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골프 투어 지각변동

슈퍼골프리그 등장
PGA·유러피언 긴장

미국과 유럽으로 양분된 글로벌 프로 골프 투어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아시안 투어가 균열의 진원지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아시아권 대회의 권위 향상을 위한 색다른 시도가 뒤따르고 있다.

 

내년부터 ‘레이디스 아시안 투어 시리즈(이하 LAT시리즈)’는 대만,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내셔널 타이틀대회들의 영입을 완료하고, 아시아권 여자골프 랭킹 시스템을 구축한다. 최근 ‘아시아 골프 리더스 포럼(Asia Golf Leaders Froum, 이하 AGLF)’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LAT시리즈

AGLF는 그동안 아시아와 태평양을 하나로 묶는 LAT시리즈를 활성화시키려는 방안 마련에 치중해 왔다. LAT시리즈는 한국의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의 최고 상금대회인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을 영입하고,‘대만여자오픈’‘싱가포르여자오픈’‘베트남 챔피언십’‘타일랜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인도네시아여자오픈’ 등 아시아권의 내셔널 타이틀대회의 영입을 마쳤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권의 여자골프랭킹 시스템의 구축을 통하여 한 해 동안 낸 성적을 토대로 아시아 랭킹 1위 선수에게 ‘LAT시리즈 올해의 선수상(가칭 The Asian Player of the year)’을 수여하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아시아의 골프여왕’이라는 칭호를 받게 되는 것이다.

AGLF는 매년 말 전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를 개최하고, LAT시리즈 올해의 선수상 외에도 최저타수상, 롱 드라이버상, 신인상 등 개인 타이틀도 제정할 계획이다. LAT시리즈 발전을 위한 선수나 기업, 각국 협회 등을 대상으로 공로상과 감사패 등을 제정하고, 아시아 골프 명예의 전당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아시아 골프 리더스 포럼 재편안 발표
내년부터 아시아권 여자골프 랭킹 구축

AGLF는 LAT시리즈 대회 때마다 참가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일정 포인트를 부여하는 랭킹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한국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부터 LAT시리즈 포인트를 적용하는 시뮬레이션을 해왔다.

LAT시리즈 랭킹 대상 기준은 아시아 국적 선수가 대상이다. 여자골프 세계랭킹(Rolex Ranking)에 이름을 올린 전 세계 53개국 1488명 중 아시아 국적 선수로 아시아 자국 투어를 뛰는 선수와 LPGA와 같이 다국적 투어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국적 선수가 우선 대상이다.

대상국은 호주, 뉴질랜드, 한국, 중국, 홍콩,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대만 등 총 12개국이다. 추후 참여 대상 국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 국적(호주, 뉴질랜드 포함)의 선수가 62.1%인 924명에 달한다. 세계 랭킹 2위 고진영, 3위인 박인비를 포함해 지난 9월20일 발표한 세계랭킹 상위 10명의 선수 중 70%인 7명에 이르며, 상위 20위 기준으로 보면 60%인 12명, 50위까지는 58%인 29명, 100위까지는 60%인 60명에 달한다. 하위권에서도 계속 성장하는 선수가 많아 그 비중은 더 큰 편이다.

 

비아시아 국적 선수가 LAT시리즈 대회에 참가하면, LAT시리즈 랭킹 포인트를 받고 LAT시리즈 랭킹 순위에 들어갈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아시아 골프 확대를 위한 포석이다.

2006년 2월 롤렉스 세계랭킹을 처음 발표했을 때, 총 527명의 대상 선수 중에 아시아 태평양권 선수가 243명이었고, 올해는 1488명 대상 선수 중에 아시아 태평양권 선수가 924명으로 2006년 대비 약 3.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성비는 46.1%에서 62.1%로 증가했다.


2006년에는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아시아 국적의 선수가 4명, 비아시아 국적의 선수가 6명으로 아시아 국적의 선수보다 비아시아 국적의 선수 비율이 더 높았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아시아 국적 선수의 세계 여자골프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LAT시리즈 랭킹 산정 기준은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기준을 근거해 출발한다. 금년 LAT시리즈 첫 대회였던 ‘한국여자오픈’을 기점으로 세계랭킹 포인트에 LAT 시리즈 대회의 가점을 더했다.

이후 매주 변동되는 세계 골프랭킹 포인트와 LAT시리즈 포인트를 합산해 매주 발표된다. LAT시리즈가 없는 주간에는 세계랭킹 포인트 변화에 따라 순위가 변동될 수 있도록 했다.

산정 절차는 우선 LAT시리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컷을 통과한 선수 대상으로 포인트를 부여한다. 기존의 세계랭킹 포인트에다 LAT시리즈 대회 배점표에 따른 점수를 더한다. LAT시리즈는 당분간, 대회 수가 많지 않기에 대회 상금이나 랭킹 상위권 출전 선수 등에 따라 가중치를 주지 않고 대회마다 일률적인 포인트를 순위에 따라 차등해 부여한 포인트를 준다.

박폴 AGLF 사무총장은 “20 22년부터는 AGLF 회원국 간의 협의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권의 공정한 랭킹 시스템 기획 및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아시아 태평양권 국가별 선수의 성적, 선수층, 인프라 등을 고려한 국가별 인덱스화를 추진해 아시아 골프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고 골프를 통한 교류 및 화합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남자 프로 골프 투어의 최대 화두는 슈퍼골프리그 출범이다. 최근 슈퍼골프리그는 인지도 높은 골프계 인사를 영입하고자 발 빠른 행보를 나타내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백상어’ 그렉 노먼이 천문학적인 상금을 내건 슈퍼골프리그의 커미셔너에 취임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골프위크> 등 미국의 골프전문매체들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를 배경으로 하는 슈퍼골프리그 관계자들이 뉴욕에서 미국의 미디어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노먼이 커미셔너로 일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슈퍼골프리그는 프리미어 골프리그의 새 이름으로 사우디 골프그룹에서 진행한다. 오는 20 23년부터 남자골프 세계 톱랭커 40~48명이 출전한 가운데 총 2억5000만파운드(약 3900억원) 규모로 18개 대회로 치를 예정이다.

슈퍼골프리그는 팬들의 흥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4인 1팀의 단체전도 구상 중이다. 사우디 골프그룹은 현재 200억달러의 기금을 마련해 놓은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발 빠른 행보

슈퍼골프리그 측은 더스틴 존슨과 필 미켈슨,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애덤 스캇(호주) 등 세계 톱랭커들에게 5000만달러(약 586억원)의 이적료를 제안하며 투어 참가를 타진 중이다.

1990년대 초반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노먼은 1994년 PGA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를 대체할 글로벌 투어를 출범시키려 한 전력이 있다. 당시 노먼은 대회당 상금 300만달러에 톱랭커 40명이 출전해 컷오프 없이 연간 8개 대회를 치르는 월드골프 투어 창설을 시도했으나 선수 수급에 문제가 생겨 투어 출범을 연기한 바 있다. 당시 PGA 투어는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를 창설해 노먼의 계획을 무산시켰다.


현재 PGA 투어는 이 같은 움직임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신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지난해 초 “슈퍼골프리그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PGA 투어 회원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러피언 투어 역시 PGA 투어와 비슷한 시각이다.

이에 사우디 골프그룹은 아시안 투어와 손잡고 1억달러(약 1172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까지 유러피언 투어로 열린 사우디 인터내셔널을 내년부터 아시안 투어에 편입시키는 등 투어 출범의 기초를 다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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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