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년’ 이낙연 세 번의 기회

큰 거 한방이면 30% 당긴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대권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한때 40%를 웃도는 지지율을 보였지만, 최근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으로 주요 대권 주자 가운데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전 대표가 반등의 기회로 노릴만한 구석은 어디일까.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성원 기자

국회로 돌아올 국무총리에 대한 기대는 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40%를 웃도는 지지율을 보이며 여권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3선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까지 지낸 굵직한 정치 경력 역시 그를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게 했다.

유력 주자서
하위권으로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민주당 8·29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 대표로 올라섰다. 재직 기간은 192일이었다. 민주당 당헌에 따라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당 대표직에서 1년 전에 물러나야 해서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전 대표에게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특히 지지율에서 그렇다. 이 전 대표는 과거 40%대 지지율에 비해 최근에는 10%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뒤를 잇고 있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1년 남짓이다. 이 전 대표는 이 기간 동안 반등의 기미가 될만한 구석을 찾는 데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당 대표직에서 내려와 소회를 밝혔다. 이날 그는 “당 대표로서의 복무는 참으로 영광스러웠다”며 “당 대표 경험이 잘됐건 잘못됐건 향후 제 인생에 크나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최대 성과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찰, 경찰 및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 그리고 공정경제 3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수십 년 동안 역대 정부가, 특히 민주당 정부마저 하지 못한 일”이었다며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퇴임이 곧 차기 대권 출마로 여겨지는 만큼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 전 대표는 퇴임일에 넌지시 자신의 향후 계획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우선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이 함께 잘사는 세계 선도국가로 나가도록 하는 미래 비전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치러지는 재보선에 집중하면서 차기 대선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어느 정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직을 맡게 됐다. 이번 선거는 대선 1년 전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대선 전초전이라 불리는 이유다.

당 대표 6개월 지내며 지지율 반 토막
선대위원장 맡으며 재보선에 승부수


당장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민주당은 서울과 부산 등에서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8∼9일 서울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여야 양자 가상 대결에서 범야권 단일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가상 대결에서 각각 39.5%, 44.3%를 얻었다. 이어 민주당 박 후보 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가상 대결에서도 각각 37%, 44.9%를 얻었다. 범야권 단일 후보가 누가 되든 박 후보에게서 승리한다는 것이다.
 

▲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다만 3자 가상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35%로 선두를 달렸다. 안 후보와 오 후보는 각각 25.4%, 24% 순이었다. 야권 단일화 여부가 선거의 향배를 가를 수 있는 요인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현재 오 후보와 안 후보는 갖은 진통 속에서도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이를 놓고 봐도 민주당에게는 경계할만한 요소다.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대표에게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측 실무협상단은 지난 11일 진행된 2차 협상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오는 17~18일 이틀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는 후보 등록일 마지막날인 오는 19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양측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를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KBS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이틀간 부산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40.9%, 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27.1%로 나타났다.

서울·부산
결과 따라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KBS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전 대표는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펼쳐질 의제 선점에 대해서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가 얼마나 많은 공감대를 얻어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난 9일 ‘돌봄국가책임제’를 내세웠다. 이 전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시점이 곧 차기 대권 출마라는 점을 미뤄봤을 때, 그가 대선 본선에서 강조할 의제로 해석된다.
 

▲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박성원 기자

이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신복지구상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기조강연을 통해 국민생활기준 2030을 실현할 첫 번째 정책으로 돌봄국가책임제를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생활 기준 2030은 소득·주거·교육·노동·의료·돌봄·문화·환경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8대 생활영역을 2030년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국가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제안한 배경에 대해서는 ‘교육기회 평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라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ILO(국제노동기구) 사회보장 관련 협약의 단계적 비준을 추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토론회에는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의원 70여명이 참석했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 역시 의제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 시리즈(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를 일찌감치 정책적 마스코트로 결정한 바 있다.

곧 대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정세균 총리는 개혁과 포용을 함께 언급하는 중도적 기조를 취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들과 함께 의제 설정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의제 선점을 두고 이 전 대표는 이들과 첨예한 공방전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이 지사의 기본소득을 놓고 그랬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감당할 수 있을지 차분히 따져봐야 한다’ ‘한 해 세금으로 거두는 게 300조원쯤이다. (기본소득을 할 경우) 지금의 두 배를 거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의제 선점
누가 먼저?

이 전 대표는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10만원에 대해서도 “지금 거리두기 중인데(대인 접촉을 유발하는)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경쟁자인 정 총리 역시 이례적인 공개 비판 발언을 통해 “왜 쓸데없는 데다가 우리가 전력을 낭비하냐”고 언급한 바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정 총리는 “아무리 좋은 것도 때가 맞아야 한다”며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얘기할 때이지, 어떻게 나눠줄까 말할 타이밍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어떻게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회복시키고,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브이(V)자 반등을 이룰 것이냐, 그리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가고 우리 다음 세대가 우리 세대보다 더 소득도 늘어나고 더 부강한 나라가 되게 할 거냐(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돌아선 친문(친 문재인)의 표심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 전 대표는 애초부터 친문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문재인정부 최장기 국무총리로 지내면서 친문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도 65%가 넘는 지지가 이 전 대표에게 쏠린 만큼, 사실상 친문 ‘적자’로 꼽혔다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재임 당시 외연 확장의 명목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발언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친문 진영 사이에서는 ‘이 전 대표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목소리와 함께 그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 전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내든 시기는 올해 1월1일이다.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집권여당 대표의 목소리인 만큼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전 대표가 신년 메시지로 사면을 거론한 점은 간과하기 어려웠다.

이 전 대표의 메시지는 당내 공식 논의를 거치지 않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개인의 결단이 크게 작용한 셈이다. 당시 이 전 대표의 사면론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전면 부인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다. 엄청난 국정 농단,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이로 인해 국가적 피해가 막심했다”며 “국민들이 입은 고통이나 상처도 매우 크다. 법원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그형벌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대선 어젠다’ 선점 경쟁 치열
사면론 후 놓친 집토끼 어떻게?

이어 “그런데 그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사면이 대통령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로서는 강수를 둔 셈이지만 효과는 오히려 후폭풍으로 돌아왔다. 지지층 이탈로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텃밭인 호남에서도 이탈이 돋보였다. 당시 이 전 대표는 10%대로 떨어진 지지율 조사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퇴임 날에도 이를 언급하며 ‘아픈 공부’였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당장 하자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국민의 마음을 좀 더 세밀하게 헤아려야 했다”고 말했다.

물론 친문 표심 자체가 사면론으로 인해 이 전 대표에게 등을 완전히 돌렸다고는 볼 수 없다. 다시 이 전 대표에게로 발길을 돌릴 여지 역시 있다. 다만 현재의 이 전 대표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성준 기자

민주당 ‘제3후보론’도 이 전 대표로서는 간과하기 어렵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실상 대선판에 등장한 가운데 제3후보론이 슬그머니 관측된 배경에는 이 전 대표의 예전 같지 않은 지지율이 있다. 이 전 대표를 대항마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윤 전 총장이 ‘반문’ 성향으로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진영 대결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고, 이 전 대표 이외에 다른 후보들이 부상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대로 친문 진영에서 윤 전 총장 등을 비롯해 결집하는 반문에 대항하기 위해 이 전 대표를 밀어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차기 대권 적합도 조사는 이 지사와 윤 전 검찰총장의 접전으로 지난 11일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9일 전국 유권자 1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에 대해 이 지사가 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윤 전 검찰총장이 24%로 뒤를 바짝 쫓았다. 반면 이 전 대표는 12%에 그쳤다.

고전…
끝까지 갈까?

지난 조사에 비해 이 지사는 2%포인트 하락했고, 윤 전 총장은 15%포인트 급등했다. 이 전 대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당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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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