 세기 시작하는가?

레퓨닛 수를 줄이는 방법은 단순하다. 숫자를 더 붙이지 않는 것이다. 정치로 치면, 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책임을 분산시키는 대신 집중시키고, 속도를 앞세우는 대신 설득을 쌓아야 한다.

풀어야 할
현실 과제

정치는 늘 새로움을 말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새로움보다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그 신뢰는 선언이 아니라, 반복을 멈추는 실천에서 회복된다. 국민이 더 이상 111111이라는 숫자를 보지 않게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정치가 풀어야 할 가장 오래되고도 현실적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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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