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모두투어가 경영권 승계 작업의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창업주가 여전히 일선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된 장남은 승계의 밑그림을 완성하지 못한 모습이다. 선뜻 나서기 애매한 업계 분위기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989년 2월 설립된 모두투어는 여행업, 여행알선 및 항공권 매표 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업계 1세대 업체다. 여행업을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호텔 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수순을 밟기도 했다. 창업주인 우종웅 회장은 20여년간 몸담았던 고려여행사에서 나와 모두투어의 전신인 ‘국일여행사’를 세웠고, 모두투어를 선두권 여행사로 키우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곳곳에 암초
우 회장은 현재까지도 회사 경영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우 회장의 여전한 경영 챙기기 행보는 어느 순간부터 오너 2세의 경영권 확보가 늦어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우 회장은 두 명의 아들이 있는데, 장남인 우준열 전무가 사실상 회사의 후계자로 꼽힌다. 1977년생인 우 전무는 2002년 모두투어 자회사인 크루즈인터내셔널 대리로 입사했다. 2010년에는 모두투어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사로 승진한 2014년부터는 모두투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서 근무했다.
우 전무는 2016년 말 상무(전략기획본부장)를 달며 모두투어로 다시 복귀했고,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보폭을 넓혔다.
우 전무가 모두투어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당시만 해도 업계에선 조만간 오너 2세 경영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우 전무는 여전히 경영권을 전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는 등 모두투어의 승계 작업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 중이다.
짙게 드리워진 부친 그림자
이래저래 넘어야 할 산 투성
업계에서는 우 전무를 축으로 하는 오너 2세 경영 체제가 가동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단 지분승계가 늦춰진다는 점에 주목하는 양상이다.
오너 2세 승계가 탄력을 받으려면 우 전무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3분기 우 전무의 모두투어 지분율은 0.11%에 불과한 반면, 개인 최대주주인 우 회장은 모두투어 지분 10.87%를 보유 중이다. 우 전무가 부친 주식을 모두 물려받으려면 수백억대의 총알(현금)이 필요하다.
이제야 겨우 코로나19 여파를 추스르기 시작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모두투어는 2010년대 후반까지 고성장을 이어왔다. 2005년 38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7년에 3721억원으로 불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여행사(OTA)가 우후죽순 생겨난 2018년을 기점으로 외형적 성장에 제공이 걸렸고, 2020년 코로나라는 대형 악재를 맞이하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야 했다. 실제로 2020년 매출은 전년(2932억원) 대비 5분의 1 수준인 542억원으로 주저앉았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은 165억원에 그쳤다.
요원한 정상
현 시점에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면 우 전무는 실적 회복이라는 막대한 임무를 온전히 감내해야 한다.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