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김종인의 배수진

▲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기소장에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방안이 문건에 있었다는 사실과 관련해 “문재인정권이 극비리에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기로 했다”며 그를 ‘이적행위’로 언급한 발언으로 정치권이 연일 시끄럽다.

이에 대해 부연 설명해보자.

사건은 2018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 판문점에서 개최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직후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 따라 남과 북의 협력방안들과 관련한 여러 대책 중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방안’이 작성된다.

그리고 2019년 감사원이 산업통산자원부(이하 산자부)를 감사하기 전날 산자부 직원이 동 문서를 포함 여러 파일을 삭제한다.

그러나 감사원은 삭제된 파일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동 문건을 발견하고 결국 검찰의 기소장을 통해 알려지게 된다.


동 사건을 간략하게 요약했지만 김 위원장이 이적행위라고 지적한 사안은 남북정상 회담 직후 실무 차원에서 작성했던 문건으로 여러 안 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다시 언급해서 실무자의 단순 아이디어일 뿐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발언 “공무원의 컴퓨터 폴더에 무엇이 있었다면, 그것이 당연히 남북 정상회담에서 추진됐다고 주장하시는 것이냐”며 “국가 운영이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처럼 그저 ‘안’에 불과하다.

동 사안에 대한 김 비대위원장의 작심 발언을 살피면 문득 1998년 추석 무렵에 발생했던 이른바 총풍 사건이 떠오른다.

청와대 행정관과 북한을 상대로 중국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이회창 당시 후보의 요구에 따라 대통령 선거전 판문점에서 총격을 요청했다는 허무맹랑한 사건 말이다.

각설하고, 사건이 확대되자 산자부에서 동 문건을 공개했지만 산전수전 심지어 공중전 지상전까지 겪은 김 비대위원장이 그와 관련한 내막을 모를 턱이 없다.

그런데 왜 김 비대위원장은 그를 이적행위로 규정했을까.

필자는 김 비대위원장이 금번에 실시되는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친 것으로 판단한다. 금번에 서울과 부산에서 실시되는 광역단체장 보궐선거는 그의 멈출 줄 모르는 욕심의 향방이 걸려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중요하다.


두 곳 모두 집권여당의 패착으로 인해 실시되는 선거인만큼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데 현 상태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이고 그래서 결국 김 비대위원장은 무리수에 가까운 배수진을 치고자 그런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그가 노리는 셈법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김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문정권과 각을 세워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자대결 구도로 가겠다는 즉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미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피면 서울시장 선호도에서 안 대표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기는 힘들지만 안 대표가 제 3의 후보로 나서 약진한다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수 세력의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보궐선거를 넘어 문재인정부 말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역대 모든 정권들이 그랬듯 문재인정부 역시 임기 말이 되면 공보다는 과가 부각될 수밖에 없고 바로 이 대목을 활용하려는 술책으로 보이는데 너무 환히 드려다 보인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