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길을 밟아온 두 사람이 나란히 KPGA 코리안 투어 데뷔를 앞두고 있다. 최영준과 김상현이 그 주인공. 최영준이 혜성 같이 등장한 신예라면, 김상현은 절치부심하며 실력을 닦은 대기만성의 표본이다.
지난해 ‘KPGA 스릭슨 투어’ 통합 포인트 순위 9위에 오른 최영준(21)이 올 시즌 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다. 최영준은 “투어에서 뛰게 되어 기쁘고 행복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시기에 맞게 탄탄한 길을 걸어온 만큼 올해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8세에 골프를 처음 시작한 최영준은 2년간 골프를 배우다 야구로 전향했다. 야구선수로 3년간 활동하던 그는 13세 때 다시 골프채를 손에 잡았다. 이후에는 골프에만 집중했다.
당찬 포부
2020년 ‘제24회 매경솔라고배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제34회 전라북도협회장배 학생 골프선수권대회’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이듬해 ‘제28회 송암배 아마추어 선수권대회’서 정상에 올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국가 상비군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최영준은 지난해 6월 ‘KPGA 스릭슨투어 10회 대회’ 종료 후 아마추어 포인트 상위 10명에게 주어지는 KPGA 프로(준회원) 특전 명단 1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KPGA 스릭슨 투어 12회 대회’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영준은 본 대회 우승으로 KPGA 투어프로(정회원) 자격까지 취득했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대회인 ‘KPGA 스릭슨 투어 20회 대회’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쳐 올 시즌 KPGA 코리안 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아마추어에서 KPGA 코리안 투어 데뷔까지 걸린 기간이 5개월에 불과할 만큼 ‘탄탄대로’의 연속이었다.
최영준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KPGA 스릭슨 투어’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적응 이후에는 샷감이 많이 올라와 KPGA 프로 입회 후 바로 다음 대회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최영준은 평균 드라이브 거리 320야드 이상을 기록하는 장타자다. 장타를 치면서도 정확도 또한 높은 것이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데뷔 첫 시즌 최영준의 목표는 ‘까스텔바작 신인상(명출상)’ 수상과 제네시스 포인트 톱10 진입이다.
김, 포기 없는 ‘대기만성’ 표본
노력으로 쌓아 올린 현재의 위치
그는 “상반기에는 KPGA 코리안 투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우선으로 할 계획이고, 적응이 끝나면 상황에 맞게 공격적으로 플레이 할 생각”이라며 “모든 신인 선수의 첫 번째 목표가 ‘까스텔바작 신인상(명출상)’인 것 같다. 생애 한 번밖에 없는 기회이기 때문에 더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김상현(29) 역시 KPGA 코리안 투어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신인이다. 김상현은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선수다. 고등학교 1학년인 17세 때 KPGA 투어 프로인 사촌형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은 그는 2013년 KPGA프로, 2014년 KPGA 투어프로 자격을 취득했고, 지난해까지 ‘KPGA 스릭슨 투어’에서 활동했다.
골프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던 김상현은 지난해 KPGA 스릭슨 투어에서 본인을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19개 대회 출전해 ‘9회 대회’ ‘18회 대회’서 우승했고, 세 차례 준우승을 거뒀다. 톱10에 열두 번 올랐다. 스릭슨 포인트(8만851.79포인트)와 스릭슨 상금(8040만2046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올 시즌 KPGA 코리안 투어 출전권 티켓을 얻었다.
김상현은 “어린 나이에 일찍 골프에 입문한 선수들과 비교를 한 적도 많았다. 부러움을 느낄 시간에 기본을 다지는 데 충실했다”며 “실력을 따라잡기 위해 남들보다 연습장에 늦게까지 남아 연습했다. 골프채를 늦게 잡았지만 골프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크다”고 말했다.
올 시즌 KPGA 코리안 투어 데뷔를 앞둔 김상현의 목표는 명확하다. 신인 최고의 자리에게 주어지는 ‘까스텔바작 신인상(명출상)’이다.
김상현은 “KPGA 코리안 투어 데뷔가 결정되는 순간부터 목표는 ‘까스텔바작 신인상이다. 생애 한 번뿐이기에 특별하다”며 “신인상을 목표로 전진한다면 KPGA 코리안 투어 우승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상현의 눈앞에 놓인 첫 번째 벽은 컷 통과다. KPGA 코리안 투어 3개 대회 출전해 컷통과를 성공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는 김상현은 ‘스릭슨 상금순위’ 1위의 저력을 증명하겠다는 다짐을 품고 있다.
김상현은 “KPGA 코리안 투어는 모든 면에서 다르다. 그린 스피드, 러프 길이 등 플레이 환경도 까다롭고 참가 선수들의 수준도 매우 높다”며 “전지훈련 기간에 정교한 쇼트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KPGA 코리안 투어에서 하루빨리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얘기했다.
같은 목표
이어 “김영수, 정찬민 등 2부투어 상금왕 출신 선수들이 KPGA 코리안 투어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것을 보며 동기 부여를 받는다”며 “KPGA 스릭슨 투어 상금왕 출신으로서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현의 꿈은 오랜시간 동안 ‘투어 선수’로 남는 것이다. 김상현은 “골프는 내게 전부다. 특히 ‘투어 선수’라는 자부심이 강하다”며 “만 50세 이상이 되어서도 ‘KPGA 챔피언스 투어’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투어에서 활동하는 골프 선수로 남고 싶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