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기가 코로나19 여파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올해 들어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각종 원자잿값과 식자잿값 상승으로 고물가 시대를 맞이하면서 더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과 한국 등 각국은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서 특히 가계부채가 많은 한국의 경우 소비심리가 서서히 얼어붙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거시경제 상황에서 엔데믹 시대를 맞아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했던 창업시장도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자연히 저가 상품에 소비자와 창업자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폭발적 인기
특히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문화로 테이크아웃 판매 위주의 빅사이즈 저가 커피전문점이 급성장했는데, 그 성장세가 올해부터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여전히 창업시장을 달구고 있다고 한다.
저가 빅사이즈 커피전문점의 원조는 빽다방이다. 2011년부터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다가 2014년부터 본격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빅사이즈 컵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내놓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초기 ‘사라다빵’과 ‘옛다방커피’ 메뉴로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시장에 안착했다가, 코로나 이후 재도약을 하고 있다.
올해도 출점이 많이 늘어나면서 현재 1070여개 점포가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다. 그 후 최근 몇 년간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메가엠지씨커피 역시 작년 1600호점을 넘어서고 올해 벌써 1840여개 점포로 성장했다.
부산에서 8년 전 창업해 전국으로 확장해온 컴포즈커피와 더벤티도 급성장 중이다. 원래 부산에서 로스팅공장을 운영하면서 대형 커피전문점 다수를 직영점으로 운영해오던 업체인 컴포즈커피는 최근 2년간 매월 30여개 이상의 신규 점포를 오픈할 정도로 급성장 중인데, 현재 1520여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더벤티도 저가 빅사이즈 커피로 인기를 끌면서 현재 850여개 점포로 증가했다.
이 같은 저가 커피전문점의 창업 열기는 신규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는 등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 등장해 올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브랜드는 롤스커피다. 대형 컵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1500원, 중간 컵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900원에 판매한다.
맛있는 크로와플, 크로피쉬, 토스트, 케익, 스콘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롤스커피는 빅사이즈 아메리카노와 미들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1500원과 900원으로 나눠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차별화돼있다.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저가 커피는 이제 과다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순히 저가 커피 및 음료만으로는 점포 간 경쟁이 치열해 차별화가 어렵다. 이런 차에 900원대 메뉴를 선보이면서 차별화 콘셉트로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러-우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
각종 원자재·식자잿값 상승 도미노
사실 미국 등 서구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빅사이즈 커피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도 많다. 이들에게는 대용량 커피가 불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찾고는 있으나 굳이 많은 양까지 먹어야 해 고객 불만이 있었다.
롤스커피는 바로 이런 고객의 니즈를 간파해 가격이 더 저렴한 미들 사이즈 커피 메뉴를 선보이면서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또 900원대 커피는 1500원보다 더 저렴한 무인점포 자판기 커피나 편의점 커피로 이탈하는 고객을 붙들어 놓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롤스커피는 커피 및 음료와 베이커리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함께 취급하는 것이 장점이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베이커리 등 간단한 먹거리로 식사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롤스커피는 정통 아라비카 원두 가루가 30분까지 향을 낼 수 있도록 3개국의 고급 원두만을 사용해 최적의 맛을 내는 황금비율로 블렌딩한다. 본사 로스팅 직영 공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로스팅 기법으로 원두 본연의 깊은 맛과 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크로와플, 크로피쉬, 토스트, 케이크, 스콘 등 베이커리와 디저트 메뉴의 맛과 품질, 가격만족도도 높다. 모든 식재료를 본사 직영 공장에서 기술력과 최첨단 위생공정으로 각 가맹점에 즉시에 공급해주고 있고, 점포에서는 주문 후 즉석에서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통합제조물류 시스템으로 전국 1일 배송이 가능하고 본사의 유통마진을 최소로 해 점포의 마진율을 높인 것이 큰 장점이다.
롤스커피 관계자는 “커피 및 음료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디저트 메뉴까지 맛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자 고객 반응이 너무 좋은 것 같다”며 “커피 및 음료와 디저트 메뉴를 세트로 주문해도 5000원 내외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진율↑
이와 같이 불황으로 저가 커피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러나 저가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인할 수 없다. 맛과 품질, 가격, 메뉴 다양성 등 모든 측면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 저가 커피 시장 역시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서 향후 가격만으로 승부해서는 안 된다. 커피 및 음료의 가격 만족도뿐 아니라 베이커리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의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