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주는 고향을 떠나 브뤼셀서 독립생활을 꾸려가는 열아홉 대학생이자 열정적인 문헌학도다.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학교서 겉돌며 저녁이면 도시의 거리를 홀로 정처 없이 걸어다닌다. 거의 살아 있지 않은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한다. 대학 입시를 앞둔 열여섯 고등학생 피, 무기를 좋아하고 책을 단 한 권도 읽어내지 못한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과외교사 자리를 구하던 앙주는 피를 만나 책 읽는 법을 가르치게 된다. 피는 자기 소개를 해보라는 말에 자기 이름만 겨우 밝히고 아버지 이름과 직업을 이야기할 만큼 아버지에게 얽매여 있다. 헤매거나 달아나는 것은 사는 법을 알아내려는 앙주와 피의 미약한 몸부림이다. 그들의 서툴고 절박한 동작을 노통브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생생히 포착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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