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후폭풍> 손익계산 분주한 잠룡들

일대일로 좁혀지는 대권 레이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4·7 재보궐선거가 여권의 참패로 막을 내리면서 차기 대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1년 남짓. ‘별의 순간’을 좇는 잠룡들이 분주하다.
 

▲ (사진 왼쪽부터)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국민의힘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표 차로 서울과 부산을 탈환했다. 야권은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끊고 흥행세를 달릴 전망이다. 반면 여권 내에서는 참패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크게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태년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지도부 총사퇴에 나섰다.

혼돈의
민주당

이번 보궐선거는 사실상 문정부가 민심으로부터 심판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공정과 정의를 강조했던 문재인정부의 ‘내로남불’이 일 때마다 예견된 결과였다는 것. 문정부의 핵심 인물들의 위선적 행태에 민심은 크게 분노했다. 2019년 ‘조국 사태’와 김상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셋값 인상 논란’이 대표적이다.

특히 부동산 민심에 기름을 끼얹은 ‘LH 사태’는 민심이 돌아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선거 이후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더욱 낮은 자세와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자성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을 얻으면서 공룡 여당으로 거듭났다. 당시 7선의 이해찬 전 대표는 과거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사례를 들며 ‘국민들 앞에서 항상 겸손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과반(152석)을 차지했다. 승리에 취한 당은 4대 개혁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역풍이 불었다. 이후 열린우리당은 2007년 17대 대선에서 패배했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 81석으로 쪼그라들었다.

21대 총선 이후 민주당의 모습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대로 가면 다음 대선 역시 희망이 없다는 비관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민주당은 총선 압승 후 강성 친문(친 문재인) 지지층만 바라보며 독주했다. ‘민심의 명령’이라며, 국회 상임위원장직 18개를 독식했고, 민주당의 검찰개혁은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낳으며 정국을 마비시켰다.

분노한 민심 책임론 이낙연 추락
뜨는 이재명…친문 정세균 합세

이번 선거로 민주당은 ‘명분조차 없는 패배’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800억원의 혈세가 들어간 보궐선거는 박원순, 오거돈 두 전임 시장의 성추문이 발단이 됐다. 당은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이뤄진 선거에는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무공천 당헌을 바꾸는 악수까지 뒀다.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한 2차 가해자들은 캠프에서 요직을 맡았다.

결국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들은 이번 선거로 인해 크고 작은 내상을 입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로 여당의 대표 대권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소속 단체장의 중대 비위의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 개정을 주도해 후보를 냈다.

이 전 대표는 선거 이후 사실상 아웃된 상태다. 그는 “저의 책임이 크다”며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전례 없는 압승을 이끌며 대권 행보에 날개를 달았던 그가 불과 1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40%의 대선 지지율로 독보적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수장으로서 별다른 정치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설상가상으로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연일 하락세다.

지난 8일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조사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에서 그의 지지율은 10%에 그쳤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24%)가 오차범위 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18%)을 앞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내에서는 이 지사가 본격적인 ‘원톱 굳히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원팀’을 강조해온 그였기에 여권 심판론에서 마냥 자유롭진 못하다. 다만 이 지사의 ‘선거 중립 의무’로 인해 그의 책임론은 덜해 보인다. 지지자들은 위기에서 구해줄 ‘영웅’에게 힘을 몰아주는 경향이 강하다.

엎치락
뒤치락

이 전 대표의 입지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여권 지지자들이 이 지사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지사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다사다난한 삶으로 다져진 정치적 감각이 상당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신천지 사태 해결에서 그가 보인 정치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 지사의 큰 장점은 옅은 계파색이다. 그는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서 중도와 일부 보수층의 선택을 받았다.

이번 선거로 중도 지지층의 중요성이 확인된 만큼, 이 지사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대선에서는 중도 보수의 결집으로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일부 보수 지지층들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지난 7일, 4·7 재보궐선거 투표 결과를 지켜보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 축하에 답례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 지사의 부족한 당내 기반은 그의 한계로 꼽힌다. 당내 친문 세력과 정서적 거리가 있는 인물로 이를 좁힐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아울러 민주당의 패배로 진영 자체가 불리해짐에 따라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랠 과제가 남아있다. 득과 실을 얻은 선거로 남은 1년이 만만찮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이 지사의 한계로 인해 새로운 인물이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제3 후보론이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것은 정세균 국무총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총리의 지지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가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다면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총리의 사임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재보선 결과가 정 총리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이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또 이 지사와 친문 세력의 간극이 큰 탓에 정 총리가 친문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정 총리는 문정부 2대 총리를 지내면서 범친문, 주류로 꼽힌다.

새 인물로?
제3 후보론


정치 이력 역시 화려하다. 6선 의원 출신이자 당 대표, 국회의장 등을 거쳤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으로 ‘적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소 거친 행정력을 보이는 이 지사와 차별점 부각을 꾀할 수 있다.

반면 야권에서는 내년 대선을 위한 대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일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윤 전 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역할론이 야권의 가장 큰 이슈다. 먼저 야권의 완승으로 윤 전 총장의 ‘대세론’은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윤 전 총장은 검찰에서 나온 후 몸을 낮추고 등판 타이밍을 고심하고 있다. 대신 LH 사태 등 국정에 대한 여러 의견을 내놓으면서 ‘메시지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또 그의 고등학교 동창이 나눈 대화를 엮은 <윤석열의 진심>이 오는 14일 출간될 예정이다.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윤 전 총장의 시작점은 어디가 될까. 보궐선거 전에는 윤 총장이 제3지대에서 시작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켰던 ‘주인공’인 만큼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보궐선거에서 제3지대가 아닌 제1야당이 국민으로부터 선택받는 모습을 지켜본 만큼, 국민의힘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중도층을 두루 섭렵한 반문 세력에 눌리지 않는 힘을 보였다. 제1야당다운 전략은 기본이고, 인력 및 조직력 등 정권교체를 위한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윤 전 총장으로서도 대선을 치를 때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국민의힘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에서 야권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제1 야당 간판으로 출마해야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등판 임박 윤석열 혼자? 야당으로?
안철수 ‘야권대통합’ 합당은 언제?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이르면 오는 7~8월에 국민의힘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때까진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 남아 세력을 구축하고, 이후 본격적인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입당한다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층 표심과 아스팔트 우파 세력을 제외한 보수 표심까지 끌어 모은다는 것. 이번 보궐선거서 국민의힘은 2030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근 ‘공정’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윤 전 총장과도 합이 맞게 되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을 잇는 ‘키맨’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자연인의 신분으로 돌아가겠다”는 퇴임사를 남기고 당을 떠난 상태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그가 제3지대 후보들과 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 ▲▲ 지난 7일, 4·7 재보궐선거 투표 결과를 지켜보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등 선거 캠프 관계자들 ⓒ박성원 기자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을)한 번 만나보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 판단되면 그때 가서 도와줄 건지 안 도와줄 건지 판단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킹메이커’에 나서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릴 때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호평한 바 있다.

안 대표 역시 선거서 ‘빛나는 조연’ 역할로 상한가를 쳤다. 단일화 패배 이후 깨끗한 승복과 함께 거리 유세로 야권 통합의 시너지 효과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과 유대감 역시 깊어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킨 안 대표야말로 진정한 승자”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선거 직후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 이슈를 꺼냈다. 대통합 과정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속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혁신’을 동반한 야권 통합이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변함이 없다. 안 대표는 오는 6월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하는 등의 방식으로 합당을 시도할 수 있다. 야권 내부에서는 그가 “전당대회 후 합당을 치러야 한다”는 견제구도 나온다.

그때까지 안 대표는 제3지대의 확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윤 전 총장이 안 대표와 연대한 후 통합하는 그림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여기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외에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섰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에 복당한 뒤 본격적인 당내 경선 준비를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한 명씩 민다?
몸푸는 주자들

국민의힘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범야권의 진지로 변모해야 한다”며 “안철수·윤석열· 홍준표·유승민·금태섭 모두를 끌어안고 내년 3월의 대회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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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