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난데없는 닭 싸움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난데없이 ‘닭 싸움’이 한창이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양계업계가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먼저 시비를 건 쪽은 황씨다.
시비
황씨는 “한국 닭은 작아서 맛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육계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아서 맛이 없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치킨으로 요리되는 닭은 육계다. 이 육계는 전 세계가 그 품종이 동일하다”며 “전 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1.5㎏ 소형으로 키운다. 외국은 3㎏ 내외로 키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 내외의 닭이 1.5㎏ 닭에 비해 맛있고 고기 무게당 싸다는 것은 한국 정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확인해주고 있다”며 “한국 외 전 세계의 나라에서 3㎏ 내외의 닭으로 치킨을 튀겨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씨는 지난 19일 “치킨은 서민·노동자 음식이다. 부자는 치킨을 안 먹는다”며 이른바 ‘치킨 계급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양계업계는 “1도 모르는 소리”라며 들고 일어났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24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의 치킨 폄훼 내용과 관련하여’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는 ‘부자는 치킨을 안 먹는다’ ‘치킨에 계급이 있다’ ‘한국 닭이 작고 맛없다’ 등 황씨의 발언을 언급하며 “어떤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지 이유나 알고 싶다”며 답답해했다.
황 “한국 닭 작고 맛 없다” 주장
뿔난 양계업계 “1도 모르는 소리”
이어 “황씨가 작은 닭이 맛없다고 비아냥거리는데 (해당 크기는)소비자가 원하는 크기다. 대한민국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한 1.5㎏ 닭은 영원히 이어진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조원이 넘는 닭고기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농가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단순 무지의 견해를 사실인 양 퍼뜨려 혼선을 빚게 한 닭고기 소비자 관련 종사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황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크고 싼 치킨을 달라는 게 이처럼 비난받을 일이냐”며 “한국의 육계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다는 사실은 숨겨지지 않고, 그 작은 닭이 맛없고 비경제적이라는 과학적 사실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맞다. kfc를 봐라’<skyg****> ‘닭이 너무 작은 건 사실이다’<fada****> ‘닭다리가 주먹만 한 병아리를 이제껏 우리가 먹고 있는 건 맞지 않나? 치킨 한 마리 꺼내서 펼쳐 보면 크기가 얼마나 작은 지 알 수 있다. 최대한 마진을 남기려고 닭을 빨리 잡는 것이다. 정말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doni****>
‘가격 대비 치킨의 크기가 작은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양계업자는 크기가 작아야 빨리 키워 팔아 많이 남는 장사, 치킨업자는 한 마리 치킨의 양이 적어야 많이 시켜 먹어 남는 장사. 서로 서로 이익이니 자꾸 작아지는 치킨’<kstk****>
영계? 노계?
입맛 다른데…
‘영계가 진한 살맛이 덜한 건 황교익의 논리대로다. 그걸 뭐라고 반박하는 사람은 없다’<idol****> ‘닭이 작을수록 맛있다는 게 이젠 안 통하죠. 옛날과는 아예 품종이 다른 걸요. 요즘 닭 크기 이상한 거 맞음’<xeri****> ‘솔직히 닭이 작아지긴 했지. 어릴 땐 한 마리면 4명 가족이 먹을 양이었는데. 가격은 오르고 작아진 건 맞다’<love****>
‘이렇게 작은 닭은 한국 밖에 없다’<fran****> ‘외국 닭을 먹어본 적이 없는 한국인들은 한국이 치킨 강국인 줄 안다. 미국인이 명절 음식으로 거대한 칠면조를 먹는 건 이유가 있다. 큰 새가 맛있다’<ctes****> ‘새고기는 클수록 맛있다는 게 정설이다. 그렇다고 단체로 협박인가?’<hoji****>
러시아 치킨은 우리나라 치킨보다 크기가 2배다. 가격은 60% 밖에 안 된다’<gust****> ‘맛은 모르겠고 크기가 반도 안 되는 건 맞다. 그리고 가격은 두 배지’<xeri****> ‘큰 닭은 퍽퍽하고 질겨서 싫다. 입맛도 세대 차이, 문화 차이가 있다’<82su****>
‘작고 비싸진 건 맞지만 한국 치킨이 맛있고 어딜 가도 전혀 꿀릴 이유가 없다’<baby****> ‘한국 빵 맛 없다고 했으면 인정하는데, 치킨이?’<near****> ‘객관적이 아니라 주관적이라고 해야지’<cool****> ‘말이야 바른 말이지 뭐가 틀렸냐? 한 마리에 2만원, 이게 말이 되냐? 가맹점주들만 불쌍하다’<ljae****>
결론은?
‘맛은 개인 차니 논외로 하고, 치킨 프랜차이즈들 가격이 과도하게 비싼 건 사실입니다. 양도 적고 가격은 비싸고, 배달료까지…비정상인 건 맞아요’<dasi****>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3대 치킨 닭들은 몇 호?
황교익씨와 양계업계 간 ‘닭 싸움’에 치킨업계도 뛰어들었다.
치킨업계는 “닭이 크다고 맛있는 게 아니다”라며 “오래 키운 닭은 튀기면 질겨서 맛이 없다. 육계 중 육질이 가장 좋은 것은 닭 무게가 1㎏ 내외인 10호 닭”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BBQ, 교촌, bhc 등 주요 치킨업체들은 대부분 10호 닭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윙봉 같은 부분육의 경우 12호 정도의 닭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