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막전막후

사공은 많은데 선장이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6월에 있을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당권을 두고 중진 의원들은 연일 신경전인데, 초선들이 이를 견제하며 당권에 나섰다. 국민의당 합당을 두고 지분 싸움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4·7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국민의힘 내부가 연일 뒤숭숭하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떠난 후 당권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다.

축제 분위기
승자의 저주?

오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는 당의 대선 승리를 이끌 중차대한 임무를 맡는다. 당권에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군예산군)과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시갑)이다(지난 16일 기준). 이외에도 조경태(부산 사하을)·주호영(대구 수성갑)·권영세(서울 용산)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력 주자로 예상됐던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은 지난 16일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기치를 위해 물러서겠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야권 승리에 일조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원외에서는 김무성, 나경원 전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특히 나 전 의원의 경우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당의 전폭적인 지지와 조직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들이 저마다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을 두고 때 아닌 파장이 일기도 했다. 주 권한대행이 사퇴를 차일피일 미루면서다. 그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일정을 결정하는 것은 “경기에 나설 선수가 룰을 정하는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왔던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사퇴를 미루는 주 권한대행의 ‘저의’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합당으로 성과를 세우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논란에 주 권한대행은 “사익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맞섰다.

주 권한대행은 ‘선 통합론’에 힘을 싣었다. 합당 이후 지도체제를 또 논의하는 번거로움을 덜자는 심산으로 읽힌다. 당권 유력 주자로 꼽히는 중진들 역시 국민의당과 합당에는 전원 찬성했다.

축제 분위기도 잠시…자중지란
국민의당 합당은? 지분 문제도

정진석 의원은 “합당이 곧 자강”이라며 대통합으로 단일대오를 구축하자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의 공식 결정기구인 비대위의 불만이 터졌다. 주 권한대행이 비대위와 논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일부 비대위원은 “(합당 여부는)차기 지도부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권한대행의 거취부터 결정하라”는 압박도 있었다고 한다.

신속한 화학적 결합을 강조했던 주 권한대행과 달리 국민의당은 신중한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시한 ‘개별 입당’에는 선을 그었다. 정당 간의 가치 통합이 중요하다는 그간의 입장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야권 통합은 개개인의 의원을 통해 이뤄지는 게 아니라 국민의당이 표방하고 있는 중도와 실용의 가치를 함께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민의당은 시도당에 합당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또다시 ‘샅바 싸움’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신설 합당이냐, 흡수 합당이냐 등 세부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 신설 합당의 경우 당명, 로고, 정강정책 등을 바꾸기 위한 긴 진통이 필요하다. 지역위원장 등과 같이 지분 협상 문제도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주 권한대행은 지난 16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2주 이내에 새 원내대표 선거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새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과 방식은 오는 26일 새 원내대표 선출에 따라 논의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호영 사퇴
포스트 김은?

현재까지는 권성동(4선‧강원강릉), 김기현(4선‧울산남구을), 김태흠(3선‧충남보령서천), 유의동 의원(3선‧경기 평택을) 등이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분리 선출로 규정을 바꾸면서 이번 경선은 러닝메이트 없이 원내대표 독자 경선으로 진행돼 초반부터 분위기가 치열하다.

일각에서는 당내 신인들이 당권에 나서야 한다는 ‘초선 역할론’이 제기된다. 보궐선거 승리의 기세를 몰아가기 위해서는 계파에서 자유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에 이탈한 중도층의 지지를 받고 이번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극우와 손절하고, 중도층을 섭렵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마찬가지로 내년 대선을 위해 새로운 인물이 나서야 승산이 있다는 논리다.

서병수 의원(부산 진구갑)은 당권 불출마 선언과 함께 “‘산업화 시대정신을 대표했던 세대’가 물러서지 않는다면 젊은 세대들이 두 걸음 앞서가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세대교체론에 가장 빠르게 화답한 이는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이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초선 의원총회에서 출마 의사를 타진,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당내 지역구 의원 중 유일한 호남 출신 인물로, 개혁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진들에 대한 초선들의 견제라는 시선도 있다. 출마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중진의 무대로 여겨졌던 당 대표 선거에 초선이 도전장을 내민 것 자체가 사실상 파격이다.

반면 정치 경험이 부족한 초선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젊고 참신한 인물이 나서 개혁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게 초선 역할론의 명분이지만, 대선이 코앞이다. 그만큼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고, 어느 때보다 조직력과 장악력이 필요할 때다.

하지만 56명의 초선들은 계파가 생기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다. 조직력에서 벌써부터 밀리는 그림이다. 윤창현 의원은 “초선이라는 이유로 초선을 지지한다는 계파적 관점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쪽으로 정리됐다. 우리 입장은 계파를 만드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내 기반의 약한 점도 치명적인 한계다. 이들이 당의 뼈대 깊은 중진들의 지원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현재 서병수, 정진석 의원을 제외하고는 ‘중진 불출마론’에 동조하는 움직임도 미미한 상황이다.

6월 전당대회
관전포인트는?

외곽에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이들을 지원 사격하고 있다. 오히려 초선 의원이 차기 당 대표가 되는 것이 당을 위한 길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의 ‘자강론’과도 맞닿아 있다. 실체가 없는 야권 대통합이 아닌 당의 쇄신과 개혁을 우선시하란 것이다. 사실상 보란 듯이 중진들을 ‘물 먹인’ 셈이다.

이로 인해 당 내에서는 범야권 대통합에 반감을 갖는 이들이 힘을 받고 있다. 주로 초선 의원들과 일부 비대위원들이다. 이들은 정권교체만을 위한 화학적 결합을 반대한다. 이에는 이재오·홍준표·김무성·김문수 등 기성 보수의 세력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숨어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에 대해 ‘아사리판’이라며 맹비난했다. 임기 내내 참아왔던 김 전 위원장이 분노가 터진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위원장은 당의 수장이지만, 외부자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내부자들이 그의 정당성을 저격했다.

김 위원장은 단독 플레이어다. 당내 세력이 없다. 그 틈을 비집고 ‘좌파 2중대’ 등의 날선 비판이 계속됐고, 보수 원로들이 나서 사퇴를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 당권을 두고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중진들의 견제는 상당했다. 김 전 위원장 면전에서 ‘언제 나가냐’던 중진의 모욕적 일화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잘난 사람들이 많아 더 있을 수가 없었다”며 “당 대표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당을 승리로 이끈 주역의 폭탄 발언에 중진들은 당혹스럽다. 권영세 의원은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훌륭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다시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돕겠다는 의미다. 김 전 위원장은 의미 없는 만남에 시간을 투자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 출마한 초선
중진에 ‘견제구’

그렇게 해서 부상한 것이 ‘제3지대론’이다. 최근 금태섭 전 의원은 신당 창당을 구상 중에 있다. 대선주자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이 합류한다면, 그야말로 ‘강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확실한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 때 김 전 위원장이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제 3지대론은 없다”고 수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불안함이 감지된다.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자신이 그토록 부정했던 제3지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당을 흔들려는 것 같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 권한대행은 김 전 위원장의 예측을 두고 “상황이 있고 복잡해 입당 여부를 미리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전당대회에서는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새 지도부 선출에 당심이 아닌 민심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윤 전 장관, 안 대표 등의 영입과 외연 확장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 대표 경선의 일반 여론조사 비율을 30%에서 50~100%로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당원·선거인단 비율은 현재의 70%에서 0~50%로 줄어들게 된다. 하태경 의원은 100% 국민 전당대회로 당 대표를 선출하자는 파격적 제의도 했다.

중진 용퇴론
초선 역할론

다만 전당대회는 당원들의 의사가 중요한 만큼 여론조사 비중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당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당원의 의견을 최소화하자는 것은 명분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자는 주장은 사실상 조직력을 갖춘 영남권 중진에 대한 견제구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5선의 조경태 의원은 “국민 여론조사 100%로 하자는 것은 당원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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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