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걸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가 시민단체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학인연)로부터 고발당했다. 앞서 대학축제 무대서 공연 도중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벌여 축제장을 찾았던 학생 및 팬들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게 이유였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0일, 학인연으로부터 화사에 대한 공연음란죄 혐의 고발장을 접수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도 “현재 사건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학인연은 고발장을 통해 “(화사의 퍼포먼스는)외설 행위 그 자체였으며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해 이를 목격한 대중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축제 현장은 많은 일반 대중이 운집한 곳이었으며 연예인인 화사의 행동은 이를 목격한 일반 대중 및 청소년 등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날 신민향 학인연 대표는 <마이데일리> 인터뷰서 “화사가 안무의 맥락상 전혀 맞지 않는 음란행위를 했기 때문에 우리는 공연음란죄로 보고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표현의 자유’라거나 성인들이 있는 대학축제라는 부분 때문에 나도 고민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게 한 개인의 콘서트는 아니다. 대학축제라는 건 주변 주민들도 많이 오고 아이들도 데리고 와서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후 고발은 지난달 21일이었는데 그 시간 동안 변호사와 이 문제를 검토했다. 영상 분석 및 거기서 했던 행위들을 봤을 때 이런 행위들이 공공의 장소서 할 수 있는 행위인지, 여러 가지 판례들도 변호사가 당연히 검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대학축제장을 찾아가 직접 화사의 무대를 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캠으로 올라온 영상을 봤다. 성인이고 기혼이지만 굉장히 놀랐다”며 “굉장한 수치심을 느꼈다. 불쾌한 것은 당연하고 수치심마저 느껴졌다”고 불편해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12일, 화사는 tvN <댄스가수 유랑단> 서울 종로구 소재의 성균관대학교 축제 무대서 자신의 솔로곡 ‘주지마’를 부르면서 춤을 추던 도중 무대 앞으로 나가 손을 핥은 뒤 특정 신체부위를 쓸어올리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논란이 될 것을 예상했던 해당 제작진은 해당 영상을 편집 처리해 방송되지 않으면서 단순 해프닝 수준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학인연이 화사를 공연음란죄로 고발하면서 논란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화사 소속사 피네이션은 “경찰의 사건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일부 언론 매체들은 이번 시민단체의 화사 고발에 대해 ‘불편하지만 ’고발‘까지 당할 일인가’ ‘파격 퍼포먼스, 범죄는 아니잖아요’ 등의 퍼포먼스에 문제가 없었다는 뉘앙스로 보도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연예인이라면 저 정도 수위는 표현의 자유가 아닌가? 이걸 고발한다고?” “가지가지한다”부터 “좀 더럽긴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등 대체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자신감 넘치는 건 좋은데 남들이 인정했을 때 그 빛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수요가 없는데 자꾸 벗어제끼면서 ‘내가 벗겠다는데 무슨 참견이냐’는 식이라면 누가 반겨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남자가 속옷만 입고 돌아다녀도 자신감이겠느냐”며 “안 그래도 일부 예능방송을 통해 몇몇 생각없는 발언으로 하차 건의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직격했다.
다른 누리꾼은 “남성 가수가 특정 부위에 저렇게 했다면 경찰 포토라인에 섰을 것”이라며 “여성이라서 저 정도지, 남성이었으면….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보탰다.
앞서 2020년, 대법원은 공연음란죄 판례를 두고 “공연음란죄의 ‘음란한 행위’는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라며 “그 행위가 반드시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성적인 의도를 표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음란’이라는 개념 자체는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이고도 유동적인 것이고 추상적인 것이므로 음란성을 구체적으로 판단함에 있어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닌, 사회 평균인의 입장서 그 전체적인 내용을 관찰해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형법 제245조(공연음란)에 따르면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에게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과료에 처하도록 돼있다.
다만, 일각에선 자칫 이번 고발건이 검찰로 송치될 경우, 연예계 및 공연 무대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존재한다.
<haewoo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