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김새론 사망 연루설 김수현

사랑했다면 했다고 왜 말 못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배우 김수현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고 김새론이 세상을 등지는 데 적지 않은 책임이 있었다는 지적이 거세다. 김수현의 소속사는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못 박았으나 두 사람이 연인관계였다는 정황이 공개되면서 사태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김수현은 1988년 2월16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일원동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앓았던 심장질환과 외동아들로 자란 외로움 때문인지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이런 김수현은 어머니의 권유로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기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여러 톱스타들과 친분을 쌓으며 방송에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나 위기가 닥쳤다.

“괜찮은
친구다”

김수현은 남중, 남고를 나왔다. 그를 지도했던 담임교사는 한 언론 인터뷰서 “연예계 쪽으로는 방향을 보이지 않은 학생이었다. 수현이가 연기자가 됐다고 해서 놀랐다. 중학교 때는 굉장히 얌전한 학생이었다”고 언급했다.

내성적이지만 장난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할 정도다.

배우 성동일은 “생각보다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 스타일이다. 나보다 더 웃기고 장난도 많다. 한 살이라도 더 많은 선배가 오면 먼저 인사한다. 예의가 바르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공효진은 “수현씨는 실제 눈치가 빠르다. 똑똑하고 똘똘한 친구다. 노래도 잘 부른다. 대기실이 바로 옆인데 방음을 부탁해야 할 정도로 밝고, 항상 신이 나 있다. 혼낼 곳이 없이 상당히 똘똘하다”고 말한 바 있다.


성동일의 말대로 김수현은 예의가 굉장히 바른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과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서도 볼 수 있었는데, 당시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그는 상을 3개나 받고도 기념촬영 당시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위해 좋은 자리를 양보했다.

차승원은 언론 인터뷰서 “괜찮은 친구다. 휘둘리지 않는 친구”라며 “까탈스럽지 않고 자기 주관이 확실해 자기 몫을 해내면서도 다른 사람을 챙긴다. 그게 쉽지 않은데 김수현은 그걸 해낸다. 어떤 친구들은 ‘아유, 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 친구는 되게 무덤덤했다”며 “무덤덤하게 이렇게 지나가는 것들이 내겐 잔상이 많이 남았다. 자기 것을 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건 굉장히 힘들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그걸 한다. 굉장히 견고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눈물이 많은 편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본인도 “우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잘 우는’ 배우로 유명하다. 청량한 소년미와 진한 남성미를 골고루 담은 팔색조로 해외 팬층까지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목소리가 좋은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소년미 있는 얼굴과 대비되는 반전의 중저음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여러 설문조사에 목소리 좋은 남자 배우로 이름이 올랐다.

김수현은 왼손잡이다. <아버지의 집> 출연 당시 가족들 간의 식사하는 장면을 보면, 왼손잡이인 김수현이 오른손으로 식사 장면을 촬영하다가 젓가락질을 못해 숟가락만 사용하고 있는 것을 선배 연기자 최민수, 백일섭이 눈치채곤 반찬을 밥 위에 살포시 올려주는 모습이 포착된다.

고등학생 시절 연기학원 다녀 소극적 성격 극복
중국서 드라마 대박으로 한 해 수백억 벌어들여

맡은 캐릭터의 ‘디테일’ 표현을 위해 배역에 맞춰 손 사용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의 꾸준한 연습과 노력 덕분에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서는 오른손으로 능숙하게 젓가락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볼링 등 운동은 오른손으로 하는 듯하다.


노래도 굉장히 잘하는데, 아버지의 영향으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박진영의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노래 실력이 성장해 “노래 잘하는 배우”로 매번 꼽힌다. 한 라디오서 윤하는 “저도 전에 뵀는데 제 노래를 갑자기 부르시더라”며 “그때 ‘내가 알던 훤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홍기 역시 본인의 라디오서 예전에 2PM의 JUN. K 생일파티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사기캐가 아닌가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볼링, 스키, 자전거, 복싱, 클라이밍, 스킨스쿠버, 배드민턴, 테니스, 등산, 필라테스, 헬스, 골프 등의 취미를 갖고 있고 하나에 빠지면 죽도록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이런 김수현을 이상형으로 뽑은 여자 연예인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이민정, 임수정, 수지, 김유정, 윤여정, 사쿠라, 서지혜, 나나, 송해나, 이요원, 엄현경, 허영지, 송지은, 차오루, 연우 등이다.

김수현은 인기가 많은 만큼 숱한 열애설의 주인공이었다. 2015년 10월19일, 원더걸스 출신 배우 안소희와 열애설이 났다. 1년째 교제 중이며, 안소희가 거주한 아파트에 일정이 없을 때 김수현이 극비리에 오가고 있다는 목격담이 불거졌다.

안소희가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와 새롭게 계약을 맺으면서 회사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중 김수현이 자신이 속한 회사를 추천했다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기사가 났으나 10분 만에 단호하게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친한 사이는 맞지만 열애의 감정을 가진 사이는 결코 아니라며 열애설을 일축했다.

그에 따르면, 본래부터 안소희의 키이스트 행은 양근환 대표와의 친분으로 인해 이뤄진 일이고, 이전 회사와 계약기간이 끝나는 김에 양 대표가 제안했다.

각종 구설
연연치 않아

소속사는 “김수현과 안소희는 원래 알던 사이다. 두 사람을 포함해 어울리는 멤버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두 사람이 모임서 가끔 만나 시간을 보낼 수는 있으나, 둘만 따로 만나 데이트를 하지는 않았다”며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열애설이 난 이후에도 안소희의 영화 <부산행> VIP 시사회에 김수현이 참석하는 등 구설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7년 2월7일, 또 중국발 가짜 뉴스로 안소희와 4월 결혼설이 불거지자 “대응 가치도 없는 뉴스”라고 잘라 말했다.

이후에도 안소희는 김수현의 영화 <리얼>에 우정 출연하며 여전한 친분을 드러냈다. 이후 언론 인터뷰서 김수현은 실제 결혼설까지 났던 안소희가 카메오로 출연해 놀랐다는 기자들 질문에 “열애설이나 결혼설은 어느 연예인이나 겪는 거잖아요? 전 그런 걸 신경쓰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찍을 때에도 거기(열애설)까지 생각하진 않았어요. 영화는 영화니까요”라고 담담히 대답하기도 했다.

2021년 4월13일엔 배우 서예지가 가스라이팅 등 여러 논란 및 사건사고 상황서 김수현과 그의 사촌형 이로베 PD와의 삼각관계 의혹이 재조명됐다.


2020년 6월, 김용호 전 연예기자는 마치 예언을 하듯 현장서 문제됐던 서예지의 인성 및 태도를 비롯한 서예지와 김수현, 이 PD의 삼각관계에 대해 거론했다. 앞서 서예지가 김수현과 사귀다가 이별한 후 그의 사촌형이자 두 사람의 소속사 이 PD와 만나고 있다는 의혹이었다. 당시 배우 김새론까지 거론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6월11일, 아이오아이, 프리스틴 출신 배우 임나영과의 해외 매체발 뜬금없는 열애설에 대해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임나영 소속사 마스크스튜디오 측 역시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도 아니고, 얼굴을 아는 사이 정도”라며 “지인들과 페스티벌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만난 김수현과 인사했는데 주변이 시끄러워 잠깐 귓속말을 하는 모습이 (사진으로)찍힌 것 같다”고 해명했다.

잇단 열애설
모두 “몰라”

지난해 7월1일,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서 부부 연기 호흡을 맞추며 큰 인기를 모았던 김지원과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김수현은 SNS에 사진 3장을 급히 삭제했는데,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광삭(빛의 속도로 삭제)된 사진 속 김수현의 포즈와 최근 김지원이 SNS에 올린 사진의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커플 사진’이라고 의심했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김수현에게 김새론의 죽음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튜브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 측은 지난 11일, 김새론의 유족들이 제보한 것이라며 볼 뽀뽀 사진과 문자메시지를 공개했고, 이튿날엔 김새론에게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가 보낸 것으로 알려진 내용증명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김새론은 2020년 김수현의 권유로 신생 기획사였던 골드메달리스트로 이적했다. 골드메달리스트는 김수현과 그의 이종사촌 이로베씨가 함께 설립한 1인 기획사로, 김새론이 외부 영입 1호 연예인이었다.

당시 골드메달리스트는 김새론의 음주 운전 사고로 발생한 손해배상금 및 위약금 명목의 7억원을 대신 갚아줬다. 그해 12월 김새론은 전속계약 만료로 재계약 없이 소속사와 결별했다.

김새론은 이후 활동 중단으로 인한 생활고를 겪던 중 소속사로부터 7억원을 갚으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유족에 따르면, 당시 김새론은 운전사고로 발생한 변압기 수리와 상가 변상 등 비용을 소속사 도움 없이 본인 돈으로 해결했다.

김수현이 대여 형식으로 변제해 준 ‘7억 채무’에 대해서는 추후 작품활동 등을 통해 차근차근 갚을 계획이었으나, 소속사가 “조속한 시일 내 대여금 (7억원) 전액을 입금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서 김새론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김수현이라고 판단했다. 김새론은 수차례 그에게 전화와 문자로 SOS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얼마 후 전화번호마저 바꿔(카톡 문자 ‘알수 없음’으로 변경) 매달릴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당시 문자에서 김새론은 “오빠 나 새론이야, 내용증명서 받았어, 소송한다고. 나한테 시간을 넉넉히 주겠다고 해서 내가 열심히 복귀 준비도 하고 있고, 매 작품에 몇 퍼센트씩이라도 차근차근 갚아 나갈게. 안 갚겠다는 소리 아니고, 당장 7억을 달라고 하면 나는 정말 할 수가 없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건데 꼭 소송까지 가야만 할까”라고 호소했다.

김과 연인관계 인정
“아무런 책임 없다?”

김새론 유족은 “새론이가 부모 반대에도 소속사 이적을 강행했을 만큼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는 입장인 반면,김수현 소속사 측은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는 만큼 진위 여부도 엇갈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새론의 사망일은 지난 2월16일로, 이날은 김수현의 생일이었다.

김새론은 죽기 전 일부 유튜버들의 끝없는 공세와 악플에 시달렸고, 사망 후엔 유족들이 그 고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유족 측을 대표해 대외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김새론의 이모는 아역 연기자 활동 당시부터 어머니와 친자매처럼 친밀하게 지내 온 밀접한 관계다.

김새론의 죽음 이후엔 김수현 측의 ‘사실무근’ 입장 표명에 대해 ‘사자명예훼손’으로 보고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잇단 논란으로 인해 김수현의 흔적은 광고계서 차츰 사라지고 있다. 떠안아야 할 위약금 규모도 수백억원대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2014년 중국 매체 <양쯔완바오>는 김수현이 중국서만 광고수익으로 약 5억위안(한화 약 909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현지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단숨에 한류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30개 이상의 브랜드 광고를 소화하며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다.

900억원을 벌었던 시점이 11년 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그의 광고 모델료는 더욱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서도 큰 인기를 누렸으며, 광고 몸값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해 왔다. <별그대>가 히트한 2012년 이후, 연간 광고수익만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당시 계약 기준 한 편당 모델료는 약 10억원에 달했다.

이후 군복무로 인해 한동안 활동이 주춤했지만, 여전히 광고 업계에선 톱모델로 군림해오고 있다.

최근 논란이 확산되면서 그의 광고계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광고 계약서에는 ‘사회적 논란이나 법적 문제 발생 시 광고비의 2~3배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김수현의 높은 몸값을 고려하면, 광고 위약금 규모도 수백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논란 확산
광고계 손절

현재까지 구체적인 위약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김수현이 감당해야 할 금액이 최소 2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연간 9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그에게 200억원이 실제로 경제적인 타격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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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