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당해고 논란’ 공인노무사회 무슨 일이…

“알만한 사람들이 더한다더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김철준 기자 = 한국공인노무사회(이하 공인노무사회) 소속 직원이 부당해고를 당한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이밖에 수습노무사가 현장교육 과정에서 노무법인 대표에게 갑질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동법 전문가 단체라는 노무사회가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노무사가 부당해고에 갑질이라니, 알만한 사람들이 더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20대 임원 선출 선거가 한창인 공인노무사회 측은 쉬쉬하는 분위기다. 연임에 나선 이황구 19대 회장도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공인노무사회 사무국 직원 2명이 지난해 부당해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10일 작성된 공인노무사회 업무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사자인 과장급 A씨와 차장급 B씨는 올해 초 공인노무사회를 상대로 노동위원회(노동위)에 구제 신청을 제기했다.

갑질 횡포

노동위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면서, A씨와 B씨에 대한 구제 신청을 받아들였다. 노동위 부당해고 인정에 대해 공인노무사회는 A씨를 원직에 복직시켰지만, 재차 해고했다. B씨에 대해서는 290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2차례의 걸친 A씨의 해고 처분을 노동위에서 부당해고로 인정한 것이다.

공인노무사회는 “A씨가 허위 경력을 기재했기에 해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발생 원인에 대해 “직원 채용 시 객관적으로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향후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씨가 해고된 이유는 A씨의 허위 경력 기재를 도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공인노무사회가 지난 5월 B씨에게 지급한 합의금은 공인노무사로 구성된 회원들의 회원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합의금은 해고 예고 수당 500여만원, 휴업수당으로 지급된 70% 외에 평균임금에 해당하는 부족분 30%분과, 상당액의 위로금이 포함된 액수를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B씨에게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 1100만원도 포함돼 논란이 가중됐다.

한 노무사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노무사의 권익을 보장하고 관리·감독해야 할 단체가 연장근로수당을 1100만원이나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임금체불을 했다는 것이고, 매우 실망스럽다”며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은 행정 낭비로 수천만원의 회비가 공중분해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인노무사회도 엄연한 상시근로자 50인의 사업장이며, 노동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다. 노동법 위반 사건이 발생한 만큼, 노동부의 감독이 필요하다. 

이황구 공인노무사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진 상황이다. 이 회장이 직접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서진배 공인노무사회 사무총장의 연봉이 68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공인노무사회는 서 사무총장의 대학원(박사과정) 학비 500여만원도 지급했다.

회계감사 보고서에는 서 사무총장의 학비가 ‘업무역량개발비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교묘하게 기재됐다. 이에 대해 공인노무사회원들은 게시판 등을 통해 적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무국 직원 노동위에 구제 신청
원직 복직 조치 이후 다시 해고

공인노무사회는 해당 문제에 대해 감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업무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 사무총장에 대한 학비 지원 명목으로 2021년 연간 500만원의 ‘업무역량개발비’를 책정했다. 보고서엔 ‘당초 회원들은 이 부분이 적정한지, 사무총장 학비 지원에 따른 학사 참여가 충실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적혀있다.


공인노무사회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C씨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사무총장의 근로계약서상 연봉에 학비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무총장을 채용하기 위해 높은 연봉을 책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한 노무사는 “사무총장 연봉이 학비를 포함해 7300만원에 달하는 것을 두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무총장에 대한 복지 차원의 지원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무총장의 학비 지원을 근거도 없는 업무역량개발비로 지급하고, 다른 직원에게는 지원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2021년부터 지급된 사무총장의 학비나 사무국 직원의 연장근로수당조차 지급되지 않은 것은 공인노무사회의 회계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공인노무사회는 “사무총장의 학비 지원 근거는 물론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 환수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행부가 바람직한 결과를 산출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공인노무사회는 지난 3년간 한 노무사와 연간 2억5000만원의 달하는 인적자원관리(HRM) 사업을 3년간 근거도 없이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부정한 회비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를 두고 공인노무사회 관계자는 “배임 등의 문제까지 생긴 상황이니 수사 당국과 고용노동부가 감독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노무사회에 마련토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무사의 권익 신장을 위해 설립된 공인노무사회가 역할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습노무사가 6개월의 수습 과정서 노무법인 대표 등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수습노무사의 경우 공인노무사회의 교육을 이수하지 못하면 노무사업을 하기 어렵다.

이를 악용한 노무사회 교육연수위가 수습노무사들의 연수교육에서 권한을 남용하는 일도 발생한다.

수습 과정을 거친 노무사 D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나 또한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해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근로자를 위해 일하는 노무사들이 오히려 노동법을 어긴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공인노무사회는 수습노무사보다 노무법인 대표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처우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 학비 포함 연봉 도마에
조직내 이황구 회장 책임론 일어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수습노무사가 노무법인 면접 과정서 “수습은 근로자가 아닌데 왜 임금을 줘야 하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2023년 수습노무사 갑질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노무사들에게 2년 이내 결혼할 생각이 있는지 릴레이로 답하게 하는 등 성차별·시대착오적 질문도 있었다.

부당한 해고, 징계 등에 대한 구제 신청을 대리하는 노무사조차 갑질을 당하는 것이다. 현직 노무사와 수습노무사로 구성된 ‘수습노무사 개선티에프’(TF)가 지난 19일 공개한 2023년도 수습 공인노무사 갑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습노무사들은 ‘채용 면접서 사적인 질문을 받았냐’는 질문에 39.1%가 “그렇다”고 답했다. 

채용 면접서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에 해당하는 발언을 들었다는 응답률도 5.8%였다.


실제로 한 수습노무사는 교육노무사로부터 “유흥업소에 같이 가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7월12일∼20일까지 공인노무사회가 주관하는 집체교육 수강 인원 13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이뤄졌다. 

법으로 정해진 근로 시간을 지키지 않고 연장근로에 가산 수당도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나타났다. “정해진 근무 시간 외 조기 출근이나 야근을 강요한다”(28.9%), “업무시간 외 카카오톡, 문자 등으로 업무지시를 받았다”(26.7%)는 수습노무사가 30%에 달했다. 근무시간 외 노동에 대해선 68.1%가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분만 받았다”고 답했다.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도 있었다. 수습노무사 15.9%가 “상사가 업무지시 중 위협적인 말이나 폭언을 한다”고 답했다. “고참이 업무를 가르치면서 괴롭힌다”는 응답도 11.6%였다.

규모가 작은 노무법인의 경우, 대표노무사가 직접 교육에 나서면서 수습노무사들은 철저한 ‘을’의 지위에 놓일 수밖에 없어 갑질이 빈번하다. 노동 관련 법률사무 및 심판대리를 수행하는 노무사가 갑질을 당하는 믿기 어려운 사례가 속출하자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습노무사 처우개선 티에프 측은 “수습노무사들은 어렵게 구한 수습처이기에 부당한 처우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며 “부디 노동관계 법령의 전문가인 공인노무사들이 본인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직시하고 시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노동 과정서 부당 노동행위 피해를 당했을 경우, 노무사라도 주저 말고 고용노동부로 진정을 내면 된다”며 “사업장서 부당 노동행위가 있으면 근로 개선지원과 등과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수습, 현직 노무사 34명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고용노동부, 한국공인노무사회, 한국공인노무사회 교육연수위원회를 대상으로 수습교육 당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수습노무사는 자격증을 취득한 뒤 한 달 동안 한국공인노무사회가 진행하는 집체교육을 받고, 노무 법인서 5개월 동안 수습기간을 거쳐 공인노무사가 될 수 있다.

진정서에는 집체교육을 주관한 공인노무사회와 그 교육연수위원회는 수습노무사들의 병결(병으로 인한 결석) 신청을 거부하고 불출석 처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무사 연수를 이수하기 위해선 집체교육 출석률 90% 이상을 충족해야 해, 출석률은 중요한 교육 이수 요건 중 하나다.

애먼 수당

한편, 22일 공인노무사회 20대 임원 선출을 위한 선거가 한창이다. 3개 후보조가 출마한 가운데 기호 1번 이황구 후보가 연임에 도전한다. 

공인노무사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임원 선거 입후보 등록 마감 결과 기호 1번 이황구-신동헌-안은지(회장-부회장-부회장) 후보 조, 기호 2번 박기현-김명환-박진형 후보 조, 기호 3번 이완영-이성진-이상호 후보 조가 출사표를 던졌다. 박기현 후보는 11기 고참이며, 재선 경력의 이완영 후보가 경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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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