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단상> 공간=f(시간)

우리 인생에 정답은 없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시간에 따라 존재했던 공간을 선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산다는 것, 즉 삶은 시간과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래서 삶은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선의 연속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함수로 말하면, 시간이라는 X축과 공간이라는 Y축이 만나는 곳이 사람이 존재하는 곳, 바로 삶이라는 의미다.

만약, 어떤 사람이 감옥에 갇혀 있다면, 그 사람은 어느 시간대나 항상 같은 공간에 있음으로 함수 ‘Y=a(상수)’로 표현할 수 있고, 식물인간 상태로 있다면, 어느 공간에 있더라도 시간이 멈춘 상태에 있음으로 함수 ‘X=a(상수)’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학의 함수는 Y=aX+b(a≠0) 형태의 1차함수와 Y=aX²+bX+c(a≠0) 형태의 2차함수, 그리고 3차함수 등이 있어, 1사분면에서 4사분면까지 전 영역을 통해 표현된다.

그러나 시간이라는 X축과 공간이라는 Y축으로 표현되는 삶의 함수는 원점(0,0)을 기점(출생)으로 시작하는 함수고, 매우 불규칙적으로 1사분면 영역에서만 존재하는 특별한 함수다.

수학의 함수는 두 개의 변수 X, Y 사이에서, X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값이 변하는 데 따라 Y의 값이 종속적으로 정해질 때, X에 대해 Y를 이르는 말로, ‘Y=f(X)’로 나타낸다.


마찬가지로 삶의 함수도 두 개의 변수 시간(X), 공간(Y) 사이에서, 시간(X)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변하는 데 따라 공간(Y)이 종속적으로 정해질 때, 시간(X)에 대해 공간(Y)을 이르는 말로 ‘공간=f(시간)’으로 나타낼 수 있다.

삶의 함수 ‘공간=f(시간)’은 시간이라는 정의역과 공간이라는 치역으로 관계돼있어, 삶이란 공간에 따라 시간이 정해지는 관계이기 보다 시간에 따라 공간이 1:1로 정해지는 관계라고 볼 수 있다.

한편,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서도 시간이라는 X축과 공간이라는 Y축으로 표현되는 삶의 함수 속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만남이나 동행 같은 특별한 관계를 의미한다.

사람과 사람이 동일한 공간에 있을지라도 다른 시간대에 있다면 만나거나 동행할 수 없고, 동일한 시간대에 존재하고 있을지라도 다른 공간에 있다면 역시 만남이나 동행을 할 수 없게 된다.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이라는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만남이나 동행이 성립된다는 말이다.

삶의 함수 ‘공간=f(시간)’ 그래프를 생각해보면, 사람과 사람이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서 만난다는 게 엄청난 행운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장기간의 학교나 군대 생활뿐만 아니라, 음악회나 콘서트 관람 등도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이라는 행운의 운명적인 삶의 함수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직장동료를 운명적인 관계로 여기면서 각별히 대하고 있는데, 이는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이라는 조건을 더 많이 공유하고 있는 삶의 함수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짧지만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의 함수 그래프 속에 들어있다는 의미다.

수학의 함수 ‘Y=f(X)’에서 Y를 0으로 놓으면 방정식 ‘f(X)=0’이 되듯이, 삶의 함수 ‘공간=f(시간)’에서도 공간을 0으로 놓으면 삶의 방정식 ‘f(시간)=0’이 된다.

이때, 삶의 방정식 ‘f(시간)=0’은 태어날 때나 죽을 때 외에는 시간이라는 X축과 만나지 않기 때문에 근(정답)이 없는 방정식이 되어 ‘우리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는 어느 시인의 말에 설득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날마다 삶의 함수 ‘공간=f(시간)’을 그려야 하고, 날마다 삶의 방정식 ‘f(시간)=0’을 풀어야 하는 게 우리 인생이다.

오는 8일과 9일 이틀 동안 고대산리조트서 고등학교 동기 모임이 있는데, 동기들은 삶의 함수 ‘고대산리조트=f(2022.7.8-9)’를 멋지게 그릴 것이고, 삶의 방정식 ‘f(2022.7.8-9)=0’도 여유있게 풀 것이다.

2022년 대한민국의 함수 ‘대한민국=f(2022년)’도 잘 그리고, 2022년 대한민국의 방정식 ‘f(대한민국)=0’도 잘 푸는 우리 정부와 우리 국민이 되길 바란다.


* 본 기고문은 <일요시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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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