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싱어송라이터인 딸아이는 지금도 그렇지만 평상시에도 연습 중인 경우를 제외하면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너무 지나칠 정도여서 아이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의외의 답이 나왔다.
“아빠, 딴따라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그래.”
조금은 황당한 생각이 들어 딴따라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묻자 즉각 ‘우물 안 개구리’라는 역시 의외의 답이 나왔다.
우리 세대에 널리 유행했었던, 아이 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할 딴따라는 원래 대중예술인들을 낮잡아 부른 용어로 아이의 말대로 우물 안 개구리, 즉 자기 세상에 몰입되어 주변 현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부류를 그렇게 지칭했다.
아이의 답을 듣고 기특하다는 듯 흡족한 표정을 짓자 아이가 슬그머니 손을 내밀었다.
말인즉 며칠 전에 구입한 10여권의 책을 거의 독파해가니 새로 책을 구입하게 용돈을 달라는 이야기였다.
각설하고,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정부가 전공의와 대한의사협회를 고발한 일을 공권력의 폭거로 규정한 결과인데, 이는 앞서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공공의료 확대 정책을 추진키로 하자 이에 반발해 발생했다.
평소 전문가 그룹들의 자기 독선에 대해 경계를 품고 있던 필자로서는 의사들의 터무니없는 반발이 별로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나 파업까지, 즉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과도한 욕심을 놓지 않으려는 일에는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 하여 다른 여타의 부분은 차치하고 대한의사협회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타당성에 대해 언급하자.
필자는 필자 혹은 아내의 문제로 가끔 병원을 방문한다.
방문 전 사전 예약을 하게 되면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 기다리고 혹시라도 예약하지 않고 방문하게 되면 주구장창 시간을 헛되이 보내야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당연하게도 병원을 찾는 사람에 비해 의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조만간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리라 본다.
멀지 않은 시기에 이 나라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대목서 의사들에게 질문을 던지자.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그들은 왜 필자의, 또 수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좀먹는 일에 대해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느냐에 대해서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 즉 다수의 국민을 단지 돈구멍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일어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4년제인 일반대학과는 달리 왜 의대는 6년제 과정을 고집하는지 말이다.
변변한 의료기구가 갖추어지지 않았던, 오로지 사람이 지니고 있는 기술에 의존했던 시절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다.
그런데 최첨단의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이 순간에도 6년이란 기간이 필요한지 궁금하다.
사람들이 가장 빈번하게 방문하는 치과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치과의사는 치아를 포함한 구강의 질환을 치료, 교정, 대치해 예방하는 일을 하고 있다.
단순히 이런 기술만 익히고자 한다면 굳이 6년이란 기간이 필요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본다.
현 상태라면 정상적인 사람 입장서 길게 잡아도 1년 정도면 충분히 그런 능력을 보유하리라 본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들은 6년이란 기간 동안 무엇을 배울까. 하는 짓거리들을 살피면, 그저 유구무언이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