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반기 주목 프랜차이즈> 한 그릇이 하루를 바꾼다

한 그릇의 온도가 하루를 바꾼다. 금빛 그릇에서 피어오르는 맑은 김, 나무 뚜껑의 양념 단지와 통후추 그라인더, 그리고 작은 절구와 미니 맷돌. 손님은 들깨를 직접 갈아 국물에 톡 떨군다. 참깨 못지않은 고소한 향이 퍼지고, 한 숟갈이 기억이 된다. 정백선순대는 이런 디테일을 시스템으로 만든 브랜드다. 하루 100그릇만 판매하고, 다 팔리면 문을 닫는다. 이 단호한 규율은 품질을 지키는 약속이며, 점주의 삶을 지키는 방패다.

정백선순대의 아침은 삶기에서 시작된다. 순대와 머릿고기를 매장에서 직접 삶아 당일에만 판매한다. 삶는 시간과 염도, 세척 기준과 숙성 단계가 수치화돼있어 초보자도 따라 할 수 있다. 많은 순댓국집이 본사에서 공급받은 내장을 대량 사용하지만 잡내 리스크가 남는 것이 업계의 고질병이었다. 정백선순대는 이 고정관념을 거꾸로 세웠다.

숙성 수치화

매장 내 삶기 표준화를 통해 냄새 문제를 원천 차단하고, 당일 생산·당일 소진 원칙으로 신선도와 식감을 끌어올렸다. 이 철학은 곧 품절의 미학으로 연결된다. 하루 생산량을 100그릇으로 고정하면 재고와 폐기가 사라지고, 손님은 언제나 같은 맛을 만난다.

더 많이 팔 욕심 대신 정확하게 팔겠다는 선언이다. 그래서 더 벌고 싶으면 같은 셀을 하나 더 여는 것이 이 브랜드의 성장 공식이다.

정백선순대 콘셉트는 자영업 퍼플오션 시장 창출을 목표로 한다. 레드오션의 가격 경쟁도, 블루오션의 공상도 아니다. 시스템 혁신으로 기존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매출·수익 공식을 만든다. 본점은 그 퍼플오션의 실증 사례다.

20평 남짓한 매장에서 오후 3시가 되기 전에 매일 100그릇을 마감한다. 오픈 직후부터 대박 점포로 자리 잡았고, 손님은 들깨를 직접 갈아 넣는 경험과 잡내 없는 맑은 국물, 푸짐한 토핑에서 신뢰를 얻었다.

이 기세에 힘입어 본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직영점 10개 추가 오픈을 예고했다. 이미 예비 가맹 희망자가 10곳 이상 입지를 찾고 있다. 한정 수량, 스몰 배치, 다찌식 2인 운영이라는 간결한 모델이 현장에서 의외의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뉴욕에서 한 그릇 국밥을 미식의 언어로 번역해 낸 인기 브랜드들이 그러했듯, 정백선순대도 품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한 매장을 복제 가능하게 설계했다.

정백선순대의 홀은 긴 다찌 좌석이 중심이다. 좌석마다 보온 포트와 금빛 식기, 함초 소금·국산 통들깨·새우젓·청양고추 가루·다대기·통후추가 정갈하게 놓인다. 먹는 법을 안내하는 리플릿이 말없이 접객하고, 손님은 취향대로 간을 맞춘다.

주방은 삶기 스테이션과 마감 스테이션의 두 축으로 단순화돼있다. 오전에 삶아 소분한 재료가 피크 시간대에는 40초 내 한 그릇으로 완성된다. 접객 동선이 짧아 직원 두 명이면 충분하다. 별도 서빙이 거의 필요 없으니 체력 소모와 인건비 변동이 작다. 이 간결함이 오토 매장 기준 영업이익률 약 20%를 지키는 힘이다.

정백선순대의 1만5000원은 한 그릇이 아니라 한 상의 가격이다. 기본 구성은 순댓국과 공깃밥, 테이스팅용 수육·순대 한 접시, 깻잎과 소금·초장, 깍두기와 김치까지 정갈하게 차려지는 풀세트다. 좌석마다 절구와 미니 맷돌이 놓여 있어 손님이 통들깨를 직접 갈아 넣고 함초 소금·새우젓·다대기·청양고추 가루·통후추로 간을 맞춘다.

머릿고기의 탄력, 순대의 담백함, 들깨의 고소함과 통후추 향이 층위를 만들고, 반짝이는 금빛 그릇과 나무 뚜껑의 컨디먼트가 공간 경험을 완성한다. 푸짐하지만 과장되지 않은 맛, 전통적이되 낡지 않은 미감이 한 끼를 기억으로 남긴다. 육수는 보온 포트로 수시 리필이 가능해 만족감을 높이면서도 회전에는 방해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하루 생산량 100그릇을 기준으로 기본 하루 매출은 150만원이다. 여기에 잔술 중심의 소주와 갓김치와 깍두기 포장 추가 주문이 더해지면 체류 시간을 늘리지 않으면서 일매출이 160만~175만원 구간으로 자연 상승한다. 한 달에 26일 영업 시 보수 선은 약 3900만원, 무리 없는 상향 선은 4200만~4500만원이며, 다찌식 2인 고정 운영과 당일 삶기·슬림 메뉴로 폐기를 최소화하면 오토 기준 영업이익률 20% 달성이 가능하다.

매출 상한을 스스로 정한 한정 판매는 재고와 인력 변동을 제거해 예측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배달 수수료 리스크를 회피한 홀 회전 중심 구조가 마진을 지킨다. 가격 인상이 아닌 한 상의 가치와 잔술 매출이라는 합리적 보조 축으로 객단가를 안정적으로 방어한다.

참깨 못지않은 고소한 향
하루 딱 100그릇만 판매

결과적으로 매출은 고정돼도 이익은 구조적으로 방어되는, 정백선순대만의 수학이 완성된다.

창업 비용은 15평 기준 총 1억원 가이드. 점포 관련 비용과 보증금, 인테리어와 설비, 주방 장비와 집기, 간판과 오픈 마케팅 자금까지 묶은 현실적인 숫자다. 과잉 설비를 덜어내고 삶기·보관·마감에 집중한 표준화 장비 구성이 비용 효율을 만든다. 좌석은 다찌 14~18석이면 충분하다.

상권은 3040을 주 타깃으로 한 역세권 2선, 신흥 주거 벨트, 학원가와 오피스가 겹치는 생활 동선이 적합하다. 점심과 이른 저녁을 강하게 만들고, 품절 시 품격 있게 마감한다. 더 벌고 싶다면 한 매장을 키우기보다 동일 포맷의 두 번째, 세 번째 매장을 연다. 교육과 장비, 동선, 레시피가 복제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니 셀 확장이 빠르다.

정백선순대의 삶기 시스템은 초보자 친화적이다. 전처리 솔트와 세척 가이드, 염도와 온도, 시간 타이머가 원클릭으로 묶여 있다. 배치별 체크리스트와 QC 표도 간단명료하다. 후드 용량과 배수, 그리스트 트랩 용량을 넉넉히 설계해 돼지 비린내 민원을 사전에 차단한다. 사람의 감에 기대지 않는 표준화가 브랜드의 품질과 점주의 일상을 동시에 지킨다.

정백선순대의 가맹 정책은 한정 판매를 규율로 삼는다. 매장당 100그릇 한정은 본사와 점주의 공동 약속이다. 본사는 상권 분석, 개발, 공사 사양, 오픈 리허설, 초기 발주, 위생 점검, 리뷰 관리 템플릿까지 전 과정을 동행한다. 멀티 점포 운영은 적극 권장한다. 두세 개의 소형 매장을 소유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인력 풀과 교육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한정 판매는 양날의 검이다. 반복되는 조기 품절은 기대와 아쉬움을 동시에 만든다. 정백선순대는 익일 예약 20% 운영, SNS 품절 안내, 대기 명단 관리로 고객 경험을 설계한다. 원육 가격 변동에는 토핑 중량의 미세 조정과 사이드 판매 비중 확대로 마진을 방어한다. 배달은 하지 않고 포장만 운영한다.

포장은 깍두기·갓김치 등 저장성이 높은 아이템으로 구성해 품질과 회전을 동시에 잡는다. 무엇보다 품질을 해치는 확장은 하지 않는다. 직영 10개 확장 계획 역시 동일 포맷의 복제라는 원칙에서 출발한다.

본사 관계자의 말은 간결하다. “우리는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정확히를 선택한다.” 당일 삶기, 100그릇 상한, 다찌식 2인 운영, 초보자도 가능한 매뉴얼. 이 네 가지는 가맹점주가 시장에서 이길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손님은 고급을, 가맹점주는 예측 가능성을 얻는다. 이것이 정백선순대가 약속하는 프랜차이즈의 기준이다.

더 정확히

불확실성이 커진 외식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기세가 아니라 기준이다. 정백선순대는 당일 삶아 당일 판매, 품절 시 마감, 다찌식 2인 운영, 오토 기준 20% 영업이익, 15평 1억원 창업 포맷이라는 다섯 가지 기준으로 브랜드를 정의한다. 본점은 이미 매일 오후 3시 이전 100그릇 마감을 기록하며 실력을 증명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10개의 직영점 확장, 10곳이 넘는 예비 가맹 문의는 이 기준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정백선순대는 더 많은 그릇을 쌓는 대신 더 정확한 그릇을 반복한다. 품질을 지키는 단호함이 내일의 손님을, 내일의 가맹점을 불러온다. 퍼플오션의 문이 열려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한 그릇을 자신의 상권에서 반복해 낼 점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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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