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단상> 막힌 정국과 맞짱토론

민주당 8·28 전대 후 영수회담으로 물꼬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2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전국위원회와 상임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결국 비대위 체제로 간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도 3·9 대선 패배 후 윤호중·박지현 비대위를 가동하다가 6·1 지방선거마저 패하면서 우상호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정의당도 지방선거에서 패한 뒤 이은주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헌정 사상 여야 주요 3당의 비대위 체제 정국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작금의 대한민국 국회의 안타까운 현주소다.

국회는 지난달 22일 여야가 상임위 구성 합의에 이르면서 53일 만에 개점휴업을 끝내고, 25일부터 3일 동안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8월에는 2021년도 정부의 결산안 심사를 위한 임시국회가 열릴 계획이고, 9월에는 정기국회가, 10월에는 국정감사가 예정돼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당 주요 3당이 대표 없는 비대위 체제로 간다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을 넘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특히 국회의 협조를 받아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윤석열정부가 비대위 체제의 3당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커다란 난관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 9월 정기국회 시작 전에 윤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만나, 글로벌 금융 위기, 3대 개혁(연금·노동·교육), 세제 개편, 경찰국 신설, 탈북 어민 북송 사태 등 현안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8월 중 국회의장단 회동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비대위 체제에 있는 여야 3당의 비대위원장이 2년 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 대표 선출 및 공천권 확보를 하느라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게 문제다.

그나마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정기국회 전에 비대위 체제를 벗어날 수 없지만, 민주당은 오는 2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고 제1야당으로서 비대위 체제를 벗어나 안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윤정부가 8월 중 국회의장단 회동을 추진하기보다 8·28 전대서 뽑힌 제1야당인 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로 누가 선출되든지 다수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민주당 대표와 맞짱토론 방식의 영수회담을 통해 현재의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

영수회담은 과거 여러 차례 막힌 정국의 물꼬를 틀면서 정치 혼란을 해소하기도 했다. 2002년 의약분업과 IMF 공적자금 투입 문제를 해결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영수회담이 대표적인 예다.


영수회담은 맞짱토론이기에 소위 맞짱 문화를 지켜야 한다. 맞짱은 1:1로 맞서 싸우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1960년대에 유행했다. 특히 건달 조직간에 큰 싸움이 벌어질 때, 양 조직의 두목들이 1:1로 결투를 벌이는 것을 의미한다.

맞짱은 Bottom-up 방식이 아닌 Top-down 방식으로 맞짱에 나오는 조직의 대표가 결정한 사항에 대해서는 조직 전체가 그대로 따라야 하기 때문에 맞짱 당사자는 그 조직에서 막강한 힘을 가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맞짱토론 방식의 영수회담에 나가는 당 대표도 막강한 힘을 가져야 얻을 건 얻고 양보할 건 과감하게 양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조직문화가 권위적인 Top-down 방식보다 의견수렴을 중요시 하는 Bottom-up 방식으로 최근 수십년 동안 전개되면서, 국민들은 Bottom-up 방식에 대해 지루함을 느껴왔다.

그래서 다시 Top-down 방식의 맞짱문화가 등장한다면 우리 국민이 열광할 것이다. 사실 내달 1일 열리는 정기국회 시작 전에 윤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맞짱토론)이 물리적으로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하루 빨리 영수회담을 통해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통 크게 해결해 막혀 있는 정국을 뚫어야 한다.

이준석 대표 문제도 국민의힘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거나 쪼깨지기 전에 윤 대통령이 휴가 기간 중 시간을 내서라도 이 대표를 만나 맞짱토론으로 한방에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 이 기고는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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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