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뒷배’ 회장님 연결고리 추적

감쪽같이 사라진 대통령의 큰형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의 무속·비선 논란이 쉽사리 끝나지 않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의 통화 녹취록을 시작으로 김 여사의 지인들이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 컸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천공 스승이 최근까지 김 여사의 행보를 코칭해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야권은 이들이 윤정부의 ‘비선 권력’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선 권력 핵심은 무속인이 아닌 황모 회장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윤 대통령 주변에서 황 회장의 잔상이 지워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황모 회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사이는 보통이 아니다.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일정표로 알려진 이른바 ‘조남욱 리스트’에도 황 회장이 수차례 등장한다. 특히 윤 대통령과 깊은 인연이 있는 무정 스님과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인연 덕이었을까? 황 회장의 아들은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쌍둥이 딸 중 한 명은 현직 검사와 결혼한 사실이 확인됐다.

강원도부터
친분 쌓아

무정 스님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이어준 인물이자 무속 의혹의 키맨으로 알려진 인물로, 2012년 3월부터 한 달간 동부산업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회사의 매출 현황을 보면 2014년도 매출의 85%가 삼부토건을 통해 발생했다. 삼부토건의 특수관계회사라고 볼 수 있다.

황 회장이 어떻게 윤 대통령을 알게 됐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강릉지청에서 근무했을 당시 황 회장과 막역해졌다는 것 외에는 사실관계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지역에서도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동해시 한 인사는 “윤 대통령이 황 회장과 죽마고우 사이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대통령이 되기 전 검찰총장일 때도 황 회장을 수차례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이기 이전에 스폰서라고도 불린다. 조 전 회장이 검찰을 관리해온 것처럼 윤 대통령과의 인맥을 유지해왔다는 설명이다. 다른 동해시 인사도 “황 회장은 윤 대통령 외에도 강릉지청 검사들을 자주 만났던 사람이다. 검찰 인맥을 만들어왔기에 윤 대통령과 친해지는 일은 쉬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회장의 검찰 인맥으로는 윤 전 총장 외에도 강릉지청장이던 한상대 전 검찰총장, 이중희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박근혜정부) 등이 거론된다. 특히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과도 상당히 친한 사이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캠프(국민캠프)에도 참여했다.

황 회장과 조 전 회장, 무정 스님, 윤 대통령 등이 친분이 깊었다는 의혹은 이미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조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조남욱 전 회장은 알고 지내던 사이로 20여년 전부터 10년 전 사이에 여러 지인과 함께 통상적인 식사 또는 골프를 같이한 경우는 몇 차례 있었다”며 “최근 약 10년간 조 전 회장과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황 회장을 어떻게 알고 지냈는가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았다.

윤·황·무정 스님·조남욱 수차례 골프 회동
김건희·무정 스님 관계 악화…“황이 실세”

수원지검은 2013년 조 전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시연 당시 삼부그룹 부사장 조사 때 압수수색을 통해 ‘조남욱 리스트’를 확보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이 ‘조남욱 리스트’를 부인하는 것이 검찰 수사가 올바르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조남욱 리스트’에서 ‘검사 윤석열’은 최소 4회 이상 등장한다. ‘조남욱 리스트’에는 2011년 4월2일 골프 회동, 2012년 일정표에서는 3월11일 ‘윤석열 검사 화환, 대검찰청 별관 4층’ 일정이 확인된다. 이날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식이었다.

4월2일 골프 회동에는 윤 대통령과 장모 최은순씨가 멤버로 적혀 있다. 무정 스님은 ‘조남욱 리스트’ 1997년 일정표부터 자주 등장한다. 황 회장의 이름은 2002년 6월, 황 회장 모친상 조의금 메모부터 나오는데 무정 스님과 함께 거론된다.

황 회장은 윤 대통령이 고양지청 검사 시절인 2006년 10월 뉴서울CC에서 골프를 치기도 했다. 조 전 회장과 황 회장은 2008년과 2010년, 2012년에 골프를 쳤다. 이들은 2011년 8월 모여 만찬을 즐기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대검 중앙수사부(중수부) 1과장이었다.

이처럼 ‘조남욱 리스트’에는 윤 대통령과 최씨와 무정 스님, 황 회장 등이 여러 차례 언급된다.

현재 황 회장과 무정 스님과의 관계는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무정 스님의 다툼이 원인일까? 한 검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초부터 거리를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무정 스님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건희 녹취록’에 도 언급되는 내용이다. 김 여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분(무정 스님)이 한 번은 우리 남편 앞에서 갑자기 ‘문재인은 망한다’ 이러는 거야. 망하면 우리 남편 망한다는 말밖에 더 돼? 그때부터 인연을 딱 끊고 지금까지도 안 봐”라고 말했다.

윤석열 사단
부부장 후배

이 때문에 현재 윤 대통령 일가와 접촉 중인 ‘비선 멤버’ 중 가장 힘이 센 인물이 황 회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무정 스님과 윤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접촉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건진법사도 언론의 취재 이후 조용하다”며 “윤 대통령 일가와 큰 다툼이 없는 이는 황 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일요시사>는 올해 초 동부전기산업 소유 건물을 직접 방문까지 했으나 황 회장을 만날 수 없었다. 최근까지 황 회장이 동해시를 돌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언론의 취재 이후 황 회장은 사실상 종적을 감춘 상태다.

황 회장은 오랜 시간 동해시에서 범죄예방위원(현재의 법무부 법사랑위원)으로 활동했다. 동해시 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빼면 지역에서는 거의 활동하지 않았던 그가 지역 검찰 쪽에서는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것이다.

황 회장에겐 쌍둥이 딸과 막내아들이 있다. 아들 황씨는 현재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청년정책 담당 5급 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다. 황씨는 윤 대통령을 삼촌, 김 여사를 작은엄마로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 또한 사석에서 황씨를 조카처럼 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씨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대선 출마를 결심하며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했을 때부터 줄곧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직후 황씨와 관련해 캠프 내부에서도 사적 인연을 통한 등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았다.

당시 윤석열 캠프는 황씨와 관련된 의혹들을 부인했으나 일부 캠프 구성원들은 황씨를 윤 대통령의 먼 친인척쯤으로 여기기도 했다.

황씨 관련 논란이 다시 불거진 건 <더 팩트>가 보도한 이른바 ‘김건희 목덜미 영상’ 때였다. 언론의 취재를 피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안으로 김 여사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간 스포츠 머리에 양복 차림의 인사가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던 황씨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다. 황씨가 이른바 ‘김건희 비선라인’의 일원이라는 시각이다.

‘코바나컨텐츠 황씨’ 관련 논란은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이른바 김건희 7시간 녹취록에도 나온다. 지난해 8월 30일 있었던 이명수 기자의 코바나컨텐츠 강의 현장에 황씨가 참석했고, 강의를 사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윤석열 후보 비서실 황’이라고 밝힌 인사와 이 기자가 주고받은 전화와 메시지 등 증거가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요시사> 취재 결과 당시 김 여사의 목덜미를 잡은 것은 건진법사의 제자인 심 박사로 확인됐다.

황씨는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의 운전과 수행을 담당하기도 했다. 황씨는 양 전 원장이 직접 인턴으로 데려왔다. 그는 양 전 원장이 취임한 2019년 5월부터 약 14개월간 일했으며, 양 전 원장이 사임하면서 함께 그만뒀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황씨는 지난달 지방선거 전까지 김은혜 전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에도 몸담았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황씨가 캠프 내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황 회장의 아들이자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소문이 파다해졌기 때문인지 일부 캠프 사람들은 황씨와 말도 섞지 않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자식까지
이어진 인연

황 회장의 쌍둥이 딸 중 한 명은 현직 검사와 결혼에 성공했다. 황모씨는 광주지검 순천지청 소속 박모 검사와 지난해 5월1일 대검찰청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결혼식에 참석한 검찰 관계자는 “결혼식에는 윤 대통령이 참석한 건 사실이다. 김 여사는 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박 검사의 결혼식에도 왔었다는 건 와전된 얘기”라며 “검찰 내에서는 박 검사 친구들이 신부집에 함을 메고 들어왔을 때 김 여사가 신부집에 있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전했다.

박 검사는 2018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다 2020년 2월 청주지검 충주지청 형사부로 발령받고, 지난 2월부터 순천지청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박 검사의 상관은 이방현 순천지청 부부장검사로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각종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던 인물이다. 이 부부장검사는 상당 기간 김씨 명의의 고가의 수입차를 무상으로 빌려 탄 정황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이 검사는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형사1부 부장검사로 재직 중이었다. 그는 포항에 오기에 앞서 2019년 8월까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로 재임했고 2020년 9월까지 포항지청에서 근무했다. 이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제2부 부장검사가 됐다가 사건이 불거진 뒤인 지난 7월 부부장검사로 강등됐다.

이 부부장검사가 1년 넘게 머물던 경북 포항은 가짜 수산업자 김씨의 근거지다. 앞서 박영수 전 특검은 “지역 사정에 도움을 받을 인물로 김씨(수산업자)를 소개하며 전화번호를 주고, 김씨에게는 이 검사가 지역에 생소하니 조언을 해주라는 취지로 소개했다”며 이 부부장검사를 김씨에게 소개해준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 부부장검사는 박 전 특검의 ‘박근혜 국정 농단’ 특검팀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로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박 전 특검 역시 가짜 수산업자 김씨로부터 지난해 12월 상당 기간 포르쉐 파나메라4를 빌려 탄 혐의를 받았다. 이들이 제공받은 차량들은 신차 가격 기준 2억~3억원가량이다.

여당인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대통령실 ‘비선 권력’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까지 ‘김건희 리스크’로 곤혹스러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도 김 여사의 역할과 행보에 대해 고민이 깊었다.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를 벗어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공식기구가 없다 보니 김 여사의 활동마다 ‘비선 정치’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다.

앞서 <일요시사>는 정모씨와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알려진 김량영 교수가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을 근처에서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둘은 김 여사가 대표였던 코바나컨텐츠 직원이었다. 정씨는 이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에 여러 번 등장한다.

아들, 대통령실 행정관 낙하산
쌍둥이 딸은 검사와 결혼 확인

<일요시사>가 입수한 코바나컨텐츠에서 이뤄진 3시간 분량의 녹취록에는 김 여사 ‘댓글 작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김 여사와 봉하마을을 찾은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의 대선 선대위와 인수위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에는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와 함께 대회 조직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교수는 여기서 ‘코바나 전무’ 직함을 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김 여사 요청으로 김 교수가 동행한 것이라며 “여사와 가까운 사이고, (김 교수)고향도 그쪽 비슷하다 보니 동행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공식 일정에 지인이 동행한 데 대해선 “처음부터 비공개 행사였고,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여사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비공개 행사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은 전날부터 대다수 언론 매체에 보도되고 대통령실 공동취재단이 꾸려지면서 사실상 ‘공개 행사’로 전환됐다.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의 돌출 행동도 대통령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희사랑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가 김 여사의 미공개 사진을 공개하고, 자신을 비판한 시사평론가나 여권 정치인에게 거친 말을 공개적으로 내뱉었다.

논란 이후에도 같은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윤 대통령 내외가 영화관을 찾아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작품인 <브로커>를 관람했을 당시 미공개 사진이 또다시 팬클럽을 통해 유출됐다. 김 여사 팬클럽이 비선 논란을 거듭 자초하면 정권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당 내에서도 나오는 이유다.

김 여사의 친오빠 논란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김씨가 윤 대통령 당선 이후 몇몇 기자와 접촉하며 마치 제2부속실 같은 역할을 해왔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요양원과 작은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최근엔 김 여사가 사임한 코바나컨텐츠에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김건희 여사의 옷·가방 정보 등을 비롯해 공개되지 않은 사진이나 정보 등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논란이 됐던 대통령 집무실에서의 사진도 몇몇 기자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초기
비선 발목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면서 ‘한 박자’ 늦는 대통령실 업무구조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2부속실을 폐지한 후 부속실 내에 김 여사를 보좌할 담당자를 두긴 했으나, 역할도 모호하고 부서 간 원활한 소통도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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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