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챙기는 윤석열 승부수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석열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은 권력만 놓고 따져봤을 때 사실상 2인자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거론되는 순간 정치권은 충격에 휩싸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대놓고 자신의 편인 한 후보자에게 힘을 싣겠다는 취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003년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구속, 대선 비자금 사건, 론스타 매각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온 특수통 인사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활과 좌천을 당할 때 궤를 같이한 인물이기도 하다. 

영원한
오른팔

윤 대통령이 승승장구할 때마다 오른팔인 한 후보자 역시 함께 힘을 받았다.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될 당시 윤석열 사단은 꽃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 후보자는 윤 대통령을 등에 업고 중앙지검 3차장에서 전국의 모든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 강력부장 자리까지 단번에 꿰찼다.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윤석열 사단은 조국 사태와 추윤(추미애-윤석열) 대전을 겪으며 좌천당한다. 윤 대통령 본인을 비롯해 한 후보자도 검찰의 인사 단행으로 부산으로 쫓겨났다. 

같은 해 한 후보자는 쫓겨난 것도 모자라 검언 유착 사건으로 불리는 채널A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감찰 대상에까지 포함된다.

대검 감찰부는 한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겠다며 윤 대통령(당시 총장)을 찾아갔으나 “쇼하지 말라”며 감찰부에게 사실상 경고했다.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한 후보자 지키기에 적극 나선 셈이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키려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당시 수사팀은 한 후보자와 이모 기자의 공모를 입증하지 못했다. 결국 한 후보자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윤 대통령이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화려하게 부활한다. 

과거 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를 두고 “독립운동가”라며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에 대한 애정은 여전한 모양새인데 위기에서 구해내자마자 식구 챙기기까지 하는 중이다.

무혐의 처분 일주일 만에 그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목됐다. 한 후보자의 등장은 강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웠다며 문재인정권을 맹렬하게 타격했다.

한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지명은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국민의힘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카드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견제하기 위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철 박탈) 패를 급히 꺼내들었다.

지난 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공격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법무부 장관 부적격자라며 낙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경·사법체계 영향력
정치 데뷔 전 존재감 상승

이와 함께 최근 통과된 검수완박을 고리로 검찰의 힘을 한껏 빼놓겠다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오히려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를 돕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검수완박에 대해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검수완박을 강행하도록 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검수완박을 반대하지만, 검경 협조체계를 구축해 공백을 메우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힘을 잃게 된 이상 임명될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도 그럴 것이 검찰 수사권이 더욱 축소되지만 법무부 장관에게는 더 큰 권한이 생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폐지를 공언한 바 있다.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 표면상 이유로 국민 신상 털기, 뒷조사 등을 들었다. 이와 함께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것. 실제 과거 정부에서 민정수석은 왕수석으로 불리며 여러 폐단들을 낳았다. 

민정수석실이 폐지된다면 법무부 장관은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다. 민정수석실에서 맡았던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역할도 도맡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법무부 장관의 권한 강화는 윤 대통령에게도 힘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와 기소 등 각종 사안을 보고받는다. 민정수석이 하던 일을 대통령이 직접 맡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검찰수사 축소 대안으로 여겨지는 상설 특별검사 제도는 대통령의 임명권 외에도 법무부 장관의 직권으로 발동하는 게 가능하다.

민주당이 띄운 중대범죄수사청 이른바 한국형 FBI까지 법무부 산하에 들어오게 된다면 검찰 수사권이 축소되더라도 법무부 장관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
함께 부활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됐지만 윤 대통령이 국가수사본부장 임명권을 가져 제청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을 필두로 사실상 검경 권력을 양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내년 7월 경찰청장도 임기가 만료돼 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내년 9월 공석이 되는 대법원장까지 윤 대통령 사람으로 채운다면 사실상 권력기관 대부분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 게 수월해진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권이 폐지된다고 해도 법무부 장관부터 청와대부터 검찰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라인으로 채워진다면 수사지휘권 자체가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를 통해 정치권도 견제할 수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측근 관계자)으로 불리며 현재 정치적 동맹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은 당내에서 실세로 불린다. 

권 의원은 압도적 지지로 원내 당권을 쥐었지만 아직까진 당내 명확한 2인자가 아니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2년 뒤 총선에서 권 원내대표가 공천권을 쥐게 될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국민의힘 내로 급파한다면 윤핵관 입장에서는 입지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윤핵관의한 후보자가 잠재적 경쟁자 중 한 명인 셈이다. 그는 벌써부터 윤 대통령 다음 주자로 거론된다. 이런 탓에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입장에서는 한 후보자의 정치권 등장이 긴장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 꾸준히 이슈가 돼 존재감을 키운다면 한 후보자를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 효과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지명 직후 존재감이 계속 커지고 있으며 엘리트 이미지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거침없는 언변으로 긍정적 여론을 구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민주당과 대척점에 선 뒤, 대권주자로 존재감과 몸집을 키웠다. 한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과거와 비슷하게 검수완박을 두고 민주당과 대립 중인 상태다. 앞으로 그의 존재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사실상
2인자

조만간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띄웠던 적폐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 후보자도 적폐 수사가 불가피함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손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두 감옥에 보냈다. 이젠 한 후보자에게 직접 맡겨 문재인정부에 칼을 빼들 수 있다. 

다만 이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윤 대통령에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퇴임 때까지 지지율 40%를 견고하게 지켰다. 이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더라도 지지율이 높은 이전 대통령을 건드렸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반면 한 후보자를 옹호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윤 대통령에게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두 인물은 현재 한 몸과 다름없다.

그의 실책이 윤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가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한 후보자가 윤정부의 비위에 반기를 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거의 ‘0’에 가깝다고 본다. 윤 대통령이 그를 직접 챙겼던 만큼 반기를 드는 것은 서로 자폭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채널A 사건, 고발 사주 의혹 등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는 함께 등장한다. 인선 순간부터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 임명을 두고 검찰 사유화라는 맹공을 퍼부어왔다. 

‘검찰 왕국’ 탄생 우려
여야 협치 이젠 어렵다?

한 후보자는 김오수 전 검찰총장보다 7기수를 뛰어넘은 파격 인사로 검찰 내에서도 허탈함이 감지된다. 그의 임명으로 검수완박 추진을 부추긴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정치적인 고려 없이 자기편만 인선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년간 여소야대 형국을 이겨내기 위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게 이유다.

이런 탓에 민주당은 한발도 물러나지 않을 모양새다. 한 후보자에게 내로남불 이미지를 씌우기에 여념이 없다. 앞선 상황에서 조국 사태 수사를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였다. 민주당이 한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가동 중인 프레임도 조국 프레임이다. 

한 후보자는 딸의 불법 스펙 쌓기 논란에 휩싸여 있다. 민주당의 실책에 묻힌 측면이 있지만 향후 한 후보자가 정치권에 입성했을 때 발목을 잡힐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만큼 한 후보자에게 지속적으로 논란이 발생되면 윤 대통령에게도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국민 통합이라는 취지도 무색해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도 중도층을 집중 공략하며 우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후 한 후보자 임명은 국민에게 편을 택하라는 강요를 하고 있는 셈이 됐다. 0.73%p 차로 승리한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역풍이 불 수 있을 만큼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를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내각 내 상당수 인사가 검찰 출신으로 채워졌다. 사실상 벌써 검찰공화국이 탄생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알았다면 한 후보자를 지명해선 안 됐다”며 “한 후보자는 정의, 분열과 적대 정치에 위치한다”고 직격했다. 

현재 진행형인 여야 대치 상황을 한층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라고 해석된다. 이런 탓에 여소야대가 뒤바뀐 상황에서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과의 협치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같은 편
득과 실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조차 한 후보자 인준에 난색을 표했다. 이 상임고문은 “무리한 인사고, 적절하지도 않다”며 “법무부, 검찰 사법체계를 윤 대통령 밑에 두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한동훈 어시스트?

지난 9일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17시간가량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한 후보자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지만 한 방이 없었다. 

한국3M부터 이모 발언까지 민주당의 헛발질만 이어졌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이모와 함께 논문 1저자로 참여했다”고 공격했으나 교신 저자인 이모 교수를 잘못 이해해 망신만 당했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자는 “내 딸이 이모가 있었어?”라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한 후보자 임명을 돕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은 부적격 인사라고 결론지었으나 오히려 한 후보자의 존재감만 키워준 꼴이 된 셈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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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