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노리는 ‘미스터피자’ MP그룹

‘아등바등’ 벼랑 끝 처절한 몸부림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교촌맨’을 영입하고 육류가공도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업계에선 치킨 사업에도 발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MP그룹은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 논란’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5년 연속 영업적자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벼랑 끝에 몰린 MP그룹이 흑자 전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MP그룹

‘미스터피자’로 잘 알려진 MP그룹이 돼지고기 가공·유통·제조업체인 대산포크를 인수해 육류 가공 사업을 본격화한다. 앞서 화장품 사업을 매각하기로 한 바 있는 MP그룹은 육류 가공 업체 인수에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본격화해 실적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잇단 악재

MP그룹은 지난 3월23일 공시를 통해 대산포크 지분 100%(5만주)를 23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MP그룹 자기자본(354억원)의 64.8%, 총자산(926억원)의 24.83%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산포크 인수와 관련해 MP그룹 측은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양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산포크는 대전에 위치한 축산물 가공, 유통, 제조, 판매 업체로, 지난 2005년 설립됐다. 축산사업은 농장 생산(1차)-공장 가공(2차)-시장 유통(3차)로 이뤄지는데, 대산포크는 주로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2차 공장 가공업을 영위하고 있다.


농가에서 돈지육을 구입·도축해 거래처에 납품하거나 직접 공장에서 가공육을 생산한다. 매출액은 2017년 626억원, 2018년 550억원, 2019년 601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2017년 32억원, 2018년 15억원, 2019년 21억원을 기록했다. 

MP그룹이 육류가공업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기존 프랜차이즈 사업만으로는 현재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MP그룹은 이번 인수에 앞서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MP한강을 자안홀딩스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 화장품 자회사를 매각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식품과 프랜차이즈 분야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재정비하는 한편, 250억원의 현금을 마련해 신사업 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4년 연속 적자행진…상장폐지 눈앞까지
오너 갑질로 몰락…탈출구 모색 안간힘

MP그룹은 특히 지난해 9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페리카나가 주도한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페리카나 컨소시엄은 MP그룹 인수 후 화장품 수입·유통 자회사인 MP한강을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하고, 지난 3월8일 245억원에 보유 지분 21.8%(1742만6961주)를 자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매각 후 MP그룹의 지분은 기존 30.56%에서 8.73%로 낮아진다.

▲ 미스터피자 본점 ⓒ카카오맵

MP그룹은 정기주총에서 '교촌맨' 이종영 전 교촌에프앤비 신사업 부문장·연구개발(R&D)본부장을 사내 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치킨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종영 부문장은 지난 2011년부터 교촌에프앤비에 몸담아왔다. 그 전엔 한국식품무역과 명동인터내셔널에서 근무했고, 미스터피자·현경24·신기소·명동칼국수 등 대수의 외식매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등으로 치킨 프랜차이즈사들의 실적이 좋은 점이 치킨 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교촌에프앤비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bhc치킨도 지난해 가맹점 월평균 매출이 20~40%대 증가율을 보이며 매출이 4000억원을 처음 돌파했고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은 MP그룹 대표에 선임되며 “1개 점포에 페리카나와 미스터피자 2개 브랜드를 융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MP그룹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흑자 전환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너 몰려

코스닥 상장사인 MP그룹 입장에서 흑자 전환이 절실하다. 지난해 2019년도 감사보고서가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던 MP그룹은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본부가 상장유지를 결정하며 주식매매 거래가 재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MP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외식산업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더욱 악화돼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또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2015년부터 이어진 영업손실은 지난해 114억원까지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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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