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없다면…’ 민주당 새 리더 자천타천 하마평

사공은 많은데 선장이 안 보인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불안한 리더를 내세운 집단은 힘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국회 최대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요즘 제1야당의 위엄을 좀처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탓이다. 검찰 수사가 남욱 변호사와 유동규 전 성남개발도시공사 기획본부장의 폭로로 빠르게 진척되자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민주당은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당선된 지 반년도 안 된 당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광경이다. 아무리 문제가 있는 리더라도 일정 기간 리더십을 존중해주는 게 그동안 정치권의 관례였다. 더욱이 친명(친 이재명) 지도부가 처음 출범했을 때,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들조차 ‘비주류로 살아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기회를 주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내놨고, 친명계도 계파 갈등을 청산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던 참이었다.

불안한 리더
다시 비대위?

이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거린 건 전당대회가 끝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유동규 전 성남개발도시공사 기획본부장이 풀려나고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되더니, 곧이어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까지 구속된 것이다.

검찰은 이제 몸통만 남은 이 대표에게 언제 칼끝을 겨눌지 고심 중이다. 정계 관계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검찰은 민주당이 가장 아파할 시점을 계산해 몸통을 칠 계획을 하고 있다. 민주당이 가장 아파할 때를 골라 이 대표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 속에서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차례대로 이 대표를 압박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 상황에서 결백하다고 선언하고 ‘당에 더 이상 누를 끼치지 않겠다. 나는 떳떳하기 때문에 혼자 싸워서 돌아오겠다’고 선언하고 대표직을 내놓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며 “그러면 상당히 많은 우리 당 지지자와 국민이 ‘역시 이재명이구나’라며 박수 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 대표의 직접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과)무관한지 솔직히 잘 알 도리가 없다. 무관하다고 믿고 싶은 것”이라며 “최측근 2명이 연이어 구속된 데 대해 최소한의 유감 표시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다만 이 대표의 퇴진과 관련된 주장에 대해선 “(이 대표 퇴진에 대한)당내에 그런 움직임은 없다”며 “클릭 수 늘리는 기사에 주력하는 언론의 병폐”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조 의원의 발언과 내부 분위기는 사뭇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시기가 언제가 됐든 이 대표의 사퇴는 막을 수 없는 파도로 보고 있다. 

만일 이 대표의 퇴진이 현실화된다면 민주당은 또 다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다시 비대위’라는 오명을 감수해야 하지만, 이들은 그 정도의 리스크까지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렵게 주류 됐는데…흔들리는 민주당
이 대표 사퇴 시점은? 실권 행사 미지수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은 섣부른 단계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더 나아간다면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이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정상적인 지도부가 들어선 기간보다 비대위 기간이 더 길다는 것은 뼈아픈 지적이다. 그러나 달리 방도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비대위를 구성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난관을 해결해야 한다. 친명계의 거센 반발을 이겨내야 하고, 중도층까지 비대위에 합세시켜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균형감과 무게감을 갖춘 비대위원장을 리더로 내세워야 한다.

여차 저차 비대위 구성에 합의한다고 해도 막상 리더에 걸맞지 않은 인물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될 경우, 또 다시 당 대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미 한차례 비대위원장 물색에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지난 6월 민주당에는 인력난이 불어닥쳤다. 대선을 치르며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대거 잠행에 들어가게 됐고,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의원까지 줄줄이 1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은 재빨리 비대위를 구성해 당의 안정을 도모해야만 했지만,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겠다는 사람들은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다.

당시 민주당은 계파색이 옅고, 의원들을 아우를 카리스마 있는 리더를 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물망에 올랐고, 민주당은 이들에게 비대위원장 자리를 권유했다.

그러나 제안받은 사람은 모두 고사했다. 실익도 없고 비판만 받을 자리라는 계산 아래서다. 당의 실권이라고 할 수 있는 공천권은 차기 대표가 가져갈 것이고, 극에 달해 있던 갈등을 반감 없이 해결하리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당외에서 인물을 물색하던 민주당 지도부는 결국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에게 민주당의 키를 맡겨야 했다. 이 대표가 물러설 민주당은 그때의 민주당과 매우 닮아 있다. 우선 비대위원장에게 실권이 주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대표의 사퇴 시점이 앞당겨진다면 이후의 전당대회를 개최할 시간이 생기겠지만, 시기가 늦어진다면 비대위원장이 실권을 갖게 된다.

중진 의원
대거 잠행

한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가 구성되는 시기는 필연적으로 이 대표의 사퇴 시점과 맞물리게 된다. 그 시점이 언제냐에 따라 비대위원장의 권한이 크게 차이날 것”이라며 “알다시피 내후년 4월쯤 22대 총선이 있다. 그 전에 전당대회를 계획하고 준비하려면 수개월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즉, 이 대표의 사퇴 시점이 총선에 얼마나 바투 있느냐에 따라 비대위원장의 권한이 차이난다는 것이다. 총선 직전의 사퇴라면 비대위원장이 ‘실질적 리더’가 될 것이고, 전당대회 전의 비대위원장이라면 ‘식물 리더’가 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또 비대위가 구성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친명계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 한 사람만 사퇴한 뒤 친명계 지도부 중 한 사람이 직무를 대행해 대표로 일할 수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엔 당 대표 궐위 시 어떻게 지도부가 구성되는지 자세히 기재돼있다.

당헌 제23조 3항에는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중 득표율 순으로 당 대표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적시돼있다.

당헌·당규상 현재 원내대표인 박홍근 의원이나 수석 최고의원인 정청래 의원이 당 대표를 대행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다만 여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뒤따른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불통을 이어온 친명계가 리더를 잃는다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명계 의원들의 원성이 더욱 거세지기 마련이다.

거세질 비명계의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친명계가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을 시점에 민주당의 계파 갈등은 이미 극에 달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비대위원장 자리에 올 인물은 이런 계파 갈등의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실익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리스크만 커 보이는 자리에 누가 오려고 할까? 또, 민주당이 생각하는 리더감은 누구일까?


<일요시사>가 취재 중 가장 많이 들었던 인물은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었다. 벌써 일부 세력에서는 조 의원과의 소통을 시작했고, 민주당에 비상상황이 생기면 그를 데려올 준비를 하고 있다. 조 의원 측 또한 이런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원장 자리
독이 든 성배

조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의원실에 비난과 비판 전화가 많이 왔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민주당에 당 대표나 비대위원으로 와달라는 전화가 많이 온다”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다. 민주당 의원님들이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요시사>와 만난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조 의원이 새로운 리더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는 우선 현재 지도부인 친명계와 색이 달라야 하고, 본인 나름대로의 뚝심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몇몇 의원은 계파색이 없는 당 외의 새로운 인물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조 의원은 그동안 수차례 현 민주당 주류 세력과 마찰을 빚어왔다. 시작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 도입 반대였다. 민주당 입장에선 특검법 도입을 위해서 패스트트랙을 이용해야 했지만, 이를 위한 법사위원의 숫자가 부족했다.

조 의원은 그런 민주당을 도와줄 수 있는 법사위의 ‘키맨’으로 통했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민주당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조 의원은 김여사에 대한 특검법 도입을 주장하는 민주당의 시도를 “쪼잔한 정치쇼”라고 비판한 바 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추석 전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을 주장한 것을 두고 “추석 민심을 그쪽(김 여사 특검) 쪽으로 가져오려 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는 그렇게해서는 안 된다”며 “특검법 도입은 보다 진중한 자세로 접근할 문제”라고비판했고, 이때 친명계 지지자들은 조 의원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는 등 매섭게 몰아붙였다.

한동안 조 의원실은 업무가 안될 정도로 친명계 지지자들의 테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매일같이 조 의원실에 항의 전화와 팩스를 보냈고, 간혹 의원실로 협박 택배를 보내 조 의원을 압박했다. 또, 조 의원이 등장한 게시글이나 정치 기사에 악플 세례를 퍼부으며 사이버 테러까지 저질렀다.

비명계, 뚝심 있는 외부인사 누가 있나?
조정훈, 유인태 등 유력 후보군 급부상

이런 어려움에도 조 의원은 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힘들긴 하다. 그런데, 정치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쉬운 길을 가고 그 길을 관리하는 건 공무원들이 할 일이다. 정치는 어려운 길을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최근까지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사법 리스크가 더욱 심하게 불거진 것에 대해 “소속 정당을 위해 절벽에서 떨어지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며 당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야권 진영 전체가 무너지는 경우를 걱정하며 “이 대표가 대표가 된 이후에 ‘나를 따르라’는 리더십보다는 ‘나를 막아달라’는 리더십을 보였다. 일단 멋있게 당대 당 대표직을 내려 놓아야 한다”며 친명 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다.

한편, 하마평에는 야권의 원로 인사들도 함께 거론됐다. 지난 6월 이미 거론됐던 유 전 국회사무총장이 대표적이다. 유 전 사무총장은 당시 당 대표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리다. (당 대표 제안에 대해)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에선 아직 그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유인태 전 사무총장 같은 인물 정도가 돌아와야 민주당이 재정비될 수 있다”며 “원로급 인사 중 아직 정치활동이 가능한 인물은 현재 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정치활동을 해온 배테랑이다. 그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경험했던 민주당의 산증인이며 야권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가졌다고 알려졌다.

민주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종종 원로급 인사들이 등판해 당을 재정비했었다. 그런 민주당의 역사를 보면 유 전 사무총장의 등판이 전혀 가능성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엔
원로 인사?

여러 가지 위기를 겪고 있는 민주당은 고민을 없애줄 해결사를 찾고 있다. 조 의원과 유 전 사무총장이 유력한 당대표로 거론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적절한 리더를 찾을 수 있을지 정계가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새 리더가 누가 됐든, 현재 리더가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민주당 재정비의 선결 조건이다. 이 대표는 당을 위해 본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친문 재정비? 김경수 컴백설

구심점을 잃었다고 평가받는 친문 진영에 최근 새로운 희망이 떠오르고 있다.

신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동시 사면'할 가능성이 떠오르는 것이다.

대통령 사면은 보통 쓸데없는 정쟁을 야기시키지 않기 위해 여야 진영의 인사를 가리지 않고 고루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윤핵관이라 알려진 인물 대부분이 친이명박계 의원들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신년 사면은 가능성이 매우 높아져있는 상태다.

정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 한 명만 사면할 리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아무리 야당과의 협치를 포기한 정부라도 사면 카드를 일방적으로 쓸 수는 없을 거라는 정치적 계산 아래서다. 

김 전 도지사의 사면이 끝내 문재인정권에서 이루어지지 못했던 만큼, 현재 친문계의 기대는 한껏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최근엔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두관 의원, 전해철 의원 등이 옥중에 있는 김 전 도지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에서는 이를 두고, “구심점을 잃은 친문계가 다시 세를 합하려 꿈틀대고 있다”고 평가한다.

사면 카드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카드다.

야권의 분열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사면한다면 김 전 도지사는 피선거권을 즉시 되찾아올 수 있다.

본래대로라면 김 전 도지사는 2028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되지만, 대통령 사면은 그의 피선거권을 즉시 복구시킬 수 있다.

정계 전문가들은 총선 전후로 심각해질 민주당 계파 싸움에 김 전 도지사까지 합세하면 민주당의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한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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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