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길 따라 훈풍 부는 분양시장

신규 철도 노선·신설 도로망·다리·터널 개통 등 교통호재를 갖춘 신규 분양 단지에 실수요자나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교통망이 확충되면 중심 상권과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직주근접 등이 가능해지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동서남북을 잇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비롯해 각종 철도와 도로 등 교통 인프라사업이 정부 주도 하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울의 높은 집값을 피해 신도시 이주를 계획한 실수요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분양 아파트들은 출·퇴근 시간 단축으로 직주근접 효과는 물론 맞벌이 부모를 위한 풀타임 보육시설까지 다양한 단지 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직주근접 효과
다양한 서비스

교통호재가 있는 단지는 청약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다. 경기 파주시에 들어서는 ‘파주운정신도시 디에트르’는 지난 4월 청약에서 451가구(일반공급, 2개 단지 도합) 모집에 총 1만2989개의 청약이 접수돼, 28.80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에도 2523개의 청약 통장이 몰렸다. 이 단지는 착공에 들어간 GTX-A 노선 호재로 주목받았다.

개통이 예정된 당진~천안 고속도로와 장항선 탕정역 등 교통호재로 인기를 끈 ‘더샵 센트로’도 평균 청약 경쟁률 57.80대 1을 기록했다. 동탄신도시와 오산 세교지구를 잇는 필봉터널 개통 호재를 앞둔 ‘호반써밋 그랜빌’과 ‘호반써밋 라테라스’도 각각 평균 16.7대 1·20.85대 1로 전 타입 마감됐다.

여러 교통호재가 있지만 당연 철도 관련 호재를 으뜸으로 쳐준다. 대표적인 수도권 철도 관련 호재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신안산선, 신분당선 용산 연장 및 1호선 연천 연장 등 지하철 연장노선, 서울 경전철 등이 있다.


먼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사업은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철도로 4개 노선으로 나뉜다. GTX -A(파주 운정~동탄역), GTX-B(인천 송도~마석역), GTX-C (양주~수원역) 3개 노선은 사업 계획이 확정됐고, GTX-D노선은 추진 중이다.

GTX-A노선은 2019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현재의 공정률(2021년 3월 현재 10%대)을 감안하면 다소 일정이 미뤄질 전망이다. 파주 운정, 일산 킨텍스, 은평 연신내, 강남 삼성동, 수서, 용인 구성, 화성 동탄 등이 있다.

교통호재 갖춘 신규 단지 인기
상품 대부분 부동산 가격 상승세

GTX-B노선은 2022년 착공에 들어가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부평, 신도림, 여의도, 용산, 청량리, 남양주(별내·평내호평·마석) 등이 있다. GTX-C노선의 경우 2022년 착공에 들어가 2027년 개통 예정으로 수원역, 금정, 과천, 창동, 의정부, 양주 덕정 등이 수혜지로 꼽힌다.

GTX 막내격인 GTX-D노선 또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의 경우 당초 예상과는 달리 축소되어 경기 김포~부천 구간에만 만들어진다. 해당 노선이 도입되면 김포에서 부천까지 통행시간이 69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된다.

신안산선은 오는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경기 안산, 시흥에서부터 금융의 중심 서울 여의도까지 잇는 사업으로 서울 도심과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교통문제 해소를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1단계 공사구간이 2019년 9월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산, 광명, 구로디지털단지역, 영등포역, 여의도역 등이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개통시 기존 약 100분이 소요되던 한양대역~여의도역 이동시간이 약 25분으로 단축될 뿐 아니라 약 69분 소요되던 원시역~여의도역 이동시간도 약 36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여의도역을 넘어서 마포 공덕, 서울역까지 노선을 연장하는 2단계 방안이 추진 중인 만큼 서울 중심부까지의 이동 여건도 더욱 개선될 예정이다.


지하철 연장 노선사업에선 신분당선 용산 연장과 1호선 연천 연장 등이 눈에 뛴다. 먼저 서울 용산에서 강남을 연결하는 신분당선 2단계 연장 개통이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분서
25분으로

신분당선은 강남~정자~광교 운행 구간을 강남~신사~용산으로 확대하는 신분당선 서울 구간(7.8㎞) 연장 사업 중 2단계다. 신사역에서 시작해 강북에 동빙고(신설)~국립박물관(신설)~용산역(정차)을 새로 짓는다. 용산역(1호선)에서 강남역(2호선 및 신분당선)까지 지하철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39분에서 13분 정도로 줄어들어 용산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분당선 서울 구간 연장사업 1단계 구간(9호선 신논현역, 7호선 논현역, 3호선 신사역)은 기존 안대로 2022년 상반기 개통될 전망이다. 동두천~연천 경원선 전철연장사업은 동두천역에서부터 연천역까지 20.8㎞를 전철화 하는 사업이다. 내년 개통 예정. 이 사업으로 연천역에서 의정부역까지 약 40분, 서울 북부지역까지 약 1시간 내에 이동 가능할 예정이다. 1호선 연장 덕정역 GTX-C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까지 1시간 내 닿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똘똘한 한채
역세권 주목

서울 경전철 사업도 활기를 뛸 예정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관심이 높은 개발은 경전철 사업이다. 앞서 오 시장은 경전철 완공을 1번 교통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임 기간 5년(1년+4년) 내 서남권(목동·신림·서부·난곡선) 4개 노선과 강북권(강북 횡단·동북·면목·우이신신설 연장선) 등 총 8개 노선의 경전철 사업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그동안 사업성을 이유로 지지부진했던 경전철 사업들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동남권 대표 경전철인 ‘위례~신사 간 경전철 건설사업’(위례신사선)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위례신사선은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강남구 삼성역~신사역’을 잇는 도시철도 사업이다. 14.7㎞ 구간에 정거장 11개소, 차량기지 1개소가 조성된다. 서울시는 올 초 위례신사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GS건설 컨소시엄(강남메트로)을 선정하고, 상반기 내 실시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위례신도시는 그동안 3만여가구가 입주했지만,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전철역이 전무해 교통망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위례신사선이 개통하면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까지 이동시간은 기존 1시간에서 20분 내외로 줄고 서울 주요 도심업무지구에 대한 근접성도 높아지게 된다. 이밖에 강북의 9호선으로 불리는 강북횡단선, 서부선 등도 파급력이 높은 경전철 사업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규 노선 개통이 예정돼 있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보통 개통 계획 단계, 착공, 개통에 맞춰 세 번 오른다는 법칙이 있다”며 “새 노선이 지나게 되면서 인구 유입은 물론 이후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만큼 똘똘한 한 채를 찾는다면 신설 역세권 단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교통호재를 갖춘 분양 단지.

계획, 착공, 개통…
“세 번은 꼭 오른다”

 

▲e편한세상 연천 웰스하임(아파트)= 지하철 1호선 연장이 예정된 연천역 인근에서는 DL이앤씨가 짓는 ‘e편한세상 연천 웰스하임’이 분양된다. 오는 2022년 지하철 1호선 연장선 연천역이 개통될 경우 의정부역까지 약 40분, 서울 북부지역까지 약 1시간 대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1호선 덕정역에 GTX-C 노선이 개통될 경우 서울 강남지역까지 1시간 대 이동이 가능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탄역 금강펜테리움 더 시글로(아파트·오피스텔)= 금강주택이 동탄2신도시 C-2블록에서 분양하는 ‘동탄역 금강펜테리움 더 시글로’는 인근 동탄역이 위치해 있어 SRT를 이용하면 수서역까지 17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또 주변에 2023년 개통 예정인 GTX-A가 들어설 예정이다. 향후 개통 시 삼성역까지 18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병점역부터 동탄신도시를 잇는 트램 2호선(예정)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주변 인덕원~동탄을 연결하는 복선전철도 2022년 착공 예정이다.

 


▲이대역 에스엠케이타워(오피스텔)= 원조 골드라인 2호선역 도보 5분 거리에 ‘이대 에스엠케이타워’오피스텔이 선시공·후분양 방식으로 공급 중이다. 주변 지하철역은 총 3개. 지하철 2호선 이대역을 도보로 4~5분대에 이용할 수 있다. 도보 10분 거리에는 신촌역이 있다. 걸어서 1분 거리에는 경의중앙선 신촌역이 있어 트리플 역세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뿐만 아니다. 2023년 착공을 앞둔 서부선 경전철(신촌역, 연세대역) 호재로 주목받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서부선 경전철이 완공될 경우 출퇴근 등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며 “신촌은 대학, 상업, 업무지구 등 통행수요가 높은 지역이어서 신축 오피스텔이 독보적인 이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상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11-2번지에 건립 중인 ‘송도국제도시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내 1층과 2층 판매시설이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 전환)에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평일 승·하차객 평균 40만명(월), 2019년 기준) 2번 출구 바로 앞 초역세권이다.

출퇴근 시간
획기적 단축

▲죽전 더스테이(단독주택)= 트라이엄프㈜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1228번지 일대에 단독주택단지 ‘죽전 더스테이’를 공급한다. 분당선 죽전역, 보정역을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엔 GTX-A 용인역(2024년 개통 목표) 일대 2757,100㎡에 6조2851억원이 투입되는 용인플랫폼시티가 2023년부터 개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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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