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양극화 해소, 중도공동체가 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주 여론조사 결과,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0%로 전주보다 2% 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하면서, 특히 중도층의 탄핵 찬성이 70%대였다고 발표했다.

최근 국내 여론조사 기관들이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중도층의 여론을 담기 시작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진보와 보수가 탄핵 찬·반으로 갈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서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되면 중도층 표심이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성적인 정치 성향의 보수층과 진보층이 극우나 극좌의 과격한 행동에 실망하면서 정치에 환멸을 느껴 중도층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층이 그만큼 늘어나면서 여론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헌법개정특별위원회도 지난 27일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중도 성향의 인사를 임명하는 방안을 논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관을 대법원장, 대통령, 국회가 각각 3인을 추천하는 현행 방식으론 최근 탄핵 심판처럼 헌법재판관들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가 계속 대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중도층은 힘이 없다는 게 문제다. 진보나 보수처럼 정당도 없고, 이념도 없고, 지도자도 없다. 분명 실체가 있긴 한데 보이지 않는 게 중도층이다. 과거에 안철수 의원이 중도층을 모아 중도 정당을 창당했지만 양대 정당의 벽을 넘지 못해 실패했다.


방송에서 토론회나 대담을 할 때도 진보 인사와 보수 인사는 나오지만, 중도 인사는 초대조차 받지 못한다. 중도 인사가 나와 양대 정당의 잘못을 지적하고, 양대 정당의 갈등을 해소하는 모습이 방영되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탄핵 찬성 세력과 탄핵 반대 세력이 광화문, 여의도, 청계천 등에 모여 집회를 할 때도 중도층의 집회는 볼 수 없다. 중도층이 수로 보면 진보나 보수 세력보다 더 큰 세력인데도 그들의 주장이나 의견은 사장되고 있다.

필자는 정당이나 조직이 없는 중도층이 정치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최근 같이 탄핵 사태로 양대 정당이 치킨게임을 하고 있을 땐 광장이나 방송에라도 나와 양대 정당의 잘못을 지적하고 우리나라 정치가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도층이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의 싸움을 구경하다가 맘에 드는 정당에 박수를 보내는 구경꾼이 돼선 안 된다. 중도층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정치를 전혀 모르는 자로 오해받아서도 안 된다.

지성적인 중도층은 아무 생각 없이 진보와 보수 사이 중간에 존재하는 자가 아니다. 오히려 특정 정당의 편향된 주장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자다. 중도층은 진영의 논리에 갇혀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안에 대해 올바로 판단할 수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중도층의 목소리가 사회 곳곳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후보도 내지 않고,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후보도 내지 않는 순수한 세력인 중도층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에 반영돼야 우리 사회가 건전해질 수 있다.

광화문과 여의도 광장서 중도층의 집회도 열려 양대 정당의 문제점을 알리고 양대 정당이 화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중도층은 탄핵 찬·반 세력을 지지하는 대신 헌법재판소를 지지하면서 양대 정당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따르라고 경고해야 한다. 정당 대신 법과 원칙을 지지하는 세력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로 양립되는 구조여서 중도는 이념이 아니다. 그래서 보수 정권이나 진보 정권의 집권 중엔 태생적으로 중도층의 존재가 미미하지만, 집권 정당의 정책이 실패하거나 선거 때가 되면 중도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중도층이 늘어나고 중도층이 여론조사의 관심사가 된 이유도 나라가 어수선하고 대선이 이슈로 뜨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참에 우리 국가와 사회가 중도층을 단순히 표의 향방에 의해 분류되는 세력으로만 보지 말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지성적인 성향의 세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국가가 정치건 사회건 중도층을 확대한다면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중도층이 광장에도 방송에도 나와야 한다. 숨어 있으면 안 된다. 중도층이야말로 도덕적이고 올바르게 사는 편이기에 떳떳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필자가 말하는 중도층의 세력화는 제3지대 같은 정당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 정당이 아니라 중도층의 목소리를 내는 구성체, 즉 중도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중도공동체는 한시적인 공동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안별로 대안을 제시하고 화해와 협력의 장을 만드는 공동체면 된다.

현재 진보 3명, 보수 3명, 중도 2명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도 중도 성향의 재판관의 의견을 새겨들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헌법재판소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

중도공동체가 자립 잡기 전 우선 탄핵 사태가 종결되면 중도 성향의 인사들로 구성된 중도위원회라도 만들어 양극화로 생긴 국가적 대혼란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 여야 대치로 추진조차 못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도 중도위원회에 맡겨야 한다. 우리 국민이 양대 정당을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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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