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김새론 사망 연루설 김수현

사랑했다면 했다고 왜 말 못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배우 김수현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고 김새론이 세상을 등지는 데 적지 않은 책임이 있었다는 지적이 거세다. 김수현의 소속사는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못 박았으나 두 사람이 연인관계였다는 정황이 공개되면서 사태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김수현은 1988년 2월16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일원동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앓았던 심장질환과 외동아들로 자란 외로움 때문인지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이런 김수현은 어머니의 권유로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기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여러 톱스타들과 친분을 쌓으며 방송에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나 위기가 닥쳤다.

“괜찮은
친구다”

김수현은 남중, 남고를 나왔다. 그를 지도했던 담임교사는 한 언론 인터뷰서 “연예계 쪽으로는 방향을 보이지 않은 학생이었다. 수현이가 연기자가 됐다고 해서 놀랐다. 중학교 때는 굉장히 얌전한 학생이었다”고 언급했다.

내성적이지만 장난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할 정도다.

배우 성동일은 “생각보다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 스타일이다. 나보다 더 웃기고 장난도 많다. 한 살이라도 더 많은 선배가 오면 먼저 인사한다. 예의가 바르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공효진은 “수현씨는 실제 눈치가 빠르다. 똑똑하고 똘똘한 친구다. 노래도 잘 부른다. 대기실이 바로 옆인데 방음을 부탁해야 할 정도로 밝고, 항상 신이 나 있다. 혼낼 곳이 없이 상당히 똘똘하다”고 말한 바 있다.


성동일의 말대로 김수현은 예의가 굉장히 바른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과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서도 볼 수 있었는데, 당시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그는 상을 3개나 받고도 기념촬영 당시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위해 좋은 자리를 양보했다.

차승원은 언론 인터뷰서 “괜찮은 친구다. 휘둘리지 않는 친구”라며 “까탈스럽지 않고 자기 주관이 확실해 자기 몫을 해내면서도 다른 사람을 챙긴다. 그게 쉽지 않은데 김수현은 그걸 해낸다. 어떤 친구들은 ‘아유, 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 친구는 되게 무덤덤했다”며 “무덤덤하게 이렇게 지나가는 것들이 내겐 잔상이 많이 남았다. 자기 것을 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건 굉장히 힘들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그걸 한다. 굉장히 견고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눈물이 많은 편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본인도 “우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잘 우는’ 배우로 유명하다. 청량한 소년미와 진한 남성미를 골고루 담은 팔색조로 해외 팬층까지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목소리가 좋은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소년미 있는 얼굴과 대비되는 반전의 중저음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여러 설문조사에 목소리 좋은 남자 배우로 이름이 올랐다.

김수현은 왼손잡이다. <아버지의 집> 출연 당시 가족들 간의 식사하는 장면을 보면, 왼손잡이인 김수현이 오른손으로 식사 장면을 촬영하다가 젓가락질을 못해 숟가락만 사용하고 있는 것을 선배 연기자 최민수, 백일섭이 눈치채곤 반찬을 밥 위에 살포시 올려주는 모습이 포착된다.

고등학생 시절 연기학원 다녀 소극적 성격 극복
중국서 드라마 대박으로 한 해 수백억 벌어들여

맡은 캐릭터의 ‘디테일’ 표현을 위해 배역에 맞춰 손 사용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의 꾸준한 연습과 노력 덕분에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서는 오른손으로 능숙하게 젓가락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볼링 등 운동은 오른손으로 하는 듯하다.


노래도 굉장히 잘하는데, 아버지의 영향으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박진영의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노래 실력이 성장해 “노래 잘하는 배우”로 매번 꼽힌다. 한 라디오서 윤하는 “저도 전에 뵀는데 제 노래를 갑자기 부르시더라”며 “그때 ‘내가 알던 훤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홍기 역시 본인의 라디오서 예전에 2PM의 JUN. K 생일파티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사기캐가 아닌가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볼링, 스키, 자전거, 복싱, 클라이밍, 스킨스쿠버, 배드민턴, 테니스, 등산, 필라테스, 헬스, 골프 등의 취미를 갖고 있고 하나에 빠지면 죽도록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이런 김수현을 이상형으로 뽑은 여자 연예인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이민정, 임수정, 수지, 김유정, 윤여정, 사쿠라, 서지혜, 나나, 송해나, 이요원, 엄현경, 허영지, 송지은, 차오루, 연우 등이다.

김수현은 인기가 많은 만큼 숱한 열애설의 주인공이었다. 2015년 10월19일, 원더걸스 출신 배우 안소희와 열애설이 났다. 1년째 교제 중이며, 안소희가 거주한 아파트에 일정이 없을 때 김수현이 극비리에 오가고 있다는 목격담이 불거졌다.

안소희가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와 새롭게 계약을 맺으면서 회사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중 김수현이 자신이 속한 회사를 추천했다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기사가 났으나 10분 만에 단호하게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친한 사이는 맞지만 열애의 감정을 가진 사이는 결코 아니라며 열애설을 일축했다.

그에 따르면, 본래부터 안소희의 키이스트 행은 양근환 대표와의 친분으로 인해 이뤄진 일이고, 이전 회사와 계약기간이 끝나는 김에 양 대표가 제안했다.

각종 구설
연연치 않아

소속사는 “김수현과 안소희는 원래 알던 사이다. 두 사람을 포함해 어울리는 멤버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두 사람이 모임서 가끔 만나 시간을 보낼 수는 있으나, 둘만 따로 만나 데이트를 하지는 않았다”며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열애설이 난 이후에도 안소희의 영화 <부산행> VIP 시사회에 김수현이 참석하는 등 구설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7년 2월7일, 또 중국발 가짜 뉴스로 안소희와 4월 결혼설이 불거지자 “대응 가치도 없는 뉴스”라고 잘라 말했다.

이후에도 안소희는 김수현의 영화 <리얼>에 우정 출연하며 여전한 친분을 드러냈다. 이후 언론 인터뷰서 김수현은 실제 결혼설까지 났던 안소희가 카메오로 출연해 놀랐다는 기자들 질문에 “열애설이나 결혼설은 어느 연예인이나 겪는 거잖아요? 전 그런 걸 신경쓰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찍을 때에도 거기(열애설)까지 생각하진 않았어요. 영화는 영화니까요”라고 담담히 대답하기도 했다.

2021년 4월13일엔 배우 서예지가 가스라이팅 등 여러 논란 및 사건사고 상황서 김수현과 그의 사촌형 이로베 PD와의 삼각관계 의혹이 재조명됐다.


2020년 6월, 김용호 전 연예기자는 마치 예언을 하듯 현장서 문제됐던 서예지의 인성 및 태도를 비롯한 서예지와 김수현, 이 PD의 삼각관계에 대해 거론했다. 앞서 서예지가 김수현과 사귀다가 이별한 후 그의 사촌형이자 두 사람의 소속사 이 PD와 만나고 있다는 의혹이었다. 당시 배우 김새론까지 거론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6월11일, 아이오아이, 프리스틴 출신 배우 임나영과의 해외 매체발 뜬금없는 열애설에 대해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임나영 소속사 마스크스튜디오 측 역시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도 아니고, 얼굴을 아는 사이 정도”라며 “지인들과 페스티벌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만난 김수현과 인사했는데 주변이 시끄러워 잠깐 귓속말을 하는 모습이 (사진으로)찍힌 것 같다”고 해명했다.

잇단 열애설
모두 “몰라”

지난해 7월1일,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서 부부 연기 호흡을 맞추며 큰 인기를 모았던 김지원과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김수현은 SNS에 사진 3장을 급히 삭제했는데,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광삭(빛의 속도로 삭제)된 사진 속 김수현의 포즈와 최근 김지원이 SNS에 올린 사진의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커플 사진’이라고 의심했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김수현에게 김새론의 죽음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튜브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 측은 지난 11일, 김새론의 유족들이 제보한 것이라며 볼 뽀뽀 사진과 문자메시지를 공개했고, 이튿날엔 김새론에게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가 보낸 것으로 알려진 내용증명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김새론은 2020년 김수현의 권유로 신생 기획사였던 골드메달리스트로 이적했다. 골드메달리스트는 김수현과 그의 이종사촌 이로베씨가 함께 설립한 1인 기획사로, 김새론이 외부 영입 1호 연예인이었다.

당시 골드메달리스트는 김새론의 음주 운전 사고로 발생한 손해배상금 및 위약금 명목의 7억원을 대신 갚아줬다. 그해 12월 김새론은 전속계약 만료로 재계약 없이 소속사와 결별했다.

김새론은 이후 활동 중단으로 인한 생활고를 겪던 중 소속사로부터 7억원을 갚으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유족에 따르면, 당시 김새론은 운전사고로 발생한 변압기 수리와 상가 변상 등 비용을 소속사 도움 없이 본인 돈으로 해결했다.

김수현이 대여 형식으로 변제해 준 ‘7억 채무’에 대해서는 추후 작품활동 등을 통해 차근차근 갚을 계획이었으나, 소속사가 “조속한 시일 내 대여금 (7억원) 전액을 입금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서 김새론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김수현이라고 판단했다. 김새론은 수차례 그에게 전화와 문자로 SOS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얼마 후 전화번호마저 바꿔(카톡 문자 ‘알수 없음’으로 변경) 매달릴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당시 문자에서 김새론은 “오빠 나 새론이야, 내용증명서 받았어, 소송한다고. 나한테 시간을 넉넉히 주겠다고 해서 내가 열심히 복귀 준비도 하고 있고, 매 작품에 몇 퍼센트씩이라도 차근차근 갚아 나갈게. 안 갚겠다는 소리 아니고, 당장 7억을 달라고 하면 나는 정말 할 수가 없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건데 꼭 소송까지 가야만 할까”라고 호소했다.

김과 연인관계 인정
“아무런 책임 없다?”

김새론 유족은 “새론이가 부모 반대에도 소속사 이적을 강행했을 만큼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는 입장인 반면,김수현 소속사 측은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는 만큼 진위 여부도 엇갈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새론의 사망일은 지난 2월16일로, 이날은 김수현의 생일이었다.

김새론은 죽기 전 일부 유튜버들의 끝없는 공세와 악플에 시달렸고, 사망 후엔 유족들이 그 고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유족 측을 대표해 대외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김새론의 이모는 아역 연기자 활동 당시부터 어머니와 친자매처럼 친밀하게 지내 온 밀접한 관계다.

김새론의 죽음 이후엔 김수현 측의 ‘사실무근’ 입장 표명에 대해 ‘사자명예훼손’으로 보고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잇단 논란으로 인해 김수현의 흔적은 광고계서 차츰 사라지고 있다. 떠안아야 할 위약금 규모도 수백억원대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2014년 중국 매체 <양쯔완바오>는 김수현이 중국서만 광고수익으로 약 5억위안(한화 약 909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현지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단숨에 한류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30개 이상의 브랜드 광고를 소화하며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다.

900억원을 벌었던 시점이 11년 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그의 광고 모델료는 더욱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서도 큰 인기를 누렸으며, 광고 몸값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해 왔다. <별그대>가 히트한 2012년 이후, 연간 광고수익만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당시 계약 기준 한 편당 모델료는 약 10억원에 달했다.

이후 군복무로 인해 한동안 활동이 주춤했지만, 여전히 광고 업계에선 톱모델로 군림해오고 있다.

최근 논란이 확산되면서 그의 광고계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광고 계약서에는 ‘사회적 논란이나 법적 문제 발생 시 광고비의 2~3배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김수현의 높은 몸값을 고려하면, 광고 위약금 규모도 수백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논란 확산
광고계 손절

현재까지 구체적인 위약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김수현이 감당해야 할 금액이 최소 2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연간 9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그에게 200억원이 실제로 경제적인 타격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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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업체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업체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자료를 쓴 의원실 보좌관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봤다. 국회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동시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 기능 외에도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종’으로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활동 상황을 보고한다. 국회의원 민원 창구? 국회의원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건씩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법안을 발의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수주했다는 내용,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다. 언론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로 작성한다. 언론 보도는 사정기관의 감사나 수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실에서 나온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정부 기관, 그 기관과 일하는 업체 등이 후폭풍에 휘말렸다. 보도자료를 받아 쓴 일부 매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로 배포된 보도자료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4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 오모 보좌관은 ‘경찰청, 순찰차 납품 지연 및 특정 업체 유착 의혹에도 자료 제출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냈다. 신정훈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안전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순찰차는 일반 차량에 특장 작업을 거쳐 경찰청에 납품된다. 멀리서도 순찰차임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 경광등을 달고 겉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데칼’ 작업을 거쳐 수배·체납·도난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멀티캠을 내부에 다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순찰차 한 대를 특장하는 데 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여대의 노후 순찰차가 교체된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기 위해 총 49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중 약 225억원 상당인 343대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납품업체의 문제로 순찰차 납품이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발주 기관인 경찰청은 지체상금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경찰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정훈 의원실은 ‘공공계약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의 “경찰청이 계약성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법적 의무의 명백한 방기”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코멘트를 인용했다. 순찰차 납품 과정 지적 해당업체 “사실과 달라”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정훈 의원실은 “동일한 지배 구조를 가진 Y사(보도자료에는 A사)와 N사(B사)가 10여년간 경찰청의 대형 계약을 반복적으로 수주해 왔다”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내정 또는 담합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및 ‘입찰 방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N사는 Y사의 임직원이 만든 회사로 두 업체는 모회사-자회사 관계다. 신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치안 장비 도입 사업이 법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채 일부 업체에 특혜로 왜곡되고 있다”며 “기존 계약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발주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몇몇 언론이 기사를 냈다. 보도 이후 납품업체인 Y사가 보도자료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 법무부 등에 차량을 개조해 납품하는 특장업체다. Y사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 기사가 나가기 전에 신정훈 의원실이나 언론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오 보좌관을 만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에 관련 보도가 한 차례 더 나갔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청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현대자동차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형태로 이번 납품에 참여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현대자동차로부터 616대(소나타), Y사로부터 73대(스타리아 37대, 넥쏘 36대), N사로부터 270대(아이오닉 181대, 그랜저 89대) 등 총 959대를 납품받았다. Y사 관계자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지적한 납품 지연과 검사 불합격에 대해 “제작은 이미 완료됐고 출고를 기다리던 중에 검사 하나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검사를 요청하는 식으로 5개월 동안 시간을 끌었다”며 “2015년부터 경찰청에 순찰차를 납품해 왔지만 이번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납기에 늦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N사의 계약 차량은 납품까지 5개월 넘게 걸렸고 H사의 계약 차량은 검사 하루 만에 출고 처리됐다”며 “그동안 경찰청 검사가 미진했다고 주장하려면 우리든 H사든 같은 잣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확인 안 했다? H사는 순찰차에 설치하는 리프트 경광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Y사와 N사가 담합해 경찰청 계약을 10년 동안 수주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은 조달사업법에 따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우선 구매 제도를 통해 (업체들과) 계약했다. 나라장터에 물건을 올리면 경찰청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라면서 “우리와 N사는 같은 차종으로 경쟁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오 보좌관은 순찰차 사업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를 고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시정되지 않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서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하다가 다소간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관행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시정하면 끝까지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차 관련 문제를 (경찰청에)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 1차 차량 검사에서 불합격이 나왔는데 2차 검사를 할 때 보니 1차에서 나온 문제가 하나도 시정되지 않았다. 3차 검사는 나도 모르게 진행됐다. 시험성적서를 달라는 말에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납품한 순찰차에 설치된 경광등이 사양서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오 보좌관은 “리프트 경광등의 핵심 기능은 주야간 150m 구간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납품된 것은 그게 안 된다. 30m만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에 치명적인 장애”라고 비판했다. Y사 관계자는 “사양서가 존재하는데 30m 밖에서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찰청에서 3회가량 시연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도 더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광등이 사양서와 일부 맞지 않는 건 애초에 사양서 자체가 H사의 제품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H사의 경광등이 경찰청 순찰차 사양서에 적용돼 2015년부터 2024년, 우리와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10여년간 독점적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것도 H사가 자사의 경광등을 납품하기 위해 오 보좌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게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안 해” “문제 없다” 순찰차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경광등이 아닌 다른 업체의 것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H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Y사 관계자는 “2022~2023년 H사 경광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가 납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해 5~6월 경광등 납품업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Y사 역시 H사와 경광등 발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Y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H사에 경광등 발주 견적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납기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라 우리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5일 경찰청과 경광등 업체를 바꾸는 문제로 협의를 진행했고, 11월26일에 바뀐 업체의 경광등으로 우리 공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H사는 순찰차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을 ‘민원’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H사 대표가 신정훈 의원실 오 보좌관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 내용이 지난 5월 나온 보도자료의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오 보좌관은 처음에는 민원을 받아 보도자료를 작성한 게 아니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H사 대표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경 지역의 향우회장과 함께 H사의 대표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 보좌관이 경찰청의 순찰차 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오 보좌관은 지난 5월14일에 나온 보도자료에 대해 묻자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파고 있었다”며 “내부에서 나온 정보도 있고 경찰청에서도 (순찰차 사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로 경찰청 관계자를 30~40번 만났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H사 대표가 같은 시기 신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나주시·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신 의원의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H사 대표는 지난해 8월22일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 의원은 2014년 7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20대(2020년), 21대(2024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2014~2016년, 2020~2024년 등 신 의원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동안 H사 대표가 후원금을 낸 건 지난해 8월이 유일하다. 경광등 업체 변경 문제 때문? “사기업 갈등에 보좌관이 왜?” 오 보좌관은 H사 대표가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면서 “회계를 관리하는 직원은 나주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 대표에 대해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 3억원 중에 5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매달리겠느냐”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의 문제 제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자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경찰차 특장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뛰어드는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맨날 같이 했던 업체를 빼버리면 가만히 있겠나. 나는 Y사가 욕심을 부리면서 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해왔던 곳과 똑같이 하면 되지, 더 이익을 취하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업체 간 중재의 의도도 있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을 잘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후원금을 냈다. 지금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사업을 접을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오 보좌관을 만나 민원을 넣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Y사는 신정훈 의원실발 보도자료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Y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을 만드는 건 맞지만, 엄연히 사기업 간 일어난 일에 국회 보좌진이 개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회사는 경제, 이미지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청과 지체상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 문제로 인한 지연이 결정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보관을 위한 토지 대여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나갔다. 무엇보다 자회사인 N사의 신용등급 하락, 기사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 무형적인 피해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했다. 받아쓴 언론 “취하해 달라” 한편 Y사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나간 보도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매체 3곳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Y사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국민에게 경찰 장비 도입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신청인(Y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해 치안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정정보도를 구한다”고 조정을 신청했다. Y사 관계자는 “2곳의 매체에서 ‘기사를 내릴 테니 소를 취하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