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챙기는 윤석열 승부수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석열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은 권력만 놓고 따져봤을 때 사실상 2인자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거론되는 순간 정치권은 충격에 휩싸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대놓고 자신의 편인 한 후보자에게 힘을 싣겠다는 취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003년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구속, 대선 비자금 사건, 론스타 매각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온 특수통 인사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활과 좌천을 당할 때 궤를 같이한 인물이기도 하다. 

영원한
오른팔

윤 대통령이 승승장구할 때마다 오른팔인 한 후보자 역시 함께 힘을 받았다.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될 당시 윤석열 사단은 꽃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 후보자는 윤 대통령을 등에 업고 중앙지검 3차장에서 전국의 모든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 강력부장 자리까지 단번에 꿰찼다.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윤석열 사단은 조국 사태와 추윤(추미애-윤석열) 대전을 겪으며 좌천당한다. 윤 대통령 본인을 비롯해 한 후보자도 검찰의 인사 단행으로 부산으로 쫓겨났다. 

같은 해 한 후보자는 쫓겨난 것도 모자라 검언 유착 사건으로 불리는 채널A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감찰 대상에까지 포함된다.

대검 감찰부는 한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겠다며 윤 대통령(당시 총장)을 찾아갔으나 “쇼하지 말라”며 감찰부에게 사실상 경고했다.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한 후보자 지키기에 적극 나선 셈이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키려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당시 수사팀은 한 후보자와 이모 기자의 공모를 입증하지 못했다. 결국 한 후보자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윤 대통령이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화려하게 부활한다. 

과거 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를 두고 “독립운동가”라며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에 대한 애정은 여전한 모양새인데 위기에서 구해내자마자 식구 챙기기까지 하는 중이다.

무혐의 처분 일주일 만에 그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목됐다. 한 후보자의 등장은 강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웠다며 문재인정권을 맹렬하게 타격했다.

한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지명은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국민의힘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카드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견제하기 위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철 박탈) 패를 급히 꺼내들었다.

지난 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공격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법무부 장관 부적격자라며 낙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경·사법체계 영향력
정치 데뷔 전 존재감 상승

이와 함께 최근 통과된 검수완박을 고리로 검찰의 힘을 한껏 빼놓겠다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오히려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를 돕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검수완박에 대해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검수완박을 강행하도록 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검수완박을 반대하지만, 검경 협조체계를 구축해 공백을 메우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힘을 잃게 된 이상 임명될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도 그럴 것이 검찰 수사권이 더욱 축소되지만 법무부 장관에게는 더 큰 권한이 생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폐지를 공언한 바 있다.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 표면상 이유로 국민 신상 털기, 뒷조사 등을 들었다. 이와 함께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것. 실제 과거 정부에서 민정수석은 왕수석으로 불리며 여러 폐단들을 낳았다. 

민정수석실이 폐지된다면 법무부 장관은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다. 민정수석실에서 맡았던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역할도 도맡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법무부 장관의 권한 강화는 윤 대통령에게도 힘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와 기소 등 각종 사안을 보고받는다. 민정수석이 하던 일을 대통령이 직접 맡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검찰수사 축소 대안으로 여겨지는 상설 특별검사 제도는 대통령의 임명권 외에도 법무부 장관의 직권으로 발동하는 게 가능하다.

민주당이 띄운 중대범죄수사청 이른바 한국형 FBI까지 법무부 산하에 들어오게 된다면 검찰 수사권이 축소되더라도 법무부 장관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
함께 부활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됐지만 윤 대통령이 국가수사본부장 임명권을 가져 제청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을 필두로 사실상 검경 권력을 양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내년 7월 경찰청장도 임기가 만료돼 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내년 9월 공석이 되는 대법원장까지 윤 대통령 사람으로 채운다면 사실상 권력기관 대부분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 게 수월해진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권이 폐지된다고 해도 법무부 장관부터 청와대부터 검찰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라인으로 채워진다면 수사지휘권 자체가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를 통해 정치권도 견제할 수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측근 관계자)으로 불리며 현재 정치적 동맹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은 당내에서 실세로 불린다. 

권 의원은 압도적 지지로 원내 당권을 쥐었지만 아직까진 당내 명확한 2인자가 아니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2년 뒤 총선에서 권 원내대표가 공천권을 쥐게 될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국민의힘 내로 급파한다면 윤핵관 입장에서는 입지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윤핵관의한 후보자가 잠재적 경쟁자 중 한 명인 셈이다. 그는 벌써부터 윤 대통령 다음 주자로 거론된다. 이런 탓에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입장에서는 한 후보자의 정치권 등장이 긴장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 꾸준히 이슈가 돼 존재감을 키운다면 한 후보자를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 효과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지명 직후 존재감이 계속 커지고 있으며 엘리트 이미지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거침없는 언변으로 긍정적 여론을 구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민주당과 대척점에 선 뒤, 대권주자로 존재감과 몸집을 키웠다. 한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과거와 비슷하게 검수완박을 두고 민주당과 대립 중인 상태다. 앞으로 그의 존재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사실상
2인자

조만간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띄웠던 적폐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 후보자도 적폐 수사가 불가피함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손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두 감옥에 보냈다. 이젠 한 후보자에게 직접 맡겨 문재인정부에 칼을 빼들 수 있다. 

다만 이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윤 대통령에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퇴임 때까지 지지율 40%를 견고하게 지켰다. 이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더라도 지지율이 높은 이전 대통령을 건드렸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반면 한 후보자를 옹호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윤 대통령에게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두 인물은 현재 한 몸과 다름없다.

그의 실책이 윤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가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한 후보자가 윤정부의 비위에 반기를 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거의 ‘0’에 가깝다고 본다. 윤 대통령이 그를 직접 챙겼던 만큼 반기를 드는 것은 서로 자폭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채널A 사건, 고발 사주 의혹 등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는 함께 등장한다. 인선 순간부터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 임명을 두고 검찰 사유화라는 맹공을 퍼부어왔다. 

‘검찰 왕국’ 탄생 우려
여야 협치 이젠 어렵다?

한 후보자는 김오수 전 검찰총장보다 7기수를 뛰어넘은 파격 인사로 검찰 내에서도 허탈함이 감지된다. 그의 임명으로 검수완박 추진을 부추긴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정치적인 고려 없이 자기편만 인선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년간 여소야대 형국을 이겨내기 위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게 이유다.

이런 탓에 민주당은 한발도 물러나지 않을 모양새다. 한 후보자에게 내로남불 이미지를 씌우기에 여념이 없다. 앞선 상황에서 조국 사태 수사를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였다. 민주당이 한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가동 중인 프레임도 조국 프레임이다. 

한 후보자는 딸의 불법 스펙 쌓기 논란에 휩싸여 있다. 민주당의 실책에 묻힌 측면이 있지만 향후 한 후보자가 정치권에 입성했을 때 발목을 잡힐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만큼 한 후보자에게 지속적으로 논란이 발생되면 윤 대통령에게도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국민 통합이라는 취지도 무색해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도 중도층을 집중 공략하며 우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후 한 후보자 임명은 국민에게 편을 택하라는 강요를 하고 있는 셈이 됐다. 0.73%p 차로 승리한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역풍이 불 수 있을 만큼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를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내각 내 상당수 인사가 검찰 출신으로 채워졌다. 사실상 벌써 검찰공화국이 탄생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알았다면 한 후보자를 지명해선 안 됐다”며 “한 후보자는 정의, 분열과 적대 정치에 위치한다”고 직격했다. 

현재 진행형인 여야 대치 상황을 한층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라고 해석된다. 이런 탓에 여소야대가 뒤바뀐 상황에서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과의 협치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같은 편
득과 실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조차 한 후보자 인준에 난색을 표했다. 이 상임고문은 “무리한 인사고, 적절하지도 않다”며 “법무부, 검찰 사법체계를 윤 대통령 밑에 두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한동훈 어시스트?

지난 9일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17시간가량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한 후보자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지만 한 방이 없었다. 

한국3M부터 이모 발언까지 민주당의 헛발질만 이어졌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이모와 함께 논문 1저자로 참여했다”고 공격했으나 교신 저자인 이모 교수를 잘못 이해해 망신만 당했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자는 “내 딸이 이모가 있었어?”라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한 후보자 임명을 돕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은 부적격 인사라고 결론지었으나 오히려 한 후보자의 존재감만 키워준 꼴이 된 셈이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