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부 인사 검증>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이 말하다

“벌거벗은 임금과 다를 게 뭔가?”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석열정부의 개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무위원들의 대거 교체로 신선함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 인사는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을까? 중도 낙마는 없는 것인지, 이번 개각마저 실패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윤정부는 위기를 맞는다. 

민정수석실이 사라진 뒤, 인사 검증을 책임지는 기관은 법무부다. 그러나 법무부가 인사 검증을 하기 시작한 뒤로 후보자의 여러 의혹이 청문회 때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이런 탓에 중도 낙마한 후보자들만 해도 여럿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인사 검증 시스템의 문제, 윤정부의 인재풀에 관한 문제점을 물었다. 다음은 박 전 행전관과의 일문일답. 

-과거 인사 검증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2013년도에 인사 검증 시스템서 질문서를 만드는 데 참여했다. 정순신 사태 때 질문서를 보니 옛날에 내가 만든 것과 비슷하다.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은?

▲인사 검증은 시스템과 판단을 하는 방식이다. 기계적으로 하는 게 시스템이고, 시스템에 의해 생성된 자료를 검증하는 게 판단이다. 인사 검증 판단 기준은 ‘문제 없음·다소 부담· 불가’의 3개로 나뉜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시스템은 별 문제가 없다. 국가는 보이지 않는 정보도 모으는 게 가능하다.


인사 검증 대상이 되면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하고, 28개 기관에 일괄적으로 팩스를 보낸다. 그렇게 되면 운전면허 벌점까지 다 나온다. 이런 정보를 취합하면 한 사람만 해도 A4용지 기준으로 50장 정도의 정보를 알게 된다. 몰랐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다.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가 있다. 정보는 시스템적으로 숨길 수 없는 사회다. 검증기관은 국회 청문회 과정과 언론 취재 과정서 드러나는 문제를 더 넓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국가인사검증시스템이 이를 놓쳤다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실세 눈치 보는 이들이 문제”
“전과 방향에 따라 다르게 봐”

그러나 윤석열정부는 민정수석실을 폐지했다. 민정수석실은 발생할 일을 사전에 예방하는 기구다. 이런 일을 검찰과 법무부서 하는데, 이들은 단속 측면이 있다. 자연스레 검찰적인 사고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문제다. 

-인사 검증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인사권자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소위 ‘실세’ 눈치를 보는 심기 경호식 인사 검증이 가장 큰 문제다. 이런 문제의 배경에는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고위 간부가 자신의 자리에 관한 안위를 국가업무 수행의 객관성보다 먼저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위 최측근 또는 비선 실세라고 하는 실제 국정운영에 관해 책임을 전혀 지지 않는 사람이 개입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 


-눈치 보기식 검증이 이뤄진다는 말인가?

▲처음에는 인사권자의 비위를 맞추려고 한다. 그러다 나중에 잘못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눈치 보는 인사 검증은 하면 안 된다. (인사권자에게)솔직하게 이야기해줘야 한다. 문제가 없고,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커버하려고 하면 결국 국민은 불신을 가진다. 불신이 생기기 시작하면 정권 말로 갈수록 국정운영에 있어 가장 큰 난맥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책임은 없나? 한 장관도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본 건가?

▲충분히 가능성 있다. 한 장관이 대통령실에 보고하기 위해 수위를 낮추자고 했을 수 있다고 본다. 인사검증관리단서 검증 보고서를 거치면 결재를 안 받겠나? 법무부는 감사원처럼 헌법상 독립된 기관이 아닌 법무부 산하 기관이다. 인사 검증을 해보면 결정하는 사람들은 별 거 아닌데, 이 출신은 원래 다 이렇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같은 전과도 보는 방향에 따라서 다르게 보면 문제가 없는 게 돼 버렸다. 

-정권 말기로 갈수록 인사는 더욱 많아질 텐데?

▲문재인정부 5년간 국회가 34명을 미동의했다. 윤정부는 출범 19개월 만에 벌써 18명이다. 기록을 넘길 것 같다. 한 장관이 국회서 인사 검증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기계적으로 검증하고 판단은 대통령실 공직비서관이 한다고 말했는데, 이건 윤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과 다름 없다. 

-기계적 검증이면 인사 검증단이 꼭 필요할까? 판단의 주체가 아니라는 소리인데?

▲사람이 필요 없어지는 것 아닌가? 검증이란 것은 기계적으로 나온 자료를 보고 사람이 판단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다. 국회서 1차 판단을 하지 않느냐고 한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한 장관은 자료 수집에 대한 법률적인 판단을 한다고 했다.

“한 장관, 대통령에 책임 전가”
“인의 장막으로 인재풀 좁아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는 재산 신고를 누락시킨 이력이 있는데, 이건 공직윤리법 위반이다. 한 장관의 말을 되돌아보면 죄를 자백한 것과 다름없다. 여기에 자꾸 과거 이야기를 물고 늘어진다. 권내책타(권한은 내 것, 책임은 타인의 것)의 자세다. 

-인재풀이 좁은 탓인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인재가 차고 넘친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면 측근 인력이 대통령을 가린다. 이 사람들이 인의 장막을 쳐버린다. 가장 첫 번째로 치는 게 인력과 관련된 장막이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다. 내 사람만이 좋은 자리에 가도록 하는 형태다. 


-인선을 살펴보면 실세 차관으로 꾸려져 있다.

▲차관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틀어 생각해보면 차관 중에 문제가 되는 사람이나 낙하산이 오기도 할 텐데, 이들을 임명하는 이유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인사 검증의 꼼수다. 국회서 난타당할 게 뻔한 인물들이다. 청문회를 거치지 않으니 임명하기 쉽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소통을 했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외부서 들려오는 말을 들어야 한다. 대통령이 외부의 말을 듣기 시작하면 참모도 말을 가려서 하게 된다. 인의 장막을 친 사람에 둘러싸이면 대통령이 벌거벗은 임금과 다를 게 뭔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때 진짜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두 번째로 쓴소리를 들을 용기가 필요하다. 내각과 비서실은 묘한 알력 관계다. 어떨 때는 비서관의 이야기를, 어떨 때는 내각의 이야기를 듣고, 국민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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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