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버스비 인상론 막전막후

여긴 올리고 저긴 공짜로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이젠 ‘서민의 발’마저 무거워지는 것일까. 물가가 계속 올라가면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 사이 ‘불협화음’이 수차례 관측된다. 이들은 인상 시기와 정부 지원 여부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인다. 이 가운데 세종시는 시내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 계획을 꺼내 들었다. 300원 인상 방침을 고수하던 서울시와는 정반대 행보라 눈길을 끈다.

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꺼내 들었다가 사회 각계의 반발에 직면했다.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강행 돌파 의지를 내비쳤던 서울시는 결국 계획을 하반기로 미뤘다. 일단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이달 들어 “오는 4월 말을 목표로 서울 대중교통 요금을 300원 인상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8년 만에
추진하다…

계획대로라면 8년 만에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지하철과 간·지선 버스 300~400원 ▲순환차등버스 400~500원 ▲광역버스 700원 ▲심야버스 350원 ▲마을버스 300원이다.

서울시가 내건 명분은 ‘적자 심화’다. 누적적자가 심화되면서 대중교통 안전 서비스 제공이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지난 7년간 물가와 인건비가 꾸준히 상승하는 동안에도 요금을 동결한 데다, 코로나 유행까지 겹치며 적자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것.

이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8일 “8년 동안 요금을 올리지 못해 적자 폭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서울시의 지하철 적자 규모는 연간 1조원 남짓이다. 이렇다 보니 서울시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교통공사의 누적적자는 2021년 기준 17조원을 넘어섰다. 준공영제로 운영 중인 서울시 시내버스도 누적 부채가 같은 시점 8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서울시는 중앙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요금 인상 계획을 유보해왔다.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을 통해 적자를 줄일 구상이었지만, 끝내 좌절됐다. 

기획재정부는 국회의 2023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지하철 무임승차 손실 지원 예산 반영 등을 반대했다. 특정 지자체에 한정돼 운영되는 만큼,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들어 마지막 수단인 요금 인상안을 꺼내들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을 300원 인상하면 평균 적자 규모가 지하철 3162억원·버스 2481억원, 400원 인상하면 지하철 4217억원·버스 3308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서울시 사정에도 정부, 시민단체 등은 계속해서 요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의 주된 논리는 ‘서민 부담 가중’이다. 특히 문제 당사자인 시민의 반대가 거세다.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 추진하다 일단 연기
서민 부담 가중 VS 적자 해결 불가 ‘진퇴양난’

지난 10일, 서울시는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및 재정난 해소방안 논의를 위한 시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때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기습시위를 감행하면서 공청회는 개최 무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공청회 내에서도 서울시 결정을 겨냥한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김상철 공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대중교통 요금의 원가 보전율을 높이기 위해 요금 인상이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자를 늘려야 한다”며 “서울시가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한 것으로 (인해)부담을 왜 시민들이 져야 하는 것인가”라고 발언했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상임위원장은 “소비자는 (요금인상안에 대해)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대중교통 요금의 인상을 이야기하기 전에 정부와 서울시, 버스 운송업체가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큰 부담을 느낀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는 지난 15일, 대학생과 직장인 등 자사 회원 1335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기본요금 부담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폭이 현 물가 대비 적절한지 묻자, 응답자의 95.3%가 ‘많이 올랐다’고 답변했다. 서울시 인상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요금이 단번에 기존 대비 25%가량 상승한다. 

또 이들 중 81.3%는 추가 질문에서 ‘그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부담되면서도, 별다른 대안이 없어 이를 감수해야 하는 이가 대다수인 셈이다.

중앙정부도 서울시 말리기에 나섰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물가가 급등할 조짐이 보이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자체에 대중교통 등 공공요금 동결을 수차례 당부해왔다. 지난 7일에도 ‘지방공공요금 안정관리 점검회의’를 열어 각 지자체에 대중교통 요금 인상 시기를 늦추고 인상폭을 최소화할 것을 요청했다.

불협화음
계속 엇박자

행안부는 전기·가스를 비롯한 공공요금의 인상폭이 전년 동기 대비 30%에 육박하고, 최근 택시요금까지 오르는 등 서민 부담이 단기간에 가중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인상 계획 중 일부였던 ‘시내버스 거리 비례제’ 도입을 철회했을 뿐, 주된 인상 계획은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거리 비례제 도입을 철회한 것은 행안부 요청을 고려한 것”이라고 전했다. 부가 제도 도입 철회를 넘어서는, 인상안 보류·인상 폭 조정 등의 조치는 어렵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 가운데 오 시장이 최근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중앙정부 지원을 다시 건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4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행안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오 시장이 지난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대통령께 건의했다”며 “대중교통 요금을 400원 올릴 수밖에 없는데 기획재정부가 도와주면 200원만 올릴 수 있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지난 10일, 윤 대통령이 전북 전주에서 주재한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했다. 이 도지사가 밝힌 대화는 시기상 이 자리에서 이뤄졌을 공산이 크다. 다만 윤 대통령은 오 시장 건의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서울시가 먼저 백기를 들었다. 며칠간 난항을 겪은 서울시는 요금 인상을 올해 하반기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결국엔
미뤘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시는 “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해 가중되는 서민 가계부담을 완화하고, 정부의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 기조에 호응해 대중교통 요금 인상 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는 시의회 의견청취 등 요금 인상을 위한 행정절차를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나간다.

하반기 들어 곧바로 요금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인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하반기 일정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까지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반기에는 (반드시)인상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시가 뜻을 접은 배경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강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민의 대중교통 이용 부담을 완화할 각종 대책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중 “도로·철도·우편 등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은 최대한 상반기 동결 기조로 운영하겠다”며 “지방정부도 민생 안정의 한 축으로서 지방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서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안팎을 기록해 정점을 찍고, 다음 달부터는 서서히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버스·택시 등 지자체 공공요금 인상이 안정세에 접어들 물가를 밀어 올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서민 교통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알뜰교통카드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 이용 때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에 비례해 최대 20%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교통카드다. 여기에 카드사가 10% 내외의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말린 정부, 교통비 완화 정책
세종시는 ‘전면 무료화’ 선언

지금은 마일리지를 월 44회까지 쌓을 수 있는데, 정부가 나서 한도를 60회까지 늘려주겠다는 것. 저소득층 한정으로 적립단가를 건당 200원 올리는 조치도 더해졌다.

아울러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신용카드 소득공제 폭도 넓힌다. 공제율을 올해 내내 40%에서 80%로 올려 적용한다.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만 적용 예정이었던 게 하반기까지 늘어난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심사소위원회는 올해 대중교통 소득공제율을 80%로 늘리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잠정 의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종시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시내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서울시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세종시는 지난 13일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를 위해 추진한 ‘대중교통 효율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이달 말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세종시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는 지난해 당선된 최민호 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유세 당시 최 시장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시내버스 무료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다른 예산을 절감해 시내버스 운영에 투입하면 요금 무료화가 가능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시내버스 무료화 정책을 펴는 건 세종시가 처음이다. 충남과 대구 등 일부 광역지자체가 어린이와 노인 등을 대상으로 요금 무료 정책을 시행하는 선례는 있다.

세종시는 이번에 마무리되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6월까지 요금 무료화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대중교통 기본조례 개정도 하반기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종시가 예상하는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 시점은 2025년 1월로 알려졌다.

관건은
적자 보충

관건은 재원 확보다. 현재 세종시 시내버스 요금은 1400원(현금 1500원)이다. 무료화가 시행되면 매년 500억∼100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추산된다. 세종시가 막대한 적자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정책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지, 적자를 어떻게 보충할지는 연구용역과 재정 여건을 고려해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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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