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여당’ 야인 이준석 대반격 카드

“같이 죽자” 물귀신 작전?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내홍의 중심에는 늘 이준석 대표가 있었다. 최근에는 비교적 잠잠한 모습이다. 한번 물면 놓지 않던 이전과는 다르다. 자신을 향한 의혹을 해소하고, 반격할만한 카드를 앞세워 재기를 노리려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모든 걸 털어내고 다시 대표로 돌아올 수 있을까?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세력이 길고 길었던 주도권 싸움에서 결국 승리했다. 승리하자마자 자신들의 모임 등을 띄우며 연일 세 다지기에 돌입 중이다. 이들  세력은 그동안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와 친분을 유지해오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으나 최근에는 분주한 모습이다. 그는 중앙윤리위위원회가 이 대표 징계 결정을 내린 지 5시간 만에 입을 열었다.

수습된 듯
안된 듯

권 직무대행은 이 대표 징계 당일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의원총회까지 열어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하겠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은 권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준석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국민의당 몫으로 배정받은 최고위원 임명도 예고했다. 이 대표가 추진했던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를 비롯해 조직을 바꾸기 위해 했던 여러 시도 역시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권 직무대행이 대놓고 이 대표를 지우려는 이유는 이 대표에 반하는 당내 세력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또 자신의 당권 도전의 포석을 깔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 직무대행 입장에서는 현재로썬 직무대행 체제가 최선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위해 이 대표의 권한 직무를 통해 직을 지켰다는 의견이 나와서다. 자신의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을 한 셈이다. 이 대표의 직함을 지켜주면서 당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함이라고 읽힌다.

이 대표 징계 이후 국민의힘 인사들은 자신을 위해 본격적인 세 다지기에 돌입했다. 권 직무대행을 비롯해 김기현 전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안철수 의원 등이 띄운 모임이 활기를 띠는 중이다. 

이 대표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오던 장 의원은 이 대표 징계 다음날 자신의 외곽 조직을 가동했다. 장 의원의 원외 모임에 당시 버스 23대가 동원됐고 참여 인원만 1100명이 넘을 정도로 대규모였다.

안 의원 역시 자신의 공부 모임을 발족했는데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 40명이 넘게 모였다. 여러 인사들이 차기 당권 주자로 언급되는 만큼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권 직무대행, 장 의원 등은 국민의힘에게 등 돌린 여론을 되돌려야만 한다. 당장 전면에 윤핵관이 나서기엔 여론이 악화된 상태다.

직무대행 체제 내홍 발생
여론전 통해 세력 키우기

차기 지도 체제를 놓고 서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등 내분도 감지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후임 차기 대표의 선출과 시기 및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가 국민의힘 핵심 쟁점 사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결국 차기 총선에서 공천권 키를 누가 잡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를 두고, 궐위가 아닌 사고로 보겠다는 시각이 파다하다. 당 대표의 일시적 부재로 해석하는 셈이다. 기저엔 새로운 당 대표를 뽑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이 대표가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6개월 뒤 대표직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징계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징계를 수용할 경우 자신의 향한 의혹들에 대해 인정하는 꼴이나 다름없어서다. 그는 대응 방침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잠행을 거듭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올리던 SNS 활동도 뜸하며 미리 잡아뒀던 언론 인터뷰도 취소했다. 

지난 11일 최고위 회의 또한 출석하지 않았다. 더 이상의 충돌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사상 초유의 대표 중징계 조치를 받은 이 대표가 어떤 반격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쏠린다. 벼랑 끝에 서있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대응책이 절실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징계 직후 변호사, 참모진과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윤리위 재심 청구 등 현재 이 대표에게 주어진 카드는 많지 않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징계 의결을 통지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결과를 뒤집을 만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거나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재심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은 데다 물리적인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로서는 윤리위 재심 청구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

전국 순회 
반전 모색

또 다른 카드는 법원에 징계무효 소송과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경우다. 이마저도 이 대표에게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 법원이 그동안 정당 내부 문제와 관련된 사안에 가처분을 인용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효력정지가 인정되려면 행위의 절차상 하자가 인정돼야 한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사퇴를 더욱 압박받는 등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마저 위태로워진다.

이 대표가 여러 가능성을 띄웠지만 즉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심지어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당내 인사들 역시 이 같은 방안 등에 대해 만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이 대표가 기댈만한 것은 여론전과 폭로전이다. 앞서 대선이나 지방선거 당시에서도 SNS나 인터뷰를 통해 거침없이 여론을 활용했고, 2030세대들은 이 대표에게 호응했다. 이를 잘 활용했던 이 대표는 우선 자신의 SNS를 통해 청년 층에게 당원 가입을 촉구하는 등 우군 충원에 나섰다.

이 대표로 선출되면서 국민의힘은 다수의 2030세대 젊은층이 유입돼 취임 직전 10만명 남짓이었던 당원 수가 8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잠행 중이던 지난 13일에 이 대표는 광주 무등산 등반 사진과 게시글을 올렸다.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로 통하는 지역으로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이 대표가 연일 공을 들였던 지역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호남에서 보수정당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얻었다. 지방선거에서는 광주시장, 전남지사, 전북지사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가 15%를 득표하기도 했다.

광주 무등산을 찾은 배경을 두고 두 번의 선거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던 만큼 자신의 선거 기여도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어느 정도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SNS를 통해 당원 가입을 독려하자, 그의 지지층이 두드러진 한 커뮤니티에는 당원 가입 인증 글이 여럿 올라오기도 했다. 자신의 기반과 다름없는 청년층을 영입해 덩치를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너 죽고
나 죽자?

이 대표의 지지층이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면 책임당원이 돼 당원 소환 등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 대표 팬덤의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그를 지지하는 비율은 당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옹호 여론이 특별히 크다고 볼 수 없다. 윤리위 결정에 동의하는 여론도 과반인 흐름이다.


연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을 하는 중인 상황에서 여론전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여론전이 당장은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당 대표실 관계자도 “여론전을 펼치면 오히려 이 대표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더 이상 지지율이 떨어질 경우 이 대표의 책임으로 몰릴 수 있는 까닭이다. 대신 침묵을 유지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계속 하락한다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최악의 경우는 이 대표가 폭로전을 불사하는 경우다. 앞서 이 대표는 윤리위에 간장(안철수+장제원)을 띄웠다. 안 의원을 향해서는 윤리위에 대해 뭔가 아는 모양새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장 의원을 향해서는 “디코이(미끼)를 물지 않으니 전면에 나섰다”고 저격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의혹과 관련해 ‘윗선이 개입돼있다’는 취지의 JTBC의 보도에 대해 “윗선 일부는 바로 알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누구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폭로전도 불사하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주장과 언행에 있어서는 물러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앞서 이 대표 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된 김용태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 쳐내기 소문이 돌았다”며 운을 띄운 바 있다. 이른바 물귀신 작전으로 반전을 꾀하려는 수로 읽힌다.

폭로전을 통해 자신을 견제하는 세력과 살아남기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방식이다.

경찰 수사 결과에 명운 갈려
폭로전 시작되면 현 정권 끝?

책임 공방은 기본이다. 대선 기간에도 이 대표는 국민의당 합당 방식을 두고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며 이태규 의원과 연일 폭로전을 벌였다.

지방선거 기간에도 이 대표는 여러 사안에 대해 강용석 변호사와 폭로전을 벌였다. 앞서 여러 폭로전을 통해 그는 이득보다는 주로 손해를 봤다. 이번에도 폭로전은 그다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현 정권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 되는 까닭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정운영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같이 떠안게 된다.

폭로를 하려면 지지율 하락이 수습되고, 귀책사유를 분명하게 규명한 뒤 이뤄져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대표의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옳다는 분석이다.

폭로전을 펼친다면 국민의힘은 더욱 깊은 내홍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두 차례나 대승을 거뒀음에도 불구하도 여러 당내 갈등을 겪으며 악화일로를 겪는 중이다.

이 대표의 명운은 경찰 수사에 달렸다. 아직까진 경찰 수사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대표가 자진사퇴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경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져 이 대표가 검찰에 기소될 경우 정치인생은 그대로 끝이다. 다만 경찰이 해당 의혹의 실체를 완벽하게 입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소시효 등 법률적인 문제와 성 상납이 있었다는 사실 여부 입증에 한계가 있는 탓이다. 

경찰 수사에서 이 대표의 혐의가 드러나 검찰에 송치된다면 이 대표에 대한 징계 해석이 ‘사고에서 궐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결과가 무혐의로 나올 경우 윤리위 결정에 즉각 반기를 들어 극적으로 기사회생이 가능해진다. 

국민의힘도 당장 전당대회를 열겠다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 등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일단
숨고르기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현재까지 관망 중인 이유는 자신을 향해 후폭풍이 불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안 싸우는 게 이득”이라며 “폭로를 하려면 사태가 마무리되고 규명이 돼, 역할이 돌아올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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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