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대선’ 이재명에게 듣는다

“잘 알고 잘해야 대통령감”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정치인들의 속만큼 알 수 없는 게 없다. 대변인이나 보좌관이 잘못 전달할 때도 있고, 언론이 잘못 해석해 보도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본인에게 직접 들어봐야 한다. <일요시사>는 대선을 코앞에 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속을 제대로 알기 위해 그에게 단도직입으로 물었다.

코로나19 위기와 동유럽의 전쟁 위기, 연이어 터져 나오는 후보 리스크 속에서 대한민국의 2022년 대선은 혼란스러운 국면에 빠져 있다. 요즘 대선판은 대선후보들에 대한 생산적인 뉴스보다는 무의미한 마타도어와 어지러운 국제정세 뉴스에 얼룩져있고, 심지어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는 ‘남는 게 없는’ 말들만 쏟아지고 있다.

연이은 충격적인 뉴스에 유권자들은 강제로 ‘알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새도 없이 국민들은 귀중한 하루하루를 무의미한 뉴스에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후보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은 투표하기 전 이뤄져야 할 필수요소다.

<일요시사>는 잠시나마 국민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본인’의 뜻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후보에게 각종 현안과 일자리, 저출산, 청년, 부동산정책에 대해서 물었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나는 OOO 대선후보다’라고 스스로를 정의해주세요.

▲‘실력을 인정받아 이 자리까지 온 유능한 대선후보’라 자임하고 싶습니다. 저, 이재명은 오로지 실력과 진정성만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국민께 검증받은 인물입니다. 소년공에서 인권변호사, 시장, 도지사를 거치면서 실력과 진정성을 검증받았습니다. 


제가 처음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했을 때는 어르신들이 저를 좋아하지 않아서 동네 경로당에 들어가지도 못했었는데, 재선 때는 어르신들이 “내가 살면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했다. 이재명이 일을 잘해”라고 하시며 칭찬해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역대급 가족 리스크 대선’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두 후보 모두 가족 이슈로 국민께 실망과 혼란을 드린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모든 것은 다 제 불찰이며, 이번을 계기로 저와 가족, 주변까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국민 앞에 송구스럽고 백번이라도 사죄하겠습니다. 

잘못된 것은 시정하고, 책임질 것이 있다면 책임지고, 잘못 알려진 부분은 적극 소명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국민 여러분께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한 가지는 저는 이제까지 공적 업무를 수행하면서 권력을 남용하거나, 사적인 감정에 치우쳐 판단을 그르친 적은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국민께서 판단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국민께 더 다가가고, 국민의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더 많은 국민의 마음을 듣고, 아픔을 보듬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 모습으로 ‘일하는 것 보니, 호감이다’ ‘믿음이 간다’의 신뢰를 드리기 위해 힘쓰겠습니다. 

-특검 도입은 아직 찬성하시나요? 지금이라도 특검을 도입해서 대통령이 되신 후에라도 공정하게 수사받으실 건가요?


▲신속하게 특검하자는 일관된 입장을 내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현재 유불리 따지며 시간 끌기하는 것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입니다. 저와 민주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건 없이, 성역 없이, 지체 없이, 3무(無) 특검이 필요하다고 누차 말씀드렸습니다.

국민 의혹 해소를 위해서라도 대장동 사건 시작인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를 포함한 특검이 필요합니다. 한편 최근 윤석열 후보가 50억 클럽 당사자인 곽상도 전 의원의 구속을 두고 ‘편파 수사’ 의혹을 제기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검찰을 압박해 제대로 된 수사를 막고 진실을 숨기려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선의 승패와 상관없이 재수사나 특검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후보는 국가 운명을 책임질 사람이고, 후보를 포함한 그 측근, 가족들의 범죄 혐의는 전부 명명백백하게 규명되어야 할 것입니다.단 승자와 패자, 모두가 제대로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며, 당선인에겐 면죄부를 주고, 선거의 패자를 보복하는 식의 수사나 특검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호남 지지율 부진의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방안은 있으신가요?

▲최근 호남에서 민주당에 실망하신 분들이 계신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 후보가 더 잘해나가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겸허히 그 뜻을 받들어 민주당의 후보답게 ‘잘하기 경쟁’으로 더욱 열심히 정책을 알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드릴 것입니다.

호남 민심은 ‘묻지마식 지지’가 아닌 ‘전략적 선택’을 하시는 것이 특징입니다. 역대 대선후보자에 대한 지지율을 보면, 대선 직전까지 고민하신 뒤에, 마지막에 꼭 필요한 선택을 해주셨습니다. 호남 유권자들은 대선에서 항상 시대정신에 부합한 후보를 지지해주셨습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공정’과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권자들께서는 시대정신에 부합한 후보가 누구인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호남 유권자들께 호남정신을 계승해 좋은 정책을 만들고, 그것을 실현해 갈 수 있는 인물은 저, 이재명뿐임을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피할 수 없다면 앞서가야 합니다. 최근 가상화폐 투자시장의 거래액이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계속 내버려둔다면 가상자산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블록체인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우려됩니다.  

따라서, 합리적인 법 제도를 발 빠르게 마련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견고하게 구축해야 합니다. 가상화폐 공개와 증권형 가상자산 발행 허용을 검토하고, 다양한 가상자산이 만들어지고 투자될 수 있도록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구축하겠습니다.

-과세 문제는?


▲과세 문제는 과세 결정이 아니라 준비 여부가 중요합니다. 가상자산을 무형자산으로 봐야 할지, 해외거래소를 통한 거래 부대비용은 어떻게 인정해야 할지 등 아직 논의할 사안이 많이 있습니다. 이에 가상자산 과세를 1년 늦추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고자 합니다. 손실을 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손실을 5년간 이월 공제하고, 투자수익의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겠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공정’으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이유는?

▲불공정한 산업생태계 공정화를 말씀드린 것은 우리나라 일자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불공정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고용을 촉진하지 못하는 문제만 해결해도 일자리를 많이 늘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발생하는 불공정은 단가 후려치기, 기술 탈취 등으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악화시시키며 발생합니다.

그 결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돼 저임금의 노동환경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관계가 공정해지면, 중소기업의 경영실적이 좋아지고, 당연히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도 올라가며, 대기업에 버금가는 근로 환경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이러면 중소기업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공공 일자리만으로는 일자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당연히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할 것입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면 규제는 과감히 혁파할 것입니다. 

“공정 바로서야 일자리 창출”
“내가 바로 청년들의 들러리”


-저출산의 주된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출산의 악순환은 지금 세대보다 미래세대가 더 행복하고 잘살 것이라는 희망이 있을 때 비로소 끝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출생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출산을 장려하고, 육아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래에 희망을 준다면 결혼을 미루거나 아이 낳기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자 뺏기 놀이가 아니라 의자 수를 늘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장의 회복과 기회의 총량을 늘리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정책을 통해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에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은 대책은 있습니까?

▲먼저 ‘청년기본소득’을 통해 적은 돈이지만 청년들이 학업과 자기계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여유를 확보해주겠습니다. 그렇게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자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청년기본주택’은 내 집을 갖고 싶은 청년들의 꿈을 실현시킬 것입니다. 나아가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시 주식담보대출(LTV) 90%를 통해서 내집 마련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 대부분 청년의 경우 현재 소득이 적기 때문에 대출 규제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래 소득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누구나 자기 집을 가질 수 있게 하겠습니다.

-사법시험 일부 부활은 어떤 배경에서 나온 걸까요?

▲대학을 나오지 않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도록 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사법시험을 통해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판사나 검사,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대학 4년 졸업 후 다시 3년 과정의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만 합니다.

대학 및 로스쿨 7년 등록금만 해도 평균 7000만원에서 많게는 9000만원 이상이 들어 일반 서민들과 경제적 약자는 법조인이 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시대착오적 발상이란 법조계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반론하실 건가요?

▲법조인 양성 시스템을 로스쿨, 그것도 야간이나 온라인 로스쿨도 없이 주간에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 오히려 시대착오적 발상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로스쿨 제도를 두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로스쿨을 나오지 않더라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2030 계층이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후보님의 어떤 점이 청년들에게 매력적일까요?

▲지금 우리 2030세대는 특정 진영논리에 따르지 않고, 사안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실용주의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좌우, 진보·보수 가리지 않는 ‘실용주의자’입니다. 진영을 떠나서 좋은 정책, 실력 있는 인사라면 함께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저의 실력과 실적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제가 윤 후보님을 포함한 다른 후보님들보다 2030 세대에 더 어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대리인’입니다. 따라서 국민이 원하는 ‘더 나은 삶’을 만들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제가 가진 민생 해결에 대한 책임감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경험하면서 더욱 커졌습니다. 제가 가진 실력과 추진력으로 2030의 어려움과 민생 문제를 해결해나가겠습니다. 

“호남 유권자들을 믿는다”
“내 집 마련 기간 1/10로”

-청년들의 선대위 참여가 사실상 ‘들러리’가 아니냐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반론하실 건가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립니다. 오히려 ‘제가 청년들의 들러리’입니다. 선대위 청년들은 ‘스스로’를 위한 선거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청년세대를 포함한 모든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요, 대리인일 뿐입니다. 이런 점에서 청년 선대위는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청년 선대위의 대표적 역할은 시민(청년)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 뜻을 받들어 후보의 공약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소확행 공약 중 하나였던 ‘탈모치료약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공약은 청년 선대위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리스너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에서 출발한 공약입니다. 많은 분이 필요성을 공감해주셨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이처럼 청년 선대위는 이재명을 잘 활용하고 있고, 이재명은 청년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로서의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당선되시면 청년들을 어떻게 정부에 참여시키실 건가요?

▲제가 청년일 때도 기성세대가 당시의 청년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 단절 현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세상을 지향하는지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후위기, 저출생과 고령화, 산업전환 등 다가오는 다양한 문제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미래세대에게 결정권을 맡기는 것이 더 정의롭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청년은 직접 정책에 참여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청년들이 정부 곳곳에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정책설계, 예산편성, 집행까지 청년이 직접 관여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청년정책을 담당하는 수석비서관 및 청년 특임장관을 임명하겠습니다. 범정부 청년정책 총괄 컨트롤타워인 국무총리 산하에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의를 둬 청년위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또 각 부처 ‘청년예산 총액배분 자율 편성’ 보장하고, 청년 당사자가 이끌어가는 청년의회를 상설하겠습니다. 국민참여예산에 청년참여예산 쿼터제 도입 등을 도입해 청년 정책에 대한 결정과 집행 과정에 청년들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평균 월급 기준, 내 집 마련 기간이 취직 후 20년에서 30년이라고 합니다. 후보님은 내 집 마련을 몇 년까지 단축시킬 수 있으신가요?

▲‘몇 년 단축’이라는 말보다, 주택 공급을 확실하게 늘려 내가 살아갈 집을 마련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씀 드립니다. 주택 마련은 시장상황과 연계되기 때문에 언제까지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단순하게 단정 지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몇 가지 정책으로 그 기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동산 정책 발표를 통해, 전국에 총 311만호의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고, 인근 시세의 절반 정도인 반값 아파트 공급, 개인 선호와 부담 능력에 맞는 다양한 주택을 공급할 것을 약속드렸습니다.

박근혜정부의 공급가격 기준을 조성원가 수준으로 다시 환원한다면 반값 아파트 공급도 가능할 것입니다. 집 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토지 가격 부담을 줄인다면 훨씬 저렴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만일 이 계획들이 모두 이뤄진다면, 최대 기존 기간의 1/10 정도 수준까지는 단축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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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