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외롭게 떠난 김새론

새로운 시작 꿈꿨지만…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배우 김새론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김새론의 사망은 예견된 미래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는 단 한 번의 잘못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언론과 네티즌들의 타작질에 또 한 생명이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하지만 여론은 언제 그랬냐는 듯 180도 돌변해 김새론을 추모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김새론을 죽음으로 내몬 것일까?

배우 김새론이 지난 16일 오후 4시54분경 서울 성동구 자택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만나기로 약속했던 친구가 집을 방문했다가 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김새론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숨을 거뒀으며,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 영상
고통 호소

현장서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7일 국가수사본부 정례 브리핑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변사사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별다른 추가 수사 내용도 없다”고 밝혔다.

김새론은 2022년 5월18일 서울 청담동 부근서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켜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사고로 변압기가 파손되면서 주변 건물 4곳과 가로등의 전기가 일시적으로 끊겼고, 인근 상점 57곳에서는 카드 결제가 한동안 불가능해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그는 현장서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채혈 검사를 요청했으며,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기준인 0.2%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인해 김새론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으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사고 전 촬영을 마친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차현주’역을 맡았으나, 대부분의 촬영분이 편집됐고, 후반부에서는 다른 배우로 대체됐다.


자숙 기간 동안 김새론은 생활고를 겪으며 카페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방송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 대부분을 가족의 생활비와 부모의 사업 자금으로 사용했으며, 음주 운전 사고로 인해 발생한 위약금과 손해배상금을 감당하지 못해 전 소속사로부터 약 7억원을 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기존에 거주하던 소속사 명의의 아파트서도 나와야 했다. 채무 상환이 지연되자 소속사는 김새론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상환을 요구했다. 회사 자금을 개인에게 빌려준 만큼, 변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방송 활동이 끊긴 김새론은 채무를 갚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여론의 반응이 워낙 부정적이었던 탓에 복귀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카페와 연기학원 등에서 아르바이트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으나, 빚을 상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김새론은 채권자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고, 반드시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는 2022년 5월 김새론의 음주 운전 사고 이후 그의 근황을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같은 해 11월, 이씨는 제보를 근거로 “김새론이 자숙 기간 중 생일을 맞아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며 비판했다. 이듬해에는 김새론이 생활고로 인해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보여주기식 행태’라며 지적했다.

음주 운전 사고 후 방송 끊겨 생활고
알바로 생계 유지하다 극단적 선택

지난달 6일에는 김새론이 SNS에 한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결혼설이 제기되자, 이씨가 직접 사실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본인 번호까지 삭제했다”며 “자숙의 진정성이 없고, 유명 연예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조차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이씨 등 유튜버와 일부 언론 보도가 김새론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권영찬 한국연예인자살예방협회 소장은 지난 17일, 김새론의 빈소서 언론에 “유튜버의 ‘폭로 영상’으로 고인이 큰 심적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현재 이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김새론에 대한 영상이 모두 내려간 상태다. 유튜브에는 “한 사람을 죽게 만들고 영상만 내리면 그만인가” “이런 방송 채널은 삭제해야 한다” 등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그룹 AOA 출신 권민아도 이씨를 비판했다. 권민아는 “저도 전혀 일면식 없는 분이라 조심스럽지만, 솔직히 저에 대해서도 예전에 함부로 지껄이고 당해본 사람으로서 다 아는 척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 역겹다”며 자신도 같은 경험이 있음을 밝혔다.

이어 “마치 날, 아니 우릴 오래전부터 지켜봐 온 사람처럼 엄청 가까이 늘 계셨었던 것처럼 허위 사실만 가지고 ‘팩트다’ ‘팩트다’ 세뇌하는 영상이구나. 다 보지도 못하고 껐다”며 “그때 당시에는 당신이란 사람도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상처받고 울었는데, 저도 그땐 솔직히 정신적으로 더 미치는 줄 알았다”고 당시 고통을 회상했다.

김새론의 사망 이후, 지난 19일 방송서 한 연예부 기자는 김새론의 카페 아르바이트가 ‘보여주기식’이 아니었음을 직접 확인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우연히 카페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김새론을 마주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김새론의 아르바이트가 가짜라는 기사가 나왔을 때 저도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사동의 한 카페에 우연히 방문했는데 부엌서 일하다가 쪼르르 와서 ‘주문받을게요, 오래 기다리셨죠’라고 상냥하게 일하는 직원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인이 ‘저 사람 김새론인 것 같다’고 말해 확인해 보니 정말 김새론이었다”며 “눈으로 직접 일하고 있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새론에게 자신의 명함과 함께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나도 기사를 보고 오해했던 사람 중 한 명인데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지금 나오고 있는 기사들에 대해서도 내가 대신 사과하고 싶다. 언젠가 좋은 날, 좋은 장소서 꼭 영화로 인터뷰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후 카페 사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그는 “그 메모를 본 김새론이 옥상에 올라가 한참 동안 오열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새론은 개명 후 카페 개업과 연예계 복귀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지인은 “음주 운전 사고 이후 김새론이 이름을 ‘김아임’으로 개명했다”며 “안경을 쓰고 이름도 달라 처음에는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지만, (카페에서 일하는)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정체가 밝혀졌고 결국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고민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연기자로서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칸 영화제
최연소 배우

김새론은 지난해 4월 연극을 통해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이씨의 폭로 영상이 공개된 후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결국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했다. 당시 그는 이미 법적 처벌과 피해 보상을 마친 상태였으며, TV 드라마나 상업 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김새론의 연극 무대 복귀를 부정적으로 다루며 여론을 형성했고, 결국 그는 무대에 오르지도 못한 채 작품서 하차해야 했다.

김새론은 생전 배우로서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 한 인터뷰서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에 자주 출연하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씩씩한 태도를 보였다.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두운 이미지가 형성된 것에 대해서도 “세상에는 밝은 아이도 있지만, 어두운 아이도 있을 것”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서도 김새론은 확고한 주관을 드러냈다.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다. 대본을 읽고 결정하는 건 결국 나다. 부모님과 소속사의 조언을 듣기는 하지만, 최종 선택은 내가 한다”는 그는 “어떤 특정한 장면이나 캐릭터에 끌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야기서 여운이 남는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배우로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이미 각오한 것이 있다. 내가 감수해야 할 것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며 지금까지 맡아 온 역할에 대해서도 “불만은 없다. 오로지 맡은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새론은 영화 <여행자>서 부모에게 버려진 ‘진희’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진희’라는 배역을 연기하며 관객들을 압도하는 연기로 극찬을 받았다. 당시 아역 배우였지만 9세라고는 믿을 수 없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김새론은 이 영화에 출연하며 최연소로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이후 영화 <아저씨>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김새론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에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아저씨>서 함께 연기했던 배우 원빈은 김새론의 빈소를 찾아 눈물을 쏟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남다르다. 15년 전 개봉한 <아저씨>서 사실상 투톱 주연으로 호흡을 맞추며 각별한 관계를 형성했다.

계속된
마녀사냥

당시 원빈은 ‘딸 바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로 어린 김새론을 각별히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원빈은 김새론에게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들을 주기도 했으며, 김새론도 이를 소중히 간직하며 애정을 표현했다. 과거 미니홈피를 통해 원빈에게 받은 분홍색 미니 노트북과 알록달록한 공주님 머리빗을 공개하며 “아저씨처럼 바른 어른이 될게요. 제 방에 소중히 모셔뒀어요”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김새론과 절친한 친구였던 그룹 악동뮤지션의 이수현도 빈소를 찾아 오열했다. 특히 이수현은 김새론의 빈소가 마련되자마자 곧장 달려와 자리를 지키며 끝까지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김보라도 함께하며 김새론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두 사람은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김새론과 이수현은 연예계서도 소문난 절친으로, 각별한 우정을 이어왔다. 지난 2021년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독립만세>서도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는 김새론과 김보라가 이수현의 집을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수현은 두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친해진 지 4~5년 정도 됐다. 단체 대화방서 집 비밀번호까지 공유할 정도”라며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이어 “지금까지 한번도 싸운 적 없이 잘 지내고 있다”며 “우리 집에 오면 김보라는 청소와 분리수거를 맡고, 김새론은 요리를 한다. 나는 베짱이처럼 논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집에 김보라와 김새론을 위한 칫솔과 슬리퍼를 항상 3개씩 준비해둘 정도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SNS서도 함께 찍은 사진을 꾸준히 공유하며 남다른 친분을 과시해 왔다.

김새론의 죽음에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는 한편,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여러분, 우리는 못나지고 있다”며 과거 고인을 향한 도 넘은 공격과 비방을 가한 사회를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배우 김새론의 사망 소식을 언급하며 깊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김새론씨가 세상을 떠났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성경 구절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우 이선균의 명대사를 인용하며 “내가 내 과거를 잊고 싶어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과거도 잊어줘야 하는 게 인간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새론씨의 과거 행적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금 느끼는 비통함과 참담함, 그리고 무언가 잘못돼가고 있다는 감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잔인해지고 있다. 자신이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 믿는 순간, 죽창을 들고 목표물을 사정없이 공격한다”며 “그 방식이 아무리 공적 범위를 넘어 잔인해도 상관없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개명 후 복귀 준비 중 반복된 좌절
무차별 비난 문화에 대한 성찰 필요

또 “서로를 향한 ‘파묘’가 일상이 되었고, 폭로가 이어지고, 끝까지 쫓아가 상대를 짓이겨 버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를 제지하지 않는다”며 “이 광기의 책임이 특정 정치 세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상대를 공격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망설임 없이 죽창을 휘둘렀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 최고위원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도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 누군가를 인격적으로 살해하지 않는 것, 섣부른 판단으로 집단 린치를 가하지 않는 것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지키려 했던 가치들”이라며 “이제 다시 그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지옥도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법이 그를 처벌할 것이다. 그러나 ‘그를 바로 세운다’는 명목으로 손쉽게 죽창을 드는 것은 결코 정의가 될 수 없다”며 “이 숨 막히는 지옥 열차를 멈추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예능프로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던 나종호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도 배우 김새론의 비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지적했다.

나 조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음주 운전은 분명히 큰 잘못이다. 만약 처벌이 약하다면 그것은 법체계의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한번의 실수로 인해 재기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사람을 사회서 매장시키는 것은 건강한 사회의 모습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사회는 실수하거나 낙오된 사람을 쉽게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간다.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오징어 게임>과 같다”고 비유했다.

또 “개인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편이지만, 김새론 배우의 죽음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결과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마지막으로 접한 그녀의 소식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기사였다. 그런데 그 기사뿐만 아니라 그녀가 일한 카페마저 온갖 악플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잃어야, 우리가 타인에게 숨 쉴 틈도 없이 파괴적인 수치심을 부여하는 일을 멈출까”라며 “이제는 사회적 대화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덧붙이며 깊은 슬픔을 표했다.

연예인을 향한 악성 댓글 문제는 오랫동안 사회적 이슈로 지적돼왔다. 지난 2019년 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와 카라 출신 구하라, 그리고 지난해 배우 이선균까지, 악성 댓글로 인한 안타까운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더 나아가, 김새론의 사생활을 세세히 보도하며 비난 여론을 부추긴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저씨도
울었다

그가 음주 운전 사고로 활동을 중단한 이후 근황이 전해지거나 복귀를 시도할 때마다, 언론이 그의 일상을 지나치게 부각하며 논란을 키웠다. 또 이 과정서 악성 댓글이 양산됐으며, 다시 기사화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지속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보도 방식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논란을 소비하며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성찰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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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