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호황에는 소비자 마음도 후덕하다. 하지만 불황기는 고객 민감도가 높아진다. 이처럼 올해는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이리저리 재고 또 재면서 소비하는 경향이 짙어질 전망이다. 또 가격뿐 아니라 나만의 개성을 알아주는 업종이 주목을 받을 것이다. 올해는 한마디로 고객 최우선주의 시대 즉, 고객 일대일에 초점을 맞춘 업종이 성장하는 해가 될 것이다.
창업시장에서는 점포 고정비용과 변동비용을 줄여야 생존할 수 있다. 점포 자동화가 확산되고 온라인과 접목한 오프라인 점포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마케팅 전략과 배달비용 줄이기 방법이 강화될 것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는 푸드테크 관련 법도 제정될 가능성이 높다.
푸드테크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요구는 시간이 갈수록 그 정도가 강해지고 있다. 여기다가 고객의 다양한 개성까지 충족시켜주는 디테일한 맞춤 서비스를 하는 업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값싸고 품질이 좋아 대중성을 이룬 업과 고객 한 명 한 명의 니즈를 만족해 차별화를 이룬 퍼플오션 업종이 그 예다.
이제 변화하지 않고 트렌드에만 의존하는 평범한 업종으로는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끊임없이 혁신하는 차별화로 고객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업종만이 시장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요리주점 업종에서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단순한 치킨호프로는 치열한 경쟁 속에 점점 개성이 강해지고 있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역전할머니맥주가 살얼음 맥주를 내세워 가격은 낮추고, 메뉴는 쪼개는 전략으로 대세를 이뤘다면 지난해부터는 금별맥주와 범맥주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
수제맥주 요리주점 금별맥주는 겨울에도 잘되는 맥주집을 지향하는 브랜드로 매출이 사계절 내내 고르게 오르는 게 장점이다. 계절별로 적합한 수제맥주와 다양한 안주 메뉴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는데, 특히 치킨과 피자가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 잡았다.
가격이 저렴하고 합리적인데다, 인테리어 분위기 또한 개화기 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엔틱하고 레트로한 고급스러운 느낌을 표출하고 있어 고객들에게 보는 즐거움까지 안겨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창업 3년 정도 된 현재 전국에 130여개의 점포가 활황 중이다.
또 금별맥주는 식자재 유통 선두 기업인 CJ프레시웨이와 제휴해 비즈니스 솔루션인 ‘맞춤형 점포 운영 매뉴얼’ 컨설팅도 받으며, 상품 공급뿐만 아니라 재무, 노무, 마케팅 등 사업 운영에 필요한 부가적인 서비스를 지원받고 있어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범맥주는 호랑이 미디어아트와 힙하면서도 감성적인 인테리어가 더해져 6개월 만에 80호점의 가맹 계약을 돌파했다. MZ세대를 비롯해 다양한 고객층의 주목을 받고 있는 브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시그니처 맥주인 ‘범꽃맥주’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시원한 눈꽃얼음이 생맥주 위에 산처럼 올라가 있어 이색적인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안주 메뉴 역시 맛과 품질뿐 아니라 구성과 보는 재미까지 더해 차별화를 이뤘다. 창업 전문가들은 “최근 주 고객인 주점의 MZ세대는 단순한 메뉴보다는 차별화된 메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앞으로 주점은 차별화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격 파괴 수제맥주집, 저가 와인과 안주에 분위기 있는 와인카페, 다트와 이벤트가 있는 고객 경험 테마형 주점 등 소비자가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퍼플오션 점포가 증가해나갈 것이다.
‘가벼운 주머니’ 싸고 좋은 제품 선호
‘개성까지 충족’ 디테일 맞춤 서비스
특별한 소스와 메뉴로 인기를 끄는 퍼플오션 업종도 전망이 밝다. 홍춘천치즈닭갈비는 신선한 원육과 100% 모짜렐라 천연 치즈만을 쓰는 것은 물론 차별화된 소스, 맛과 비주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다양한 메뉴로 닭갈비의 현대화에 성공했다.
‘홍춘천 소스’는 청양고추, 마늘, 생강 등 15가지 천연재료를 홍춘천만의 비법으로 섞어 만드는데, 이때 매운맛을 4단계(아주매운맛, 매운맛, 중간맛, 순한맛)로 나눠 고객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메뉴로는 홍춘천닭갈비와 김치치즈닭갈비가 있다.
여기에 더해 해물을 튀겨서 닭갈비와 치즈를 곁들여 먹는 ‘오징어치즈닭갈비’ ‘문어치즈닭갈비’ ‘새우치즈닭갈비’ 등은 맛과 비주얼로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대창 닭갈비 등 신메뉴도 수시로 출시하고 있고, 닭갈비를 다 먹은 후에는 볶음밥이나 치즈 볶음밥, 날치알 볶음밥을 선택해 먹을 수 있고, 일반 공깃밥을 추가해도 된다.
고객이 매장을 나가는 순간까지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고 있는 셈이다. 또 도시락 메뉴도 출시했는데, 도시락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인기 높은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인건비 절감은 점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기술의 발달이 점포의 테크화를 가능케 하면서 점포가 점점 무인화 추세로 가고 있다. 키오스크나 테블릿PC, 모바일앱 등을 통한 자동 주문 시스템, 예약 정보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으며, 셀프 서비스도 일반화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앞당긴 배달 주문 증가는 외식과 유통의 소비문화를 크게 바꿔놔 앞으로 점포의 테크놀리지화는 가속화돼 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디지털 기술정보 시스템의 발달로 무인점포가 증가하고, 고객 개인별 빅데이터에 의한 맞춤별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브랜드도 속속 등장할 것이다.
메타버스 기능이 접목된 매장의 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외식업에 기술을 접목한 업종의 성장을 촉진하는 푸드테크 관련 법안도 제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불경기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고, 주4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재택근무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도심 속 대형 점포보다는 주택가 중소형 점포가 유리할 수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열심히 하고, 고객에게 인정받는 점포가 돼야 하는 것이다.
퍼플오션
‘홀 반 배달 반’ 영업으로 매출 다각화와 점포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테이크아웃 고객에게는 반드시 배달비용을 절감한 값을 돌려줘야 한다. 고객뿐 아니라 이웃에게도 공헌하는 착한 브랜드 및 점포가 돼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새해는 귀엽고 활기찬 토끼처럼 ‘작지만 도약하는 강한 점포’가 무수히 생겨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