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겁나는 우회전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3.05.03 08:41:32
  • 호수 14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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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일단 멈춤 열 받은 운전자들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겁나는 우회전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전방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땐 우회전하기 전 무조건 일시 정지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원이 부과된다. 경찰청은 지난 1일, 차량 적색신호 시 일시 정지를 의무화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시행되고 계도기간이 종료돼 본격 단속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벌점 15점

새 규칙에 따라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불일 땐 보행자 유무와 무관하게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한 후 우회전해야 한다. 또 우회전 전용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서는 우회전 신호에 따라 주행하면 된다.

만약 차량 직진 방향 신호가 녹색인 경우 서행해서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신호에 맞춰 이미 우회전하고 있더라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발견하면 즉각 정지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승합차 7만원, 승용차 6만원, 이륜차 4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벌점도 15점이 부과된다.


경찰은 지난해 우회전 시 보행자 보호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후, 올해 1월22일부터 다시 한번 새 규정이 도입된 데 따라 3개월간 단속을 미루고 계도·홍보를 이어왔다.

계도 기간이 끝나면서 경찰청은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행위에 대해 지난달 22일부터 본격 단속에 들어갔다. 경찰은 개정법 시행 이후 교차로 우회전에 대한 운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보행자가 다치는 사고가 계속되고 있어 단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최근 3년간(2019~2021년) 우회전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연도별 사고 발생 건수는 ▲2019년 2만235건 ▲2020년 1만8538건 ▲2021년 1만7957건이었다. 사망자는 ▲2019년 139명 ▲2020년 131명 ▲2021년 136명이었다. 매년 130여명이 우회전 차량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셈이다.

빨간불에 미정지 시 범칙금 6만원
3개월 계도기간 종료…본격 단속

경찰청 관계자는 “본격적인 단속을 시작하되 운전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보행자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발생시키는 유형부터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취지는 좋다만…’<stg0****>‘어렵다 어려워’<otis****> ‘그냥 막 잡아 벌금 때리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어요’<smop****> ‘3초? 우회전 할 때마다 시계로 재고 있냐?’<rese****> ‘교통법규나 규범은 운전자가 쉽게 알 수 있고, 그걸 정확히 인지해서 지킬 수 있도록 해야 된다. 단속에만 급급해선 안 된다’<lk63****>


‘먹고 살기도 힘들어 죽겠구먼…’<gogu****> ‘이해하기도 어렵고, 지키기도 어려운 악법’<kime****> ‘차량이 많지 않은 중소도시에서도 교통체증이 유발되는데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말도 못 하겠네요’<engi****> ‘계도 기간에 단속을 실제 해보고, 설명하고, 캠페인하고, 단속 기준을 재확립하는 시기로 삼아야 하는데…’<pseo****>

‘세수가 부족하나?’<kwon****> ‘법을 만드는 자들은 늘 착각하죠. 의도가 좋으니 좋은 법이다. 안 지키는 놈들이 잘못하고 있는 거라고…그러나 위반자들만 잔뜩 양산되고 있다면 설사 입법 취지와 의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 법은 잘못된 법입니다’<cher****>

‘많이 걸린다는 건 법이 문제인 거다’<SERI****> ‘경찰 불러서 허락받고 가는 게 정답’<gene****> ‘고개를 도리도리 돌려야 하나?’<2pro****> ‘교통사고 줄이고 싶으면 무단횡단 보행자에게도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법을 만들어라’<moho****> ‘우회전 법 발의해 주신 의원님! 요즘 마음 편하신지요?’<sans****>

‘이해하기 어렵고
지키기도 어렵다’

‘직진 신호가 아닐 때 교차로 우회전하려면 두 개의 횡단보도를 만나게 되는데 보행 신호이든 아니든 사람이 있든 없던 두 번씩 3초간 멈춰야 되나? 이거 무슨∼’<jkop****> ‘그냥 우회전 신호등을 모든 곳에 설치해라. 운전하다 스트레스 받아서 쓰러지겠다’<yws9****> ‘우회전 단속 때문에 교차로마다 병목이 얼마나 생기는 줄 아냐? 안 그래도 주차장 같은 도로에…’<worc****>

‘범칙금은 엄청나게 거두면서 인프라 갖출 생각은 안 하네’<jjsm****> ‘섰다가 서행하다가…횡단보도에서 녹색불 되는 바람에 욕먹었다’<viol****> ‘우회전하는 모든 차가 줄 서서 일시 정지해야 하는 건가? 막혀서 서 있다가 지나가면 일시 정지로 쳐주는 건가? 무단횡단은 봐주나?’<eayt****> ‘교통경찰만 진땀 흘리겠네’<high****>

‘보행자 무시하고 불법으로 우회전해서 사고 유발하는 극소수 운전자 때문에 생긴 법이긴 한데…홍보를 더 해야 할 듯’<cond****>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전방 신호가 빨간불이면 무조건 일시정지, 녹색불에 보행자가 있으면 일시정지’<c7w7****> ‘옛날에 안전벨트 의무착용 할 때도 말들 많았죠. 곧 적응 되겠죠’<ut******> ‘일시정지 몇 초 가지고도 난리들이냐? 아직 한참 멀었다. 더 강력한 규범이 더 필요하다’<stma****>

부글부글

‘나도 왜 이런 거 만들어서 혼란 주냐고 욕했는데 얼마 전에 20대 여성분이랑 초등학생 사망사고 보고 우회전 단속은 필수고 무조건 시행이 맞다고 생각했다’<pump****> ‘예민하게 따지지 마세요. 어찌됐든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통행 방법을 제시한 겁니다. 보행자는 움직이는 신호등입니다. 내 주장만 내세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힁단보도에 있는 보행자를 충격해서 경상이든 중상이든 상해를 입혔다면 어떻게 처벌을 받을까요?’<sook****>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스쿨존 횡단보도에선?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스쿨존은 만 13세 미만 어린이의 이동이 잦은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시설 주변에 지정된다.

운전자는 시속 30㎞ 이하로 운전해야 하며, 신호등이 없는 스쿨존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의 통행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차량을 일시 정지해야 한다.


위반 시 범칙금은 개인용 이동장치(PM) 3만원, 오토바이 5만원, 승용차 6만원, 승합차 7만원 등이다.

벌점은 10점이 부과된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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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