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MBC가 도쿄올림픽 중계와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MBC는 지난 25일, 한국과 루마니아 남자 축구 B조 예선전에서 전반 상대 선수 마린이 센터링한 볼을 걷어내려다가 자책골을 기록하자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경기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스포츠 정신이고 뭐고 상대팀은 고려해주지 않는 MBC’라는 제목의 글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개막식 때 우르라이나 소개하며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사진에 띄웠고 아이티 국가 소개하면서 폭동 사진을 띄웠다”며 “어제는 루마니아 선수가 우리 선수가 크로스한 골을 쳐내다가 자책골을 넣었는데 바로 고맙다는 자막을 띄웠다”고 비판했다.
해당 글 외에도 “정도껏 개념 있게 했어야” “저건 좀 아닌 듯, 선 넘었네” 등의 글이 쏟아졌다.
일각에선 이번 자막이 논쟁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나왔다.
다른 누리꾼은 “과거에도 많이 사용하던 멘트"라며 "MBC가 수구 언론에 타깃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재밌기만 한데, 유난 떠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MBC는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사용하고, 엘살바도르 소개 시에는 비트코인, 아이티 소개 시에는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는 등의 방송으로 물의를 빚었다.
루마니아 선수단이 입장할 때엔 드라큘라 이미지를 사용했고 아프가니스탄을 소개하면서 양귀비 운반 사진을 사용하기도 했다.
해당 논란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에까지 소개돼 파문이 더 커졌으며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결국 박성제 MBC 사장은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들께 MBC 콘텐츠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파악하고 대대적인 쇄신 작업을 하겠다. 방송 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규정을 강화하고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도 만들어 사고 재발을 막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