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지선 기자] 민주통합당이 최근 대통령 선거일을 법정공휴일로 전환,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투표율 제고를 기대하며 이 같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관리 운영상 문제나 비용증가 등의 이유로 개정안 잠정 보류를 주장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부터 투표시간을 오후 8시 혹은 9시까지로 2∼3시간 연장하자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적극 논의되고 있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투표시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과학이 발달된 현재, 개표가 수동이 아닌 전자식으로 집계되고 있어 2∼3시간 정도 투표시간을 연장해도 전체적인 당락을 파악하기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
여야 팽팽한 설전
반면 새누리당 측은 투표시간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투표시간이 연장되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그에 따른 예산도 제대로 책정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994년 통합선거법 제정 후 오랜 관례로 이어온 현행 투표시간을 개정한다는 것 자체에 불만을 품은 것도 반대 의견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이 선거법 개정안을 다룬 바 있다. 당초 여야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은 이 법안에 찬성했지만, 당일 회의장에서 새누리당 소속인 고희선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이 돌연 의결을 미루고 정회를 선언하는 바람에 법안 통과가 무산됐다.
야권 인사와 노동계, 시민단체 등은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 실패할 것을 우려해 ‘얄팍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새누리당은 “투표시간을 연장할 경우 투표와 개표 사무원 인력을 늘려야 함에 따라 선거 비용이 100억원 이상 증가하고, 추가 인력도 11만8000명이 필요해 개표 자체가 지연된다”고 반박했다.
아이디 이***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투표에서 사회적 비용 증가를 이유로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건 아무리 봐도 핑계로 밖에 안 보인다. 이틀도 아니고 두 시간 연장하자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어간다고…. 그것도 핑계인가?”라며 여당의 주장에 불만을 제기했다.
아이디 장***도 “OECD 선거투표마감시각 유럽국가 8시, 미국 7∼8시, 일본 8시란다. 심지어 영국은 10시까지다. 우리보다 훨씬 덜 일하고 칼 퇴근하는 사람들도 늦게까지 투표한다. 새벽 6시에 투표하라니 지금이 무슨 새마을 운동 할 때인가? 유권자가 편리하지 않은 투표시간은 분명 잘못된 제도이고 헌법의 국민주권원리에 위배된다!”며 동조했다.
선거 투표시간 2∼3시간 연장 개정안 논의
“낮은 투표율 제고”vs “사회적 비용 낭비”
아이디 김***는 “중소기업 직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표일에 쉴 수 없다.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것이 국회의원인데 정략적인 판단으로 반대한다면 새누리당은 정당으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투표를 두려워하는 정당이야말로 존재할 가치가 없다”라며 반대 입장을 드러낸 여당에 강력히 일침 했다.
아이디 djdghk***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어차피 대선 때는 거의 날 새가면서 보는 사람들 많다. 그것은 곧 2시간 연장투표로 인해 2시간 늦게 개표해도 별 지장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국민의 소리를 더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다. 투표율이 늘어나면서 더 공정한 투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그걸 막으려는 건 그만큼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dongh***도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권이 무슨 특권인가? 어쩔 수없이 일해야 하는 사람은 하고 싶어도 못한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 끝나고 투표하려하면 투표마감이다.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서 국민 누구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야지 이 무슨 낡아빠진 엉터리 잣대냐”라며 여당의 의견에 신랄하게 비난했다.
반면 아이디 woojung***는 “6시까지 투표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그날은 법정 공휴일인데, 6시까지 투표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이상한거지. 이게 쟁점화가 될 만한 사안이긴 한가? 2시간 늦춤으로써 개표도 늦어지고 다음 날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돈도 당연히 더 많이 들게 뻔하다”라고 논란이 될 사안자체가 아님을 강조했다.
아이디 kimsoni***은 “솔직히 두 시간 더 늘려도 투표율 크게 안 올라간다. 노동계 때문에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선거결과를 뒤집을 만큼의 다수라 생각하는 자체가 오산이고 놀러 다니는 사람들이야 두 시간 늘린다고 하겠나, 안하지…”라며 투표시간 연장의 무의미함을 피력했다.
아이디 kangseun***도 “규정을 지키자는 게 꼼수인가? 투표일은 공휴일이고 부득이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는 사람은 아침에 하고 가면 상관없다. 아침에는 게을러서 안하고 시간 연장하자는 게 말이 되나? 그럼 4·11 총선 때 진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찬성의견에 반박했다.
인식 바로잡아야
아이디 choiwoo***은 “투표를 휴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뭘 시간을 늘려달라는 것인지. 투표나 하고 말해라. 총선 전까지 욕은 욕대로 하면서 당일 날 투표하러 가니까 보이지도 않더니만. 스스로 권리 포기하면서 무슨 욕을 하는 건지 당췌 모르겠다”며 투표일에 대한 국민의 근본적인 인식이 잘못되었음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일각에서는 여타 유럽 국가들처럼 선거일에 투표를 행사하지 않을 시 벌금을 내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거와 투표에 대한 국민의 기본 인식이 바로 잡히지 않으면 투표시간을 연장해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소중한 주권 행사가 곧 올바른 정치임을 깨닫는 사회풍토가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