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히는’ 부자 의원들의 부동산 재테크

‘폼 나게’ 앉아서 돈 번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부는 부를 낳는다. 재산은 부동산 재산 가액 변동, 비상장 주식 등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 여의도 영감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부동산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부동산 재테크의 귀재인 이들의 실상을 파헤쳐봤다.
 

▲ 국회의사당 ⓒ고성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재선의원인 박정 의원은 21대 국회 최고의 부동산 자산가다. 영어학원 ‘박정어학원’을 설립한 그는 마포에 336억원 규모의 빌딩, 경기 고양에 아파트 1채(10억), 파주에 단독주택 1채(3억8000만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1년 만에
36억원을?

국회 공보에 따르면 그는 2020년에 314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2016년에 237억원, 2017년에 229억원, 2018년에 265억원, 2019년에 28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4년만에 총 77억원이 증가했다. 박 의원 재산의 73%를 차지한 건 351억원 상당의 건물이다. 그 다음의 주요 자산은 63억원의 예금으로 전체 재산의 13%를 차지했다.

그의 재산은 1년 만에 약 26억원이 늘었다. 이 중 임대·증여 수입, 급여 수입 등의 발생으로 예금이 17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건물의 가액 변동으로 2억1000만원의 재산이 증가했다.

다음 부동산 부자는 무소속 3선 의원인 박덕흠 의원이다. 그는 288억8000만원의 부동산재산을 신고했다. 경기 가평 단독주택, 건물 9채와 토지 36필지 등을 고루고루 소유하고 있다.


국회 공보에 따르면 그는 2020년에 559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가 지난 2012년 국회에 입성한 후 신고한 재산 중 가장 큰 액수다. 그는 2016년에 539억원, 2017년에 507억원, 2018년에 515억원, 2019년에 523억원을 신고했다. 1년 만에 36억원의 재산이 늘어난 셈이다.

‘부가 부 낳는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건물 불패’ 가만히 있어도 ‘억소리’

박 의원은 ‘강남 3구’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이 아파트 2채의 가액은 2016년도에 비해 22억원가량 늘어난 상태다.

2020년 박 의원이 신고한 토지는 213억원으로 재산의 37%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예금은 187억원으로 재산의 32%, 건물가는 재산의 13.6%의 비중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에 비해 건물 가액 변동으로 5억원의 재산이 늘었다. 또 토지의 가액 변동으로 10억원의 재산이 늘었다. 돈이 돈을 벌고 있는 식이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 생활 전, 건설사 대표 등 기업인으로 활동하며 많은 부를 축적했다. 그는 최근 이해충돌 논란을 빚으면서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다. 그가 국회 국토교통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가족 명의의 건설사 5곳이 피감기관으로부터 공사 수주, 신기술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수천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131억원
시세 차익

초선인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 역시 재산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국회 공보에 따르면 그는 부산시의회 의원이었던 2016년 151억원, 2017년 152억원, 2018년 161억원을 신고했다. 21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그는 2020년 282억원을 신고했다. 4년 만에 131억원의 재산이 늘어난 셈이다.


그는 부산광역시 소재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총 30채를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백 의원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가액은 총 42억원에 달한다. 그가 소유한 오피스텔은 총 29채로, 부산시 금정구에 위치한 오피스텔 28채, 부산시 동래구에 위치한 오피스텔 1채 등이다.
 

▲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이 외에도 백산금속 대표 출신인 백 의원은 22억원 상당의 백산금속 대지 2필지와 61억원에 달하는 공장 건물도 보유 중이다.

국회의원들이 부동산 재테크의 귀재라는 건 이전부터 자명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들의 아파트 자산은 최근 4년간 평균 11억원서 16억원으로 늘어났다.

‘억소리’
땅 재벌

지난 20대 국회의원 부동산 자산의 4년간(2016~2019년) 시세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기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23명이 아파트 혹은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2016년 부동산 자산은 시세를 기준으로 평균 11억원이었다.

그런데 2020년 1월 시세를 토대로 집계한 의원들의 부동산 자산은 평균 15억으로 늘었다. 연 평균 1억원씩, 4년에 4억원이 오른 셈이다.

특히 집값을 잡겠다고 선포한 정부여당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가 부각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재선 민주당 의원들은 집값이 평균 49%가량 오르며 5억원의 이득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경우 서울 반포 아파트 시세가 2016년 3월과 비교해 4년 만에 23억8350만원이 올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대전 아파트는 4월에 팔았고, 반포 아파트는 30년 전 기자 생활을 하면서 산 것으로 투기 목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변호사 출신인 양정숙 의원은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중앙선관위에 약 92억원 규모의 재산을 신고했다. 서울 대치동, 서초동, 잠실동 등에 아파트 3채, 송파동과 경기 부천시의 복합건물 2채 등 총 5채의 부동산 등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갑자기 늘어나고 딴 사람 명의로
투기 의혹’ 양정숙, 김홍걸 제명

하지만 양 의원의 재산이 최근 4년 동안 43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밝혀지자 크게 논란이 됐다. 이 중 대치동, 잠실동 아파트와 송파동 건물 매입 과정서 동생의 명의를 도용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후 양 의원의 해명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민주당은 지난 4월 말 그를 제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 역시 부동산 투기 및 재산 신고 고의 누락 의혹으로 제명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서울 강남구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또 같은 해 10월 서울 강동구 아파트를 분양받고, 그해 12월엔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강남권 주택 3채를 연달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중 10억원대의 강동구 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21대 총선서 고의로 재산신고를 누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강남구 아파트를 처분한다고 해놓고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알려져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상황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의 전신이었던 새누리당은 2014년 박근혜정부 당시 일명 ‘강남 재건축 특혜 3법’이라 불리는 부동산법을 통과시켰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조합원 3주택 허용 등을 골자로, 이 법안은 강남 집값을 높이는 큰 원인이 됐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그 결과 강남3구에 집을 보유하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십억의 시세차익을 얻어 부동산 부자가 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무려 23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고, 재건축 이후 새 아파트 2채까지 분양받을 예정이다. 윤영석 의원은 9억1000만원서 28억원으로, 이헌승 국토위 야당 간사는 10억원서 27억원으로, 윤재옥 의원은 8억3000만원서 15억원으로 시세차익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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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