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폭력 의혹’ 키다리 목사 봐주기 논란

경찰은 안 잡나 못 잡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키다리 아저씨’로 알려진 안모 목사에 대한 경찰 수사가 더디다. 성폭력 혐의와 관련된 물적 증거가 충분함에도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고소장이 접수된 건 약 두 달 전이다. 두 차례 피고소인 조사가 마무리됐고 경찰의 압수수색 관측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분위기는 반전됐다. 경찰이 피해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지 않은 데 이어 지난 10일까지 안 목사를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호 종료 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센터’(이하 센터) 대표 안모 목사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10명 가까이 된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11월 고소장을 접수하고 성폭력 혐의 입증을 위해 물적 증거를 제출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과거 피해를 여러 번 언급해야 하기에 피해자들은 성폭력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들의 믿음을 배신했다.

방치

안 목사의 성폭력 사실은 이미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영상에서서도 안 목사는 한 영상에서 폭언을 일삼았고 성추행도 마다하지 않았다. 안 목사는 “XX 가슴은 내 가슴과 같아” “XX랑 XX을 하고 싶었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도 이어갔다.

센터 피해자 A씨는 “안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안 목사의 생일이 7월16일인데 그날 여자아이가 보는 앞에서 성관계를 요구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배가 끝나면 항상 술을 마셨다. 안 목사가 벗어야지! 벗어야지! 라고 말할 때 저게 가족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이 같은 성폭력을 성경에 비유하면서 본인이 하는 행동이 “세상이 바라볼 때 타락이겠지만 하늘이 볼 때는 거룩”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안 목사의 비상식적 행태에 치를 떨던 일부 아이는 센터를 피했다. 안 목사는 센터를 피하거나 나오지 않는 아이들을 불러 쇠몽둥이로 폭행을 일삼기도 했다.


한 아이는 몸에 안 목사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기기까지 했다. 피해자 A씨는 “‘넌 나에게 복종해야 된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넌 내 말 안 들으면 뇌혈관 세포가 터질 거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또 안 목사는 ‘네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은 본인 영어 이름을 문신으로 새기는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피해자 회유 정황까지
증거 충분한데 ‘미적’

실제 안 목사는 설교 예배 중 신도들에게 “내 말에 집중 안 하면 뇌혈관 세포를 터트려 버린다. 기절해봤어, 안 해봤어?”라고 겁을 줬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센터에서는 처음부터 딸, 엄마, 아빠 이렇게 부르니까 처음에는 너무 행복했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라고 불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토로했다.

B씨는 “딸의 가슴을 만지는 아빠는 없지 않나”라면서 “진짜 가족이 없어서 원래 가족이 이런 건지 모르겠다. 근친상간당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가 돼야겠다고 한 건 센터를 홍보하기 위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미 이 같은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을 확보했다. 피해자들을 불러 사실관계 확인도 마쳤다.

그러나 사건을 맡고 있는 경기북부경찰청은 최근까지도 “안 목사가 언제 소환조사를 받느냐”는 피해자들의 물음에 제대로 답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사실상 사건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찰이 소극적 수사로 임하고 있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는 법조계에서도 나온다.

성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물적 증거가 확실하면 피의자에 대한 소환조사를 한 달여 안에 강행한다”며 “요즘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고 경찰도 제대로 된 수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만큼 두 달이 지났음에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안 목사가 성범죄와 관련된 물적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C씨는 “센터가 아닌 외부에서 움직일 때는 CCTV가 없는 곳에서 성폭력을 당한 이들도 있다”며 “하지 말라고 거부해 쫓겨나는 순간 갈 곳이 없어질까 불안해 공개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경제범죄와 같은 복잡한 사건이라면 이해가 간다. 간단한 사건인데 경찰이 부실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른 변호사도 “압수수색과 피의자 신분 조사를 통해 안 목사의 추가 범죄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사건을 이리 오래 묵혀둘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건 보기만 두 달…소극적인 수사 자초
잘 먹고 잘사는 방관자들 왜 그냥 두나

안 목사에 대한 경찰의 방치가 지속된다면 방관자들도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 대부분은 아동복지시설 ‘꿈나무마을’ 출신이었다. 이들이 꿈나무마을에서 퇴소한 이후 센터에 자리 잡을 수 있게 해 준 인물은 안 목사의 측근 김모씨였다.

김씨는 안 목사의 행태를 알면서도 지켜보기만 했다.

꿈나무마을과 센터는 그간 왕래가 거의 없었다. 각 단체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관심도 없었을뿐더러 간부들끼리 서로 비난하기 바쁜 각자도생 상태였다. 그러다 2021년 <일요시사> 단독 보도로 꿈나무마을의 아동학대·폭행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이후부터 각 단체의 간부가 모여 오해를 풀었다며 연계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센터 소속 주모씨는 현행법상 금지된 겸임을 유지하다가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지난달 경기도북부청사 어린이집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안 목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모씨는 경기도 인권위원을 맡고 있다. 2019년 3월부터 센터에서 일한 김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1년 위촉됐다. 그의 임기는 오는 7월까지다. 김씨도 다른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안 목사의 행태를 세세히 알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한 언론 인터뷰서 “아이들은 마음의 여유가 없고 너그럽지 않으며 믿음마저 없는 상태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호의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직접 교류를 희망하는 분들도 아이들에 대한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처

이어 “내면에 숨겨져 있는 깊은 상처를 먼저 헤아리지 못하고 우리의 방식과 바람대로 다가간다면 2차, 3차로 상처받게 되어 마음을 닫아버리게 될 수 있다”며 “센터에서는 후원자와의 교류, 활동 이전에 ‘보호 종료 아동에 관한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해 편협되고 잘못된 인식을 먼저 바꾸고 아이들의 편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피해자들은 이들 모두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타깝지만 현행법상 이들이 사법처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찰의 수사 행보가 적극적으로 변모한다 해도 지금껏 그러했듯 방관자들은 법의 테두리 밖에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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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