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외롭게 떠난 김새론

새로운 시작 꿈꿨지만…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배우 김새론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김새론의 사망은 예견된 미래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는 단 한 번의 잘못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언론과 네티즌들의 타작질에 또 한 생명이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하지만 여론은 언제 그랬냐는 듯 180도 돌변해 김새론을 추모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김새론을 죽음으로 내몬 것일까?

배우 김새론이 지난 16일 오후 4시54분경 서울 성동구 자택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만나기로 약속했던 친구가 집을 방문했다가 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김새론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숨을 거뒀으며,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 영상
고통 호소

현장서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7일 국가수사본부 정례 브리핑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변사사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별다른 추가 수사 내용도 없다”고 밝혔다.

김새론은 2022년 5월18일 서울 청담동 부근서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켜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사고로 변압기가 파손되면서 주변 건물 4곳과 가로등의 전기가 일시적으로 끊겼고, 인근 상점 57곳에서는 카드 결제가 한동안 불가능해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그는 현장서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채혈 검사를 요청했으며,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기준인 0.2%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인해 김새론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으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사고 전 촬영을 마친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차현주’역을 맡았으나, 대부분의 촬영분이 편집됐고, 후반부에서는 다른 배우로 대체됐다.

자숙 기간 동안 김새론은 생활고를 겪으며 카페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방송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 대부분을 가족의 생활비와 부모의 사업 자금으로 사용했으며, 음주 운전 사고로 인해 발생한 위약금과 손해배상금을 감당하지 못해 전 소속사로부터 약 7억원을 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기존에 거주하던 소속사 명의의 아파트서도 나와야 했다. 채무 상환이 지연되자 소속사는 김새론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상환을 요구했다. 회사 자금을 개인에게 빌려준 만큼, 변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방송 활동이 끊긴 김새론은 채무를 갚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여론의 반응이 워낙 부정적이었던 탓에 복귀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카페와 연기학원 등에서 아르바이트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으나, 빚을 상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김새론은 채권자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고, 반드시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는 2022년 5월 김새론의 음주 운전 사고 이후 그의 근황을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같은 해 11월, 이씨는 제보를 근거로 “김새론이 자숙 기간 중 생일을 맞아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며 비판했다. 이듬해에는 김새론이 생활고로 인해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보여주기식 행태’라며 지적했다.

음주 운전 사고 후 방송 끊겨 생활고
알바로 생계 유지하다 극단적 선택

지난달 6일에는 김새론이 SNS에 한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결혼설이 제기되자, 이씨가 직접 사실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본인 번호까지 삭제했다”며 “자숙의 진정성이 없고, 유명 연예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조차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이씨 등 유튜버와 일부 언론 보도가 김새론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권영찬 한국연예인자살예방협회 소장은 지난 17일, 김새론의 빈소서 언론에 “유튜버의 ‘폭로 영상’으로 고인이 큰 심적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현재 이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김새론에 대한 영상이 모두 내려간 상태다. 유튜브에는 “한 사람을 죽게 만들고 영상만 내리면 그만인가” “이런 방송 채널은 삭제해야 한다” 등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그룹 AOA 출신 권민아도 이씨를 비판했다. 권민아는 “저도 전혀 일면식 없는 분이라 조심스럽지만, 솔직히 저에 대해서도 예전에 함부로 지껄이고 당해본 사람으로서 다 아는 척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 역겹다”며 자신도 같은 경험이 있음을 밝혔다.

이어 “마치 날, 아니 우릴 오래전부터 지켜봐 온 사람처럼 엄청 가까이 늘 계셨었던 것처럼 허위 사실만 가지고 ‘팩트다’ ‘팩트다’ 세뇌하는 영상이구나. 다 보지도 못하고 껐다”며 “그때 당시에는 당신이란 사람도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상처받고 울었는데, 저도 그땐 솔직히 정신적으로 더 미치는 줄 알았다”고 당시 고통을 회상했다.

김새론의 사망 이후, 지난 19일 방송서 한 연예부 기자는 김새론의 카페 아르바이트가 ‘보여주기식’이 아니었음을 직접 확인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우연히 카페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김새론을 마주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김새론의 아르바이트가 가짜라는 기사가 나왔을 때 저도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사동의 한 카페에 우연히 방문했는데 부엌서 일하다가 쪼르르 와서 ‘주문받을게요, 오래 기다리셨죠’라고 상냥하게 일하는 직원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인이 ‘저 사람 김새론인 것 같다’고 말해 확인해 보니 정말 김새론이었다”며 “눈으로 직접 일하고 있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새론에게 자신의 명함과 함께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나도 기사를 보고 오해했던 사람 중 한 명인데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지금 나오고 있는 기사들에 대해서도 내가 대신 사과하고 싶다. 언젠가 좋은 날, 좋은 장소서 꼭 영화로 인터뷰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후 카페 사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그는 “그 메모를 본 김새론이 옥상에 올라가 한참 동안 오열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새론은 개명 후 카페 개업과 연예계 복귀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지인은 “음주 운전 사고 이후 김새론이 이름을 ‘김아임’으로 개명했다”며 “안경을 쓰고 이름도 달라 처음에는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지만, (카페에서 일하는)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정체가 밝혀졌고 결국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고민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연기자로서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칸 영화제
최연소 배우

김새론은 지난해 4월 연극을 통해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이씨의 폭로 영상이 공개된 후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결국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했다. 당시 그는 이미 법적 처벌과 피해 보상을 마친 상태였으며, TV 드라마나 상업 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김새론의 연극 무대 복귀를 부정적으로 다루며 여론을 형성했고, 결국 그는 무대에 오르지도 못한 채 작품서 하차해야 했다.

김새론은 생전 배우로서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 한 인터뷰서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에 자주 출연하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씩씩한 태도를 보였다.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두운 이미지가 형성된 것에 대해서도 “세상에는 밝은 아이도 있지만, 어두운 아이도 있을 것”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서도 김새론은 확고한 주관을 드러냈다.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다. 대본을 읽고 결정하는 건 결국 나다. 부모님과 소속사의 조언을 듣기는 하지만, 최종 선택은 내가 한다”는 그는 “어떤 특정한 장면이나 캐릭터에 끌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야기서 여운이 남는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배우로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이미 각오한 것이 있다. 내가 감수해야 할 것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며 지금까지 맡아 온 역할에 대해서도 “불만은 없다. 오로지 맡은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새론은 영화 <여행자>서 부모에게 버려진 ‘진희’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진희’라는 배역을 연기하며 관객들을 압도하는 연기로 극찬을 받았다. 당시 아역 배우였지만 9세라고는 믿을 수 없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김새론은 이 영화에 출연하며 최연소로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이후 영화 <아저씨>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김새론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에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아저씨>서 함께 연기했던 배우 원빈은 김새론의 빈소를 찾아 눈물을 쏟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남다르다. 15년 전 개봉한 <아저씨>서 사실상 투톱 주연으로 호흡을 맞추며 각별한 관계를 형성했다.

계속된
마녀사냥

당시 원빈은 ‘딸 바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로 어린 김새론을 각별히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원빈은 김새론에게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들을 주기도 했으며, 김새론도 이를 소중히 간직하며 애정을 표현했다. 과거 미니홈피를 통해 원빈에게 받은 분홍색 미니 노트북과 알록달록한 공주님 머리빗을 공개하며 “아저씨처럼 바른 어른이 될게요. 제 방에 소중히 모셔뒀어요”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김새론과 절친한 친구였던 그룹 악동뮤지션의 이수현도 빈소를 찾아 오열했다. 특히 이수현은 김새론의 빈소가 마련되자마자 곧장 달려와 자리를 지키며 끝까지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김보라도 함께하며 김새론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두 사람은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김새론과 이수현은 연예계서도 소문난 절친으로, 각별한 우정을 이어왔다. 지난 2021년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독립만세>서도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는 김새론과 김보라가 이수현의 집을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수현은 두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친해진 지 4~5년 정도 됐다. 단체 대화방서 집 비밀번호까지 공유할 정도”라며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이어 “지금까지 한번도 싸운 적 없이 잘 지내고 있다”며 “우리 집에 오면 김보라는 청소와 분리수거를 맡고, 김새론은 요리를 한다. 나는 베짱이처럼 논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집에 김보라와 김새론을 위한 칫솔과 슬리퍼를 항상 3개씩 준비해둘 정도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SNS서도 함께 찍은 사진을 꾸준히 공유하며 남다른 친분을 과시해 왔다.

김새론의 죽음에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는 한편,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여러분, 우리는 못나지고 있다”며 과거 고인을 향한 도 넘은 공격과 비방을 가한 사회를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배우 김새론의 사망 소식을 언급하며 깊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김새론씨가 세상을 떠났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성경 구절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우 이선균의 명대사를 인용하며 “내가 내 과거를 잊고 싶어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과거도 잊어줘야 하는 게 인간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새론씨의 과거 행적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금 느끼는 비통함과 참담함, 그리고 무언가 잘못돼가고 있다는 감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잔인해지고 있다. 자신이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 믿는 순간, 죽창을 들고 목표물을 사정없이 공격한다”며 “그 방식이 아무리 공적 범위를 넘어 잔인해도 상관없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개명 후 복귀 준비 중 반복된 좌절
무차별 비난 문화에 대한 성찰 필요

또 “서로를 향한 ‘파묘’가 일상이 되었고, 폭로가 이어지고, 끝까지 쫓아가 상대를 짓이겨 버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를 제지하지 않는다”며 “이 광기의 책임이 특정 정치 세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상대를 공격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망설임 없이 죽창을 휘둘렀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 최고위원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도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 누군가를 인격적으로 살해하지 않는 것, 섣부른 판단으로 집단 린치를 가하지 않는 것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지키려 했던 가치들”이라며 “이제 다시 그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지옥도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법이 그를 처벌할 것이다. 그러나 ‘그를 바로 세운다’는 명목으로 손쉽게 죽창을 드는 것은 결코 정의가 될 수 없다”며 “이 숨 막히는 지옥 열차를 멈추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예능프로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던 나종호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도 배우 김새론의 비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지적했다.

나 조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음주 운전은 분명히 큰 잘못이다. 만약 처벌이 약하다면 그것은 법체계의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한번의 실수로 인해 재기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사람을 사회서 매장시키는 것은 건강한 사회의 모습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사회는 실수하거나 낙오된 사람을 쉽게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간다.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오징어 게임>과 같다”고 비유했다.

또 “개인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편이지만, 김새론 배우의 죽음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결과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마지막으로 접한 그녀의 소식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기사였다. 그런데 그 기사뿐만 아니라 그녀가 일한 카페마저 온갖 악플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잃어야, 우리가 타인에게 숨 쉴 틈도 없이 파괴적인 수치심을 부여하는 일을 멈출까”라며 “이제는 사회적 대화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덧붙이며 깊은 슬픔을 표했다.

연예인을 향한 악성 댓글 문제는 오랫동안 사회적 이슈로 지적돼왔다. 지난 2019년 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와 카라 출신 구하라, 그리고 지난해 배우 이선균까지, 악성 댓글로 인한 안타까운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더 나아가, 김새론의 사생활을 세세히 보도하며 비난 여론을 부추긴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저씨도
울었다

그가 음주 운전 사고로 활동을 중단한 이후 근황이 전해지거나 복귀를 시도할 때마다, 언론이 그의 일상을 지나치게 부각하며 논란을 키웠다. 또 이 과정서 악성 댓글이 양산됐으며, 다시 기사화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지속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보도 방식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논란을 소비하며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성찰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msharp@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