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만 좋은 ‘야간 학원’ 딜레마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5.11.17 10:04:28
  • 호수 1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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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잡는 12시의 기적?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지난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비행기는 조용히 우회했고, 직장인은 출근 시간을 늦췄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염원했다. 한편 똑같은 바람을 뒤로 하고, 교육 현장과 사교육계는 의견이 분분했다. 지난달 28일 ‘학원 교습 밤 12시 조례안’의 입법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별관 회의장. ‘오전 0시(자정)까지 학원 문을 열 수 있도록’ 요구하는 사교육계 관계자들의 외침에 현장은 한때 어수선해졌다. 발언대를 둘러싸고 고성과 갈채가 오갔다. 한 학원장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왜 형평성을 운운하나”는 주장에 한숨 섞인 원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탁상공론

국민의힘 정지웅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20일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 같은 달 28일 입법 예고했다. 2008년에 도입됐던 초·중·고 학생의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의 교습 시간제한을 고교생에 한해 24시로 늘리자는 게 골자다.

서울시의회 홈페이지 입법 예고 창 하단에는 퇴보하는 교육 제안이라는 등 비난 섞인 댓글이 쇄도했다. 잇따라 교육·시민단체들이 조례 개정안 규탄에 나섰다.

199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한 ‘국민의힘의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연장 규탄 범시민행동’은 지난 10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참석한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번 조례 개정안을 두고 “대한민국 아동·청소년이 겪는 경쟁 교육의 실상을 전혀 알지 못하는 시대착오적 조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40여명의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개정안 철폐 팻말을 들고 “교육 형평성 때문에 심야 교습 시간을 밤 12시로 연장한다는 발언은 궤변”이라며 오히려 형평성을 따진다면 현행인 오후 10시보다 이르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순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은 “서울시의회가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을 보장한다면서 학생 인권 조례를 폐지했다”며 “이번 교육 시간 연장 조례 또한 학생들의 삶을 뒤로 하고 학원의 이익만을 챙기려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녹색당 이상현 공동대표는 “청소년들께 여쭤 보고, 동의를 구했냐”면서 “학습 시간은 학업 성취도와 비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행 학원법은 시·도가 조례로 정하도록 돼있어 지역별로 각기 다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강원·충남·경북 등 8곳은 오전 0시, 전남은 오후 11시50분, 부산·인천·전북 3곳은 오후 11시까지 교습이 가능하다. 반면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5곳은 오후 10시까지로 가장 이르다.

고집하는 서울시의회
허울뿐인 합의론, 왜?

서울 지역의 학원 교습 시간 연장은 2008년과 2016년 두 차례 추진됐으나 교육계의 의견이 엇갈려 무산됐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016년, 지역별로 제각각인 학원 교습 시간을 오후 10시로 통일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지난 11일엔 서울시의회가 주관하는 ‘서울교육의 형평성과 자율성, 함께 여는 교육의 미래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시의회 별관 2동에 들어서면서부터 사람들이 격앙된 표정을 하고 모여있었다. 개회사 이후 진행된 사진 촬영에서는 토론자가 마주하는 방면에 다수의 교육시민단체 측이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토론회 발제를 김희수 전국보습교육협의회 회장이 진행한다고 전해지면서 시작도 전에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그대로 김 회장이 맡았다. 토론회는 ‘교육을 가로막는 밤 10시의 벽’이라는 제목을 가진 발표 자료와 함께 시작됐다.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이영택 원장은 ‘학원 심야 교습 시간 제한 조례가 고등학생의 학원 교습 시간 및 수면 시간에 미친 영향’ 연구를 들어, 오후 10시로 교습 시간을 제한한 지역에서 오히려 학생 수면 시간이 줄어 당시 개정 취지와는 상반되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학원 측은 10시 제한 조례가 이미 한 차례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을 받았고, 조례가 있다고 해서 수면 시간 감소 등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거듭 제시했다.

박명희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학원에 종사하는 대학원생들과 논의를 거치고, 논문과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지난 15년간의 10시 제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교생의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 시간이 증가한 사실에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김오영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장은 청소년 보호에 관련한 법안을 토대로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PC방과 찜질방, 노래방 등의 시설에서는 청소년 이용 시간을 10시까지로 국한하고 있는데, 학원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이 10시까지로 규제를 통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현실에서 현행 조례가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청소년 건강권 외면?
과로 경쟁 부추기기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극단적 선택 사망자 수는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기준 3배가량 늘었다. 통계청의 ‘초·중·고교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서울 고등학생(일반고 기준)의 사교육 참여율은 80.1%로, 전국 평균(70.7%)보다 9.4%p 높다. 또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 지역 고교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98만8000원에 이른다(지난해 기준).

학원 관계자 B씨는 토론에서 “요즘 아이들 가운데 12시에 자는 아이는 없다. 학원이 아니라 스마트폰 때문”이라면서 교습 시간을 조정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제재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경제력과 형평성을 운운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규제가 결국 온라인 교육 배불리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하느냐”고 주장했다.

가지각색의 날 선 의견이 이어지며 본래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2시까지로 예정됐던 토론회는 30분을 넘겨 종료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근식 교육감이 직접 학원 교습 12시 조례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론은?


서울시의회와 학원업계는 “더 많은 학생이 학습하고, 학원이 운영되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교육시민단체와 청소년단체는 “사교육 시장을 키우고 경쟁을 심화시켜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는 조치”라며 교습 시간 연장을 반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내달 17일 학원 조례안을 상정 보류하거나 미상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11대 서울시의회 내에서 해당 조례안을 처리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jen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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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