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사기’ 베일 속 신라투자그룹 정체

“모든 것이 가짜였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신라투자그룹에 의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피해 금액은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신라투자그룹의 대표는 수억원의 투자금을 들고 잠적했다. 그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보내준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도 모두 가짜로 밝혀졌다. 모두가 속아넘어갔다.

온라인을 통해 광범위한 개인투자자 유인이 가능해짐에 따라,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 영업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허황된 수익률을 홍보하는 허위·과장광고를 통해 투자자를 유인하고, 미등록 투자자문·일임 제공 대가로 고가의 이용료를 수취하는 방식이다. 

피해사례 급증
수억원대 사기

또 무자격자의 자문·일임에 따라 투자자는 이용료 외에도 투자원금 손실 등 금전적 피해 발생하면서 유사투자자문업자 관련 민원·피해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식리딩방은 불특정다수에게 오픈채팅방, 스팸 메시지 등을 통해 무료로 주식 종목을 추천하고, 유료회원 가입 시 비공개 채팅방으로 초대한다. 주식리딩방은 불법 유사 투자자문 행위가 발생하는 SNS 단체대화방을 말한다.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모으는 유사수신행위를 하기도 한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주식리딩방이 우후죽순처럼 확산되면서 불법행위나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다.

제보자 A씨는 평소 주식투자를 조금씩 해오던 평범한 가정주부다. 그런 A씨에게 자신을 ‘신라투자그룹’의 대표라고 소개한 이명희(가명)씨가 접근해왔다. 이씨는 불특정다수에게 주식 리딩, 코인 리딩 등 무료체험방 홍보 문자를 보내, 이를 보고 연락해오는 이들을 상대로 ‘신라투자그룹 이명희 대표 1:1 종목 상담’이라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대화를 유도했다. 

이씨는 비트코인(BTC) 가격과 블록체인 암호화폐(USDT) 시장가의 평균 값어치를 동배율로 잡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컨설팅을 해줬다. “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원금 손실이 전혀 없다” “컨설팅 마감 후 순수익금의 10%를 후불제로 결제받는다” “파트너스 옵션 거래소에서 진행한다” 등의 말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고수익 미끼로 수십억 가로채 잠적
경찰에 고소장 제출했지만 지지부진

특히 이씨는 A씨에게 본인이 리딩해준 고객들이 엄청난 수익을 보고 있다며 ‘성공후기’까지 보여줬다. 그가 보내준 성공후기는 실제로 다른 고객들이 성공적으로 컨설팅을 받은 사례가 아닌 이씨가 공범들과 조작한 자료였다.

이씨에게 속은 A씨는 지난 4월 4000만원을 송금했다. 송금 요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씨는 “현재 투자금 4370만원”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단기간 내에 370만원이라는 수익이 난 것처럼 A씨를 속이기도 했다. 

A씨는 같은 날 2000만원, 4000만원을 추가로 입금했다. 이씨는 “장 상황이 언제 급등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추가 시드를 미리 확보해놔야 한다”며 추가 투자금을 준비할 것을 독촉했고, A씨는 결국 추가로 1000만원을 더 입금하며 1일차에 총 1억1000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이씨는 A씨에게 받은 금액을 어디에도 투자하지 않았다. 다음날 그는 A씨의 투자금이 하루 만에 1억9800만원이 된 것처럼 말하며 추가 투자금 입금을 유도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A씨가 투자금 출금을 신청하자 이씨의 태도가 돌변했다. 

이씨는 “외국납부 세액공제는 종합소득과세 대상자가 해외서 납부한 세금을 국내의 종합소득세 계산 시 정산한다”면서 “세금 징수금액은 6000만원이며 세금납부 후 환급된다”고 전해왔다. 세금 명목으로 6000만원을 추가 입금해야 투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것.

A씨는 투자금을 찾고 싶은 마음에 6000만원마저 이씨의 통장으로 보내게 된다. 

수익났다 속여
추가 입금 유도

A씨에게 5차례에 걸쳐 총 1억7000여만원을 뜯어낸 이씨는 잠적해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뒤늦게 사기인 것을 인지하고 인터넷에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다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고소를 진행했다.

피해자 B씨도 A씨와 동일한 수법으로 사기를 당했다. B씨는 하루에도 여러 통의 주식리딩방 초대 문자를 받았으나 그중 한 개의 방에 들어갔다가 사기 피해를 입었다. 해당 주식리딩방도 특정 사이트에 가입한 후 돈을 보내면 예상 수익률이 350% 이상 될 것이라며 투자금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B씨는 대출까지 받아 3000만원을 송금한 후에야 사기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이 사건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인 리딩 사기’로 전형적인 투자 사기에 해당한다. 이와 유사한 사건에서 ‘비트코인 리딩방’을 운영한 공범들에게 징역 6~9년의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카카오톡 오픈 채팅 주식리딩방을 통한 사기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에 여러 계좌가 이용돼 신고가 접수된 다른 서와 공조해 수사할 예정”이라며 “피해 규모가 큰 만큼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만 노린 추가 범죄도 기승이다. 지난 7일 사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피해를 회복해 주겠다면서 7억4000여만원을 가로챈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차 범죄 노출
하락 노린 범죄

피의자 C씨는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공간에서 금융 사기 피해자나 돈을 받지 못한 채권자들에게 “돈을 돌려받게 해주겠다”고 거짓말하는 방식으로 피해자 16명에게 7억4000여만원을 갈취했다. 

C씨는 지난해 8월 온라인 카페에서 ‘암호화폐로 2억4000만원의 피해를 입었는데 해결법을 구한다’는 게시글을 보고 피해자에게 접근해 “나에게 피해금을 보내주면 디도스 공격으로 피해금을 돌려 받아주겠다”며 9150만원을 가로챘다. 

또 암호화폐 투자, 주식리딩방 사기 등을 당한 피해자에게 “나도 같은 사건의 피해자”라며 동질감을 형성한 뒤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에겐 신용카드로 상품권이나 오토바이 등을 결제하게 했다. 뒤늦게 사기 행각을 알아챈 피해자가 신용카드 결제를 취소해 미수에 그친 범행도 있었다.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채권추심업자를 사칭하며 사기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채권추심업 광고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에게 현금을 받거나 신용카드 결제를 대신 하게 하는 방식으로 적게는 200여만원에서 많게는 1억3000여만원 상당의 돈을 가로챘다.

2020년 12월 한 투자그룹 상담사로 근무하던 중 암호화폐 투자를 권유하며 “투자금을 주면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고 2억65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이외에 중고거래나 대리구매 사기 등으로 피해자 3명에게 수백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주식리딩방 사기 피해 해마다 급증
팔 걷은 금감원 실효성 지적 목소리도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과 코인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자 이를 노린 범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피해자의 대다수가 주식·코인 투자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고 싶은 마음에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는 말을 믿고 돈을 송금했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에 접수된 유사투자자문업자 신고는 2020년 461건에서 지난해 372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만 253건이 집계돼 최근 3년 새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유사투자자자문업 관련 피해 민원 건수도 총 3442건으로 2020년 1744건에서 97.4%나 늘었다. 금융위는 주식리딩방이 기승을 부리자 지난해 12월 특사경 인원을 기존 16명에서 31명으로 확대했다. 더불어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에도 특사경팀을 신설해 7명을 배치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유사수신행위 업체에 대한 강제적 조사나 감독 권한이 없다. 금융감독원도 마찬가지로 특사경이 아닌 조사 인력들은 법적으로 현장조사권과 자료 압류권이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불법 유사 수신업체를 원활하게 단속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에 직권 조사권과 자료제출 요구권을 신설하고 이를 거부하는 업체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등을 마련해 유사수신행위로 인한 피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감원은 주식리딩방에 유료회원으로 가입해 주로 미등록 자문·일임 등의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암행점검을 수행 중이다. 거래소 또한 풍문 유포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 적발을 위해 별도로 주식리딩방에 대한 암행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 나섰다
암행점검 실시

금감원·거래소의 주식리딩방 암행점검을 통합 실시하고 점검 내용을 상호 공유해 점검의 효율성 및 적발률을 제고하고 있다. 자동매매프로그램 유포업체(미등록 투자일임업에 해당) 등 유사 투자자문업 미신고업자에 대해서도 암행점검을 실시한다.


<ktikti@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