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만나다>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제작자 정우성의 낭만

“‘도전을 응원한다’ 말이 마음에 남네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정우성은 낭만주의자로 통한다. 누군가는 쉽게 하지 못할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막대한 투자를 하거나, 기부하거나 굳이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을 한다. 잃을 것이 많은 그지만, 정치적 행보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미담이 많다. 인간적이고 배려심이 많다고 한다. 섬세하게 스태프 한 명 한 명을 챙기기로 유명하다. 미담만큼 직업도 많다. 배우가 직업이지만, 영화 제작자로도 연출가로도 꿈을 꾼다. 이번에는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제작자로 나섰다. 한국에서 시도된 적 없는 SF 판타지 장르다. 낭만을 앞세운 도전자로 나선다. 

정우성은 <나를 잊지 말아요>를 통해 배우가 아닌 제작자로 처음 나섰다. 당시 그는 “제작자로 이끈 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철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기보다는 인간적인 온정에 이끌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제작자로 나섰다는 걸 철이 없다고 표현한 셈이다. 

주인공 W
로망이었다

<나를 잊지 말아요>의 이윤정 감독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스크립터였다. <놈놈놈>에서 인연을 맺은 이 감독은 <나를 잊지 말아요>의 시나리오를 정우성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뿐 아니라 이 감독의 모든 시나리오의 주인공은 ‘W’였다. 정우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게 로망이기 때문이었다. 이후 <나를 잊지 말아요>는 단편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감독은 단편을 보완해 장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정우성을 만나 자문했다.

이 감독을 만난 정우성은 그에게 “단편영화 시나리오는 왜 안 보여줬어?”라고 물어봤다. 이 감독은 “어떻게 보여줘요?”라고 반문했다. 정우성은 당연히 단편영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대본을 보여주는 것이 결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당시 정우성은 그 주저함이 싫었다고 한다. “로망은 꿈이라는 건데, 왜 시도조차 못 했을까요. 그 고정관념이 싫었다”고 했다.

정우성은 단편영화의 시나리오를 보완할 게 아니라 새로운 장편 시나리오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감독은 그렇게 새 시나리오를 썼다. 정우성은 그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다. 직접 배우로 나서기로 했다. 그리고 직접 좋은 제작자를 알선하려 했으나,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때는 2015년, 영화계에서 멜로는 죽은 장르였다. 아무리 정우성이라도 수익을 보장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 감독은 당시만 해도 연출력이 입증되지 않은 신인 감독이었다. 시나리오 수정 요구가 심했다. 정우성은 일부 제작사의 요구가 이 시나리오의 미덕을 해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작자로 나섰다. 철이 없었기 때문에 멋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철이 없었기 때문에 도전도 할 수 있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정우성의 낭만’이라고 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 이어 두 번째 제작 작품
“처음 철이 없었고, 이번엔 너무 어려웠어요”

비록 영화는 <내부자들>과 <히말라야>의 맹공으로 인해 42만의 관객수를 동원하는 데 그친다. 약 10억원의 손해가 있었지만, 한국 영화계에 의미 있는 도전으로 기억된다. 

정우성은 다시 한 번 꿈을 꿨다. 우연히 본 단편영화 <고요의 바다>를 보고 제작자로 나서야겠다는 마음이 꿈틀댔다. 물의 보급량이 권력을 입증하는 디스토피아가 <고요의 바다>의 배경이다. 물이 넉넉하냐 그렇지 않으냐가 계급의 척도다.


무례한 사람은 “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겠어요?”라고 질문한다. 요즘으로 치면 “월급이 넉넉하겠어요?”를 대신하는 말이다.

그런 시기 물을 구하기 위해 달에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5년 전 달에 있는 물을 발견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발해기지라는 곳에서 연구했다. 아쉽게도 그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이후 5년 만에 재시도되는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다.

“인류가 물이 없어서 달로 간다는 설정에 매료됐어요. 지구를 떠난 우주선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생기는 긴장감을 구현해내면 충분히 재밌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첫 번째 제작은 관계에서 출발했고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오히려 몰랐으니까. 두 번째 제작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제작자로서 제삼자적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려고 했어요.”

한국에서 시도된 적 없는 SF 장르다. 엄청난 세트 비용과 막대한 CG 비용이 든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장르라고도 볼 수 없다. <나를 잊지 말아요>가 그랬던 것처럼, <고요의 바다>도 비슷한 장벽에 부딪혔다. 선뜻 영화에 투자하겠다는 배급사가 나오지 않았다.

SF 스릴러
높은 장벽

<고요의 바다>가 가진 고유성, 반짝반짝한 설정은 차치하고 상업적인 코드를 집어넣으려는 의견이 많았다. 한참 때를 기다리다 넷플릭스를 만났다. 

“SF 스릴러 미스터리가 국내에서는 첫 시도예요. 이 영화에 도전하고 싶은 움직임은 보였는데, 실행하고자 하는 의지는 동반되지 않았었던 것 같아요. 상업적으로 안전한 코드를 집어넣으려고 했어요. 이 작품이 가진 무모한 도전이 생명이고 개성이거든요. 이를 훼손하려고 했었어요. <고요의 바다>만의 세계관이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죠. 해외 배급사는 좀 더 이해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던 차에 넷플릭스와 함께하게 됐어요. 그리고 에피소드를 8개로 늘렸습니다.”

<고요의 바다>가 가진 가장 독특한 설정은 월수다. 달에서 나온 물인데, 이 물은 증식을 한다는 것. 인간의 체내에 흡수되면 그 안에서 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결국, 물의 증식을 막지 못하는 인간은 몸에 있는 모든 물을 쏟아내고 죽음을 맞이한다.

좀비 바이러스가 번지면서 숙주를 죽이는 좀비 영화의 설정이 물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월수는 이 작품이 가진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에요. 원석을 가공해가는 작업을 촘촘히 했죠. 단편은 메시지가 강하다면, 장편은 비주얼이 필요하죠. 이 독특한 설정의 매력이 극대화되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요즘에는 ‘절대적으로 반짝해야 할 이게 반짝했나’라는 우려가 있긴 해요.”

정우성의 직업은 배우다. <나를 잊지 말아요>에서도 배우로서 나오되 제작자를 겸했다. <고요의 바다>는 철저하게 제작자로서만 역할을 맡았다. 주위에서 카메오 출연에 대한 의견을 냈지만 “말도 꺼내지 마라”면서 출연 자체를 거부했다. 후반부 목소리로만 등장했다.

정우성으로선 특별하게 새 옷만 입은 셈이다. 정우성은 <고요의 바다>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제작자를 하면서 많이 돌아본 것 같아요. 젊은 시절에 배우로서 정우성이 추구해야 하는 세계관은 무엇인지, 작품을 고를 때 세상에 추구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고민을 했어요. 이번에도 이 영화를 내놓는 것은 무엇을 위함인지에 고민도 많았고요. 이러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다른 걸 추구하는 건 위선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이 들었죠. 앞으로도 연출과 제작을 꿈꾸고 있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무슨 고민을 해야 할지도 되물어요.”

프로 의식
스타의 왕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상에서 <고요의 바다> 출연진은 “현장에 마트가 있었다”고 기뻐했다. 빵과 과자, 음료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었다는 것이다. 배우나 스태프 모두 쉬는 시간에 해당 다과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제작자의 세심한 배려였다. 

“저한테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거로 생각했어요. 촬영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작은 배려예요. 식료품을 놓는 건데요. 그것만으로 스태프들이 좋아하고 즐기게 된다면, 어찌 보면 감사한 일이죠. 이러한 작업이 우리가 각자 프로로서 할 일을 하고 헤어지는 건데, 어찌 됐든 함께하는 거잖아요.”

“<고요의 바다>의 세계관을 온전히 세상에 내놓기 위해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내는 과정이잖아요. 그러려면 결속력이 중요해요. 그런 결속력을 위한 작은 행위인데, 배우진이 마트라고 표현해줘서 감사해요. 촬영 현장은 모두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즐거운데, 누군가는 즐겁지 않으면 제가 좋지 않더라고요. 누구든 즐거웠으면 했어요.”

대부분 배우는 프로의식을 갖고 일한다. 특히 이름값이 널리 알려진 스타일수록 그렇다. 자신의 잘못은 물론이고, 주위 스태프가 잘못을 저지르면 그 책임까지 짊어지는 게 스타의 몫이다. 20대 초반부터 스타라는 왕관을 쓴 정우성의 프로의식은 그 누구보다 뛰어나고 세밀할 가능성이 크다.


제작자 정우성도 마찬가지였다. 정우성은 <고요의 바다> 촬영 현장을 매일 같이 출근했다. 제작자가 매일 출근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세트 촬영이라서 상주했어요. 달에서 뛰는 신을 찍는데, 발자국이 찍혔어요. 그곳에는 수없이 많은 스태프가 있었어요. 작업 순서를 명확히 정해주지 않으면 한 신 찍는데도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았어요. 동선도 세심하게 잡고, 다른 길목에서 스태프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했어요. 현장에서 즉각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상황이 많았어요. 제가 경험이 많은 편이라 현장에서 많은 걸 결정했죠.”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이야기, 독특한 설정 등 <고요의 바다>는 콘텐츠로서 도전의 성격이 강하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묵직하게 그려낸다. K-콘텐츠의 클리셰라 할만한 유머와 신파는 거세했다. 작품의 속도감도 더딘 편이다. 빠르게 상황이 흘러가기보다는 인물의 감정에 집중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세계관에 완전히 매료됐죠”
“<오징어 게임>이 흥행의 기준? 너무 가혹해”

대중성 측면에서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런 중에도 전 세계 3위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재밌게 봤다는 말이 제일 좋았어요. 재밌게 봤다는 말이 사실 추상적이긴 해요. ‘뭐가 재밌다는 거지?’라는 질문까지는 안 하고 싶더라고요. 어떤 한 사람의 상상 안에서 각자 새롭게 구현해내는 게 더 좋더라고요. 또 하나 좋았던 건 ‘도전을 응원한다’는 문구였어요. 제작자로서 작품이 재미있고 없음을 떠나 의미를 알아주시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제게 큰 도전이었어요. 시청자들에게 의미를 강요할 수 없는데, 이름 모를 시청자분께서 그 도전의 가치를 이해해주셨을 때 기쁨을 느꼈습니다.”

영화 <비트>로 시대를 풍미한 스타로 떠오른 후 벌써 25년째를 맞이한다. 영화를 촬영할 때 사용하는 카메라는 필름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넘어왔다. 대형 극장의 입김 아래 이뤄졌던 극장 시스템은 멀티플렉스라는 형태가 됐다. 대기업의 대규모 자본이 투입됐고, 영화 산업의 부피는 상상할 수 없이 커졌다.

영화계는 또 다른 혁신 과정을 거치고 있다. OTT 플랫폼이다. 집에서도 전 세계의 작품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OTT 플랫폼의 혁신적인 성장에 한국의 창작자들이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규모 자본과 한국 창작계는 아름다운 공생을 이어가는 중이다. 영화계의 변화를 온몸으로 거친 그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까.

“코로나19가 OTT 플랫폼이 시청자의 피부로 흡수되는 데까지 시간을 앞당긴 것 맞는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없었어도 플랫폼의 다각화는 있었을 것 같아요. 다른 나라의 작품을 쉽게 볼 수 있는 플랫폼은 있었을 것 같아요. 시간만 앞당겨졌을 뿐 갑작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또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도래했네요. 코로나19를 우리는 극복할 거예요. 그리고 극장 문화를 다시 즐길 거라는 기대와 희망이 있어요. 그리고 OTT 플랫폼과 극장은 양립할 거라고 봐요.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 세계 영화팬들이 한국 작품을 본다는 건 벅찬 일이에요. 그에 따르는 큰 책임이 동반되는 것 같아요. 의식이 많이 되네요.”

<오징어 게임> 신드롬 이후 국내외에서 K-콘텐츠의 흥행 기준이 <오징어 게임>에 맞춰준 느낌도 있다. 기본적으로 세계 1위를 찍어야 하며, 대다수 해외 팬들이 K-콘텐츠를 보고 느끼고 환호하는 장면이 담긴 2차 콘텐츠도 무수히 쏟아져야 한다. 단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일이 당연한 기준이 되고 있다. 

OTT·극장
양립 가능

“가혹한 일입니다. 저희는 그 기준을 빨리 떼야 해요. <오징어 게임>은 사회적 현상이고 돌풍이에요. 그런 현상을 겪은 할리우드 작품이 몇 개나 있나요. 다른 나라에서도 몇 작품 없어요. 아무도 가질 수 없는 우연적인 현상을 얻은 것이고요. 제작자나 감독이나 배우가 닿겠다고 노력해서 닿을 수도 없는 거예요. 그런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작품 고유의 재미나 메시지를 놓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이제는 떼야 합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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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