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 테니 집부터 사”

고물가, 고금리가 길어지면서 분양시장에 각종 금융혜택들이 잇따르고 있다. 계약금 5%와 중도금 대출 무이자 지원은 물론, 이자를 후불로 하거나 일부 고정금리로 적용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대출 이자 부담에 청약을 망설이는 실수요자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분양시장의 극심한 양극화 속에 건설사들이 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금융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계약금 정액제에 계약금을 10%서 5%로 낮추는가 하면 통상 분양가의 50~60%인 중도금을 전액 무이자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금융혜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수요자
고육지책

전매제한이 없거나 최대 1년 후 전매가 가능한 점을 이용, 계약자들에게 초기 부담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전매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책인 셈이다.

부동산업계는 고금리 기조가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들의 대출상환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계약금 5%, 중도금 무이자 등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금융혜택 제공 단지가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됐으나 최근 금리상승으로 계약자들이 체감하는 금융 혜택이란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셈이다. 이 같은 금융 혜택 중 우선 초기 자금부담을 덜어주는 계약금 정액제가 있다. 보통 정당계약 시 분양가의 10~20%로 책정된 계약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1000만~2000만원으로 설정해 정해진 금액을 먼저 선납하는 방식이다. 


중도금 무이자도 있다. 일반적으로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대출 이자를 계약자 대신 시행사 또는 건설사가 은행에 납부하는 제도다. 특히 최근 주요 은행권 대출금리가 6~8%대까지 도달한 가운데,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율 증가 우려를 덜 수 있어 수요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서울 강동역서 선착순 분양이 진행 중인 ‘SK리더스뷰’는 중도금이 무이자인 것은 물론 계약 축하금을 지원한다. 계약금을 5% 납부하면 1400만원, 10% 납부 시에는 280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서울 은평구 ‘은평자이더스타’ 역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면서 중도금 무이자를 적용 중이다.

계약금은 정액제로 일원화해 초기 비용부담을 줄였다.

선착순이 아닌 신규 분양서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일반적이다. 인천 왕길역 ‘로열파크씨티’나 경기 용인 에버랜드역 ‘칸타빌’, 충남 논산 ‘푸르지오 더퍼스트’ 등은 모두 중도금 대출이 무이자다.

계약금 5%·중도금 무이자
금융 혜택 내건 분양 단지

중도금 대출 이자를 후불로 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최근 신규 분양을 시작한 경기 의정부의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와 충남 아산의 ‘푸르지오 리버파크’ 등은 당장 이자를 내야하는 부담을 줄였다. 

아예 중도금 납입을 연기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천자이 더 리체’의 경우 1차 중도금 납입 시점을 전매제한 기간 이후로 정해 1차 중도금 납입 전에 전매가 가능하다. 금리상승에 대비해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도 한다.


중도금 대출이자를 고정금리로 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중도금 이자를 후불제로 한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는 중도금 이자를 3% 고정금리로 했다. 이자 후불제를 적용한 또 다른 단지인 ‘경남 위파크’와 ‘안동 호반’도 중도금의 60%는 4% 고정금리를 적용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수요자의 자금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계약금 5%나 중도금 무이자와 같은 금융 혜택 단지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며 “내 집 마련을 위한 소비자들의 대출 여건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금융 혜택 제공 단지를 눈여겨보는 것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계약금 5%, 중도금 무이자 또는 이자 후불제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들.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명시에 공급하는 ‘트리우스 광명’이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최근 잔여 물량 해소를 위해 기존 계약금을 10%서 5%로 낮춰 수요자들의 입주 부담을 최소화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일원 광명2R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탄생하는 아파트로, 1순위 청약서 전용 36~102㎡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몰려 평균 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동, 총 3344가구, 전용면적 36~102㎡로 구성된다.

경제적 도움
이자 후불제

선착순 동호 지정이 가능하고,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발코니 확장 무료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단지는 남향 위주로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고, 안방 드레스룸을 비롯해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로 실내골프클럽, 사우나, 피트니스클럽, 독서실, 북카페, 라운지, 작은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들어선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1호선 개봉역을 도보 10분 내외로 이용할 수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케아 광명점, 광명 전통시장, 중앙시장, 롯데시네마, 광명시청, 광명시민회관, 철산로데오거리, 코스트코 고척점, 고척 아이파크몰, 스타필드 부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광명초, 광명북중, 광명북고가 도보 거리에 있다. 연서도서관도 가깝고, 철산역 학원가도 1.3㎞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e편한세상 제물포역 파크메종= DL건설은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 일원(숭의3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e편한세상 제물포역 파크메종’을 선착순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6개동, 전용면적 39〜84㎡, 총 73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44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은 59㎡A 213가구, 59㎡B 27가구, 74㎡A 111가구, 74㎡B 73가구, 84㎡ 25가구 등으로 공급된다. 전 세대 남향 위주 배치를 통해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으며 4베이 판상형 위주 설계를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쾌속 교통망은 물론 학군, 편의시설, 병원 등의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갖춘 인천 원도심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제물포역이 약 500m 떨어진 도보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이다. 단지 바로 옆에 용정초를 비롯해 다수의 초·중·고교가 인접해 있다. 인하대, 인천대, 청운대, 재능대 등 대학교도 가깝다.

계약금
정액제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인천점, 엘리웨이 인천 등의 대형 쇼핑시설을 비롯해 인천보훈병원, 인하대병원이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제물포시장, 용현시장도 가깝다. 축구장 약 28개 크기인 수봉공원이 도보 거리에 있다. 수봉공원은 수봉산과 인공폭포, 산책로, 놀이기구, 물놀이장 등이 있어 여가를 즐기기에 좋다.

GTX-B 노선 수혜도 기대된다. GTX-B 노선은 인천대입구~서울역~마석 총 82.7㎞를 잇는 노선으로 올해 상반기 조기 착공될 예정이다. 인천 송도서 서울역까지 약 27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힐스테이트 원주 레스티지= 현대건설이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원주 레스티지’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8층, 13개동, 전용면적 84~136㎡, 총 975가구의 대단지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자들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전액 무이자와 같은 금융혜택을 제공한다.

원주서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136㎡의 중·대형 위주 평면 구성에 최대 4베이-4룸 구조를 적용해 개방감을 더했다. 모든 타입에 세대 창고를 제공하고, 평형에 따라 대형 팬트리, 드레스룸, 알파룸, 파우더룸 등을 배치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ㄱ’자, ‘ㄷ’자 등의 주방 설계를 통해 동선을 최적화한 점도 눈에 띈다.


주요 은행권 대출금리 6~8% 도달
계약자 대신 건설사가 은행 납부

단지 규모에 걸맞게 다양한 조경 설계가 단지 곳곳에 적용돼 입주민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H아이숲(실내어린이놀이터)과 클럽하우스,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상상도서관,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구성되는 넓은 커뮤니티시설도 함께 들어서 여유롭고 건강한 여가를 즐길 수 있다.

▲더폴 디오션= 부산 해운대서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인 ‘더폴 디오션’이 주목받고 있다. 풍부한 생활 인프라, 브랜드, 미래가치, 금융 혜택 등을 고루 갖춘 데다, 선착순 계약은 일반분양과 달리 조건도 까다롭지 않아 내 집 마련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지하 4층~지상 25층, 아파트 전용 59~84㎡ 184세대와 오피스텔 전용 84㎡ 46실 등 선호도 높은 중소형으로 구성된 총 230세대다. 선착순 계약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으며, 만 19세 이상이라면 청약통장 가입 기간, 거주 지역, 주택 소유 및 재당첨 여부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계약이 가능하다.

직접 원하는 동·호수를 지정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도보 약 5분 거리에 동해선 송정역이 위치해 있으며, 송정역은 부산지하철 2호선 연장선(내년 착공 예정) 정차 예정으로 향후 개통되면 더블역세권 입지가 형성된다. 현재는 동부산IC 등을 통해 전국 각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송정초, 신곡중, 부흥고, 부산국제외국인학교, 학원가 등 교육시설과 NC백화점 해운대점, 병원, 재래시장, 송정동 행정복지센터, 해운대 송정우체국, 송정파출소 등의 생활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오시리아 컬처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입지도 자랑거리다. 단지 인근에 위치한 오시리아는 휴양, 레저, 문화가 있는 고품격 해양 관광단지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현재 롯데월드 어드벤처, 국립부산과학관, 힐튼호텔, 아난티코브, 이케아 동부산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이 운영 중이다.

앞으로 아쿠아월드, 메디타운, 반얀트리 부산 등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분양가 5%만 
납부하면 입주

백사장 길이 약 2㎞, 면적 약 10만㎢ 규모를 자랑하는 송정해수욕장이 도보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부산 최고 수준의 오션라이프를 누릴 수 있다. 송정천, 망덕봉, 죽도공원, 송정공원 등도 가까워 산책이나 운동을 나가거나 주말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계약자들의 초기 자금 마련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금을 10%서 5%로 낮춘 점도 눈길을 끈다. 중도금 전액(60%)에는 무이자 대출 혜택을 적용했다. 사실상 분양가의 5%만 납부하면 입주 시까지 추가적인 자금 부담 없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당첨일로부터 6개월 이후에는 횟수에 상관없이 무제한 전매도 가능하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